안녕하세요 , 서북미 짝퉁 자연인 잭 울보스키 입니다.
지난 겨울 루씨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산란률도 25%로 떨어져 우울합니다.
오늘은 직장인으로 얼마전에 겪은 경험담을 공유하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제가 일하는 직장의 직원들은 성품이 착하고 유순해서 늘 평화롭습니다.
어느 날 , 이런 평화로운 분위를 깨며 매니저 A 가 제 사무실로 들어 섰습니다.
“ 문제가 생겼는데요 .”
“ ? “
“남자 화장실 문제인데요, 누군가가 변기위에 쭈구리고 앉아 볼 일을 본다는 보고가 들어 왔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뒷처리를 휴지를 사용하지 않고 물을 사용했는지 바닥에 물이 흥건히 고여 있었다고 합니다 “
이런 말 그대로 쉣 같은 일이 !! 중국인 , 인도인들이 비행기나 관광지 화장실에서 이런 만행을 저지른다는 기사를 인터넷으로 접한적은 있었지만 이런 일이 우리 사무실에서 일어난다니…
점심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먹던 오리온 초코파이가 턱 하고 목에 걸려 말이 안나올 지경이었습니다.
“ 보고한 사람은 누군가 ?”
“ 수퍼바이저 B 가 직접 목격했답니다. 화장실 칸 문틈 사이로 분명히 사람이 언뜻 보이고 인기척이 들리는데 바닥에 사람의 발이 안 보이더랍니다 !! 참으로 괴이한 일이로다 싶으면서 돌아서서 소변을 보고 있는데 잠시후 애들 물장난 하듯 철벅철벅 물소리가 들리더랍니다. “
“그래서 ? “
“ 그래서 이 친구는 천천히 손을 씻으며 잠시 기다려도 안에서 사람이 안나오길래 그냥 나왔답니다.”
“ 그럼 누군지는 모르겠네 ?
“네, 누군지는 모르지만 잠시후 다시 화장실에 돌아가서 그 칸을 확인해 보니 누군가가 올라 앉은듯 변기위에 신발 자국이 있고 바닥에는 물이 고여 있었다고 합니다 “
”누군지 짐작 가는 직원은 있고 ?”
“네, 의심이 가는 직원이 한명 있기는 한데 그게 확실치 않은데다 대 놓고 한 사람만 찍어서 물어 보기도 좀 민감한 문제라서…”
“ 그건 그러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문제도 아니고…”
그래서 일단은 Facility Office 에 리포트를 한 다음 화장실을 사용하는 남자 직원들 모두가 볼 수있게 다음과 같은 경고문을 화장실 문 안쪽에 게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질 않기를 바랬습니다. 일 주일이 다 지나가도 추가 목격담이 없어 일이 일단락 되었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HR 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같은 일이 또 발생하였는지 직원중의 한명이 직접 HR 에 컴플레인을 한 모양입니다.
30년 직장생활에 처음 겪는 일이라 황당하고 짜증도 났지만 한편으로 호기심도 생겼습니다.
매니저 A 와 수퍼바이저 B 를 불러 후속 대책을 논의하였습니다.
“ 경고문도 효과가 없네. 누군지 짐작가는 사람은 아직도 없고 ?”
B 가 대답했습니다.
“누군지 알아냈습니다. 의심이 가는 직원이 있어 그친구가 화장실에서 나오자 마자 제가 들어가 확인했는데 전과 같은 흔적이 있었고 그 시간에 화장실에 있던 사람은 그 직원 한명 뿐이었습니다.”
“그 직원이 누군가 ?”
“몇개월전 채용한 대학원 갓 졸업한 인도 출신 신입직원 S 입니다”
인도에서 대학을 나오고 얼마전 미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직장 생활을 하는 젊은 친구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 친구는 런치룸에서 식사를 할 때도 식기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밥을 모아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났습니다. Input 과 Output 을 처리 할 때 사용하는 손이 다르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상상하기도 께름직했습니다.
“같은 층을 사용하는 다른 사무실에도 그 나라 출신들이 몇명 있는데 반드시 우리 사무실 직원만 그랬다고 단정할 수는 없잖나 ? “
저도 마음이 많이 기울어 졌지만 최대한 공정하려고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B 가 다시 대답했습니다.
“ 얼마전에 화장실문에 경고문을 붙이는 바람에 전 직원이 다 알게 되었는데요, 그 중 그쪽 출신 타 부서 직원들이 제게 찾아와 자기들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인도에서 상류층들은 화장지를 사용하지만 가난해서 휴지를 살 돈도 없는 하층민들은 물로 대신한다며 그게 습관화 되었다고 얘기하던데요.”
맞는 말인인 틀린말인지 모르겠지만 인도의 계급차별이나 빈부격차가 문제의 핵심이 아니므로 그건 넘어가고 매니저 A 에게 신입직원 S 를 불러 확인하고 그 친구의 얘기를 듣고 보고를 하라고 지시를 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 매니저 A 와 S 가 직장 근처 스타벅스로 걸어가는 모습이 보이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후 조사를 마치고 돌아온 A 가 보고를 하러 저와 마주 앉았습니다.
“ 그 친구가 그런게 맞나 ?”
“네. 본인이 그랬다고 실토를 했습니다 .”
“ 왜 그랬대 ? 문화와 관습의 차이, 자라온 환경.. 뭐 이런건가 ?”
“뭐 그런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다른데 있습니다. “
“???”
“본인 말로는 쭈그리고 보는 자세가 배변활동도 돕고 장에도 좋으며 여러모로 건강에 가장 좋은자세라고 강하게 믿고 있어서 미국식으로 적응을 해보려고 해도 오랫동안 해 온 습관을 고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그리고 물을 사용하지 않고 휴지를 사용하면 뭔가 깨끗이 닦은 느낌이 들지 않아 찝찝하다고 하는군요 .
본인도 이번 일로 주위에서 눈치를 주는것 같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며 오히려 저에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집에 갈 때 까지 참든지 정 못 참겠으면 길 건너 맥 도날드나 서브웨이로 뛰어가겠다고 하네요.”
“그건 본인이나 우리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도 아니고 우리 문제를 남에게 떠 넘기는거니까 좋은 방법이 아니고 다른 대책을 세워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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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직장과 직원이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런 문제에 정답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처음 겪는 일이라 해결을 한다곤 했지만 잘 해결한건지 모르겠습니다.
문화의 다양성이 존재하고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로 인정되는 이민사회 미국 직장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명하신 마모 회원님들이라면 , 혹은 이와 비슷한 사례를 경험하신다면 어떤식으로 조언을 주시겠습니까 ?
대단한 해결책도 아닌데 미리 말씀드리면 의견 주시는데 걸림돌이 될듯싶어 저의 해결책은 잠시 보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