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하루 넘긴 토요일, '베스트 드레서' 상품을 걸자 나름 꾸미고 나와 앉은 1, 2, 3호.
하루 늦은 차례를 지내기 전 예행 연습, "성은이 망극하냐?"
다시 자세 고쳐 잡고,
차례 지내기 전 최종 점검. "3호는 모자 벗고!"
식구마다 잔 따라 아버님께 바치고 마친 차례 뒤 사잣밥을 내다 놓은 1호.
제삿상 물리고 식사
야무지게 그릇을 잡고 먹어대는 3호.
3호 첫 돌을 지난 첫번째 설날 시작된 우리끼리 차례.
제 손으로 쥐고 먹으니 이제 다 키웠단 싶었던 시절.
그러니 이때 부터 어른 취급 받은 다섯살 1호.
순식간에 엄마품을 벗어나게 된 2호.
상품으로 받은 새 장난감을 갖게된 오늘의 베스트 드레서 2호.
오후엔 모처럼 자전거 타고 가족 나들이.
숲길 지나 동네 대학 수영장으로 가는 길.
체육관 앞 자전거 다섯대 구겨 넣고 둘러 보니 젊음의 활력이 물씬.
수영장 안에도 젊음이 가득.
수영하고 나와 춥다며 데워진 바닥에 몸을 대는 3호.
바닥에 이리저리 몸을 돌리는 그 모습이 자기도 웃겼던 모양.
뒤 이어 나와 온탕 온수를 뿌리며 추위를 달래는 1호.
고교생 나이 부터 온탕을 허락한 이곳 규정, 그걸 알고 슬쩍 계단에 걸쳐 앉은 아이들.
한번 쳐다 보고 이 정도는 봐줘도 된다 싶었는지 눈 감아주는 안내 요원.
물놀이를 마치고 체육관 로비서 포켓몬고 게임
제 기계를 가져 오지 않은 3호가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간 곳.
심폐소생술 연습. "배워서 아빠 쓰러지면 해줘"
게임에 흥이 붙었는지 캠퍼스를 좀 걷자는 아내.
뒤늦게 포켓몬고 게임에 흥미를 붙인 처 덕에 뜸했던 애들도 열중.
대학도 반 바퀴 돌고 꼬깃꼬깃 접듯 넣어준 자전거를 빼서
집으로 가는 중.
느릿느릿 30분 달려 집에 도착하자 이구동성, "밥 먹자!"
하루 늦어진 우리 추석, 하루 늦은 보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