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근황

comkang 2019.08.27 23:03:52

안녕하세요. 

 

며칠전에 외교부에서 드디어 홍콩을 여행유의 지역으로 지정을 했네요.

 

아래 글 내용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에 의거한 내용입니다.

 

홍콩에 거주하고 있지만, 일 관계로 한국을 2주단위로 왔다갔다하는데 시위가 잦아들지 않는군요.

 

사실 여기 사는데 큰 지장은 없는 편입니다. 큰 시위는 보통 주말에 있고, 미리 시위지역이 알려지기에 그 지역만 피해다니면 큰 위험은 없습니다만 관광객들은 이런 시기에 굳이 홍콩을 방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미 발권하고 호텔도 예약이 다 끝났다면 비싼 페널티를 물고 취소나 변경을 하실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평일은 시위가 잘 없는 편이고 있다고 하더라도 저녁에 주로 있는터라 평소와 같이 생활하는데 큰 지장이 없고, 주말에는 시위가 있는 지역을 미리 공지하니 그곳을 피하시면 됩니다. 특히 관광객들이 주로 가는 디즈니랜드는 전혀 무방합니다. 장기간 시위여파인지 홍콩 호텔 가격이 상당히 많이 내려갔습니다. 

 

이번주말이 지나면 학교가 개학하는데 아마도 개학을 거부하고 시위에 나설거 같네요. 시위의 주축이 10대, 20대이라 이번 개학이 홍콩 시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봐야할거 같네요. 홍콩에 살면서 알게된건데, 1997년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은 참 시기를 잘 못 타고 태어났다고 해야되나요. 암튼 그렇습니다. 

본인들 선택과 상관없이 강대국의 논리에 따라 국적이 바뀐거죠. 부모세대와 달리... 부모세대들중에 1997년전에 이민을 떠난 사람도 상당합니다.

1997년 이전에 태어난 홍콩 사람들은 대부분 여권이 2개 이상입니다. 집사람도 홍콩SAR여권과 영국BNO여권을 두개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곧 한국여권도 가지게 될거 같네요. 이전에 한국 국적 취득하는걸 물어봤을때는 딱히 관심이 없다고 했는데, 요즘은 달라진듯 합니다.

아무튼 1997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여권은 홍콩SAR 하나이고, 다른 나라로의 이주가 쉽지 않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거죠.

그리고 1997년이후로 홍콩 집값이나 물가는 상당히 올랐으나 급여수준은 그대로입니다. 홍콩 첫 직장 월급이 보통 usd 2,000을 조금 넘는편인데, 그 돈으로는 월세내기도 버거운 금액입니다. 정부 임대아파트는 월세가 상당히 저렴하지만,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우선 공급이 되고 있어서 젊은이들이 정부 임대아파트 들어가기는 아주 힘듭니다. 그래서인지 결혼하고도 부모님과 같이 사는 세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홍콩에서 고임금을 받는 사람들은 주로 외국인입니다. 홍콩 현지인들은 월급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실제로 집사람이 홍콩 은행에 다니는데 매니저 직급이지만 한국 은행보단 적게 받는 편입니다. 1997년 이후 세대들은 중국 본토에서 넘어온 사람들과도 경쟁해야되고 좁은땅에 인구가 미어터지니 물가는 점점 올라가고 기존 홍콩 제도들은 점점 제약이 생기면서 바뀌고 있는 환경에 적응해야됩니다. 홍콩 인구 700만중 100만이 넘는 인구가 97년이후에 중국본토에서 이민 온 중국사람들입니다. 홍콩은 미국처럼 홍콩에서 자녀를 낳기만 해도 홍콩 거주권 및 여권을 주기때문에 몰래 아기를 낳으러오는 중국인 여행객들도 있습니다.

 

두서없이 쓰다보니 횡설수설이 된거 같은데 ㅎㅎㅎ 혹시 가까운 시기에 홍콩 방문 일정이 잡히신 분들이 너무 걱정하지마시라는 생각에 잡담을 늘어놓게 되었네요. 뭐 한국에서 격동의 80년대를 지나오신 분들이나 저처럼 9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분들에게는 현재 홍콩 시위는 아주 위험하게 느껴지시지 않으실겁니다. 우연찮게 시위지역을 지나다가 최류탄 냄새를 맡았는데, 학교다니던 시절에 맞은 한국 최류탄보단 훨씬 약하게 느껴지더군요 ㅎㅎㅎ

 

그리고 홍콩 시위 관련된 한국 뉴스를 너무 믿지 마시기를, 한국 언론들 대부분 현장 취재 없이 친 홍콩정부 매체 기사를 갖다붙인 경우도 많고 검증도 안된 기사를 많이 내보내더군요. 그리고 전문가라고 나오신 분들 경력이 중국 전문가라서 더욱 신뢰가 안가더군요. 홍콩 사람에게 중국인이냐고 물어보면 No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홍콩과 중국은 다릅니다. 150년간 민주주의 체제로 지내다가 1997년 이후 시민들의 선택과 상관없이 영국과 중국의 협상결과로 중국의 일국양제 50년간 이행후 그 뒤로는 어떤 처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아직 28년이 남았지만 벌써 이런저런 상황을 보면 점점 홍콩을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늘어날거 같네요. 주변 지인중에 캐나다, 호주등 영연방 국가로 이민을 갔다가 다시 홍콩으로 돌아온 지인들이 여러명이 있는데 이분들도 본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시더군요. 참고로 캐나다 인구 약 3700만명중 30만명 넘는 캐나다 국민이 홍콩에 거주중입니다. 

 

간단히 잡설을 요약하면,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홍콩을 지금 올 필요는 없지만 기존에 예약하고 취소불가인 경우나 비지니스 트립의 경우 큰 지장이 없으니 오셔도 된다입니다. 혹시 홍콩 관련해서 더 궁금하신게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는 대답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