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문득 떠 오른 그때
수년 전 이사와 살면서 정 들이자 사진에 담고 싶었던 우리 동네
막상 찍으려니 평범한 모습에 셔터 누르기가 힘들었던 순간의 연속.
마음 잡고 네거리 초등학교에서 다시 시작.
무작정 걸어 학교 뒤로 가고,
신호(?)가 오자 누른 셔터.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해 고스란히 복사했던 휴블러(Douglas Huebler) 작품집
거기에 실린 10장의 뉴욕 센트럴파크 사진.
새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찍어 만든 공원 사진.
거기 힌트를 얻어 의지했던 셔터.
새 소리 대신 개 짖는 소리에 귀 기울였고,
10분을 늘려 30분으로,
사진은 15장을 담기로 하고,
개 짖는 소리를 향해 찍었던 동네 풍경.
50년 전 휴블러의 흑백 필름 사진을 흉내내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컬러 사진을 바꾼 흑백 이미지.
수년이 흘렀어도 여전한 동네 모습에 편안함을 느끼고,
동네를 활보하던 즐거움도 되새기고,
계획했던 30분간 15장은 찍고 보니 16장이 됐던 어설픔에 웃음도 나고.
그렇게 기억을 돌리니 사진 저 벽 너머에서 들리는 듯한 개 짖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