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양념게장이라면 환장하고 먹었어요. 왜인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맛있더라구요.
머리가 크고 나서야 간장게장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았어요.
(왜 우리집은 양념게장만 있었을까요?)
현대백화점 본점 맨윗층에 가야였는지 신라였는지 한정식 식당에서 먹던 간장 게장이 제일 맛있었던 것 같아요... 반찬으로 나왔었는지 단일메뉴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네요 거기 가본지가 어언...ㅜㅜ
그러다가 미국에 오고 나서 간장게장을 파는 식당을 봤어요.
사실 학교 다닐 때, 인턴할 때 엄청 자주 가던 덴데.. 이제는 일년에 몇 번 안 가네요.
얼마 전에 케이타운 지나가는데 한국 음식 먹어보고 싶단 친구 따라들어갔다가 간장게장 세트 메뉴가 있길래 오오오 하면서 시켰어요.
친구는 wtf... raw crab??? 했지만 너는 이 맛을 모른다며... ㅋㅋ
짜서.. 얼마 못 먹고 후회했지만 ㅠㅠ 같이 나오는 찌개에 맛있게 배뻥하게 먹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2시간 조금 지났을까... 포풍보밋을 시작합니다.
넘나 explosive 해서.. 토하다가 이러다 죽겠구나 싶었어요.
컨트롤이 안될만큼 계속 분수;처럼 나오는 데다가 눈물콧물로 범벅이라 숨도 못 쉬겠고
식도인지 뭔지 몸 안에서 뒤틀리는 게 느껴질 정도...
학교 졸업하고 동기들이랑 밤새 술 마시고 집에 네 발로 들어와서 자다 깨서 토한 날도 이정도로 토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막 토하고 나면 체스트랑 배에 엄청난 고통이 있더라고요.
이러다가 죽겠다 싶어서 게토레이랑 물을 간신히 먹으니
숨도 못 돌리고 다시 변기를 붙잡고...
더이상 구토를 못할 때까지 구토하곤 (마시는 건 포기.. 마시면 도로 나옴 ㅠㅠ )
고통이 나무 심해서 한시간을 끙끙 대다가 기절하듯 잠이 들었습니다.
이러다가 진짜 죽을 것 같아서 핸드폰에 911 눌러놓고 옷도 입어놓고요...ㅠㅠ
그리고 생각났어요 같은 식당 같은 메뉴 몇 년 전에도 이런 날이 있었습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더니...
그 식당의 게장이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몇 년째 판매하는 거고 저만 사먹는 게 아니니까요
(푸드 포이즈닝이라기에는 저는 그 설사라는 증상은 없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 어차피 다 정말 마지막 즙 한방울까지 토해서 나올 게없었을수도...)
제 몸이 간장게장은 더이상 받아줄 수 없나봅니다...
이게 생각보다 슬프네요 좋아하는 음식을 더이상 먹을 수 없다는 게;;
양념게장은 아직 먹을 수 있는지 모르겠고...
무턱대고 시도해보기에는 정말 고통이 너무합니다 ㅠㅠ
갑각류 알러지 있는 분들 너무 안타까웠는데 이제 제 얘기네요... 알려지는 아니지만...
저처럼 게장 안 맞는 분들 계신가요?? ㅠㅠ
갑자기 뭘 먹으려고 하니 또 이런 일이 생길까봐 두려운 게...
그 고통을 정말 잊기가 힘드네요.
먹는 게 두려운 건 정말 ㅠㅠ 인생의 행복 중 절반은 잃은 것 같아요.
근데 이게 두번째 간장게장 incident 라니.ㅋㅋㅋ 몇년에 한번씩 이럴 건가 봐요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