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1: 빌바오 공항에서 체크인 거절당할뻔한 일

유타청년 2019.09.10 22:20:07

이번에 8월에 스페인 북부 + 프랑스 남부 지방을 1주일 좀 넘게 다녀왔는데요 마모에 도움될만한 후기를 남겨보려 합니다. 생각한건 여러가지 있는데 역시 후기를 쓰는건 참 힘드네요. 다른 길게 쓰신 분들이 얼마나 대단한일을 하신건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제일 먼저 쓰고 싶었던 일은 Bilbao, Spain 에서 일어났습니다. 아침에 San sebatian에서 일어나서 여유롭게 먹고 차 타고 돌아다니다가 저녁에 차 반납 후 9시 비행기 타고 마드리드로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점심 먹으면서 오늘 비행을 체크하다 보니 비행기가 2시간 딜레이 되서 밤 11시 출발이더라구요. 이왕 이렇게 된거 더 여유롭게 돌아다니다가 밤 9시에 빌바오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렌터카에서 반납을 하고 체크인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도착했는데 저희가 타고 갈 Air Europa 체크인 데스크가 보이질 않습니다. 대부분 체크인도 문을 닫았구요.

 

한 30초 둘러보다 보니 체크인은 아니고 Air Europa 티케팅 하는 부스가 있더라구요. 체크인 어디서 하는지 물어나보자 하는 심정으로 갔습니다. 마침 직원 두명이 앉아있습니다.

 

"Excuse me. Check in?"

 

저희를 3초간 멀뚱멀뚱 보더니 고개를 돌려 이번에는 서로를 3초동안 멀뚱멀뚱 보다가 말을 꺼냅니다.

 

"우리는 오늘 비행 다 끝났는데?"

 

?????????????????????????????????????????????

 

직원이 묻습니다.

"너네 어디 가는데?"

 

" 9시 마드리드 가는 비행기. 근데 11시로 딜레이 된거."

 

다시 또 멀뚱멀뚱 봅니다.

 

그러다 갑자기 생각이 났나 봅니다.

 

"아 그 비행기. 맞아 그거 딜레이 됬지. 근데 체크인은 끝났어."

 

??????????????????????????????????????????

 

"아니 11시 출발이고 나는 두시간 전에 도착한건데 왜 체크인도 못하지?"

 

"체크인 데스크가 문을 닫았거든."

 

??????????????????????????????????????????

 

"그래서 우리 못들어간다는거야?"

 

"응 아마"

 

"아니 비행기가 오지도 않았는데 우리는 왜 못들어가?"

 

"비행기가 딜레이 됬어도 공항에는 원래시간으로 왔어야 해."

 

순간 깨닫습니다. 아, 여긴 유럽이구나. 책에서 들어보기만 하던 그 유럽 특유의 문화인건가.....

 

그래도 다행히 직원들이 도와줄 마음은 있었나봅니다.

"안에 있는 직원한테 전화해서 체크인 열어달라고 할께."

 

"ㅠㅠㅠㅠ Thank you so much muchas gracias! 근데 비행기 딜레이 되도 우리는 원래 시간에 와서 기달리기만 해야해?"

 

"예스."

 

"어디서 기달리는데? 게이트에서?"

 

"예스."

 

.......... 허허 웃고 넘어가기로 합니다.

 

다행히 체크인은 잘 되었고, 그날 밤 11시 넘어 빌바오 공항에서 마지막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태우고 마드리드에 12시 넘어 도착했습니다.

 

이번 일로 깨달았습니다. 딜레이 되어도 공항에는 제시간에 도착하자......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애초에 air europa 비행편이 빌바오에서 많지 않았고, 또 밤 9시다보니 체크인 직원들도 자리를 지킬 이유가 없어서 이렇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예를들어 마드리드에서 이베리아항공 같은 대형 항공사의 낮 2시 비행편의 경우, 만약 3시간이 딜레이됬더라도 카운터는 어차피 계속 열려 있었을꺼고 그럼 체크인도 하게 해줬을것같아요. 그런데 조그만 공항에 작은 항공사에서 밤늦게 체크인 하려다보니 이런 아찔할뻔한 상황이 생기게 된 것 같습니다.

 

결론은 빌바오는 예뻣습니다. 해안가 드라이브도 정말 멋졌고 샌 세바스티안 음식들도 너무너무 맛있었습니다. Elkano 레스토랑을 가보고 싶었는데 하필 저희가 간 날 문을 닫아서 같은 셰프가 하는 Kaia Kaipe라는 곳으로 갔습니다. 이곳에서의 Turbot는 정말 인생 생선 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맛있었습니다.

 

다음편 프랑스 남부 Gascogne 여행기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