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던 10월의 마지막 날, 붉은 악마 뿔 하나 달랑 달고 학교 가는 1, 2, 3호.
오전 내내 내리던 비가 그치고 땅도 얼추 마른 조 저녁 간 이바네 집.
몇해 전 부터 핼러윈 사탕 사냥의 베이스캠프가 된 곳.
1호는 얼마전 입었던 메소포타미아 의상을, 2호는 작년 1호의 요다를, 3호는 작년 2호의 다스베이더를.
자라 목 집어 넣듯 손을 집어 넣고 뒤뚱거리는 3호.
하늘 거리는 하얀 가루. 이번 겨울 첫 눈이 내릴 만큼 추운 올 핼러윈 데이.
다 찍고 가도 된다했더니 쏜살처럼 뛰는 2호.
순식간에 어린이 놀이 동산이 된 동네 골목
따뜻한 코코아와 팝콘으로 잠시 추위를 달래는 쉼터가 된 교회.
형들보다 먼저 받아낸 팝콘을 마스크 사이를 벌려 넣는 3호.
그러다 마스크 눈으로 입을 내고 눈을 가린 채 코코아를 마시는 3호
이어 교회 계단에 자리 잡은 2호
이어 선 채로 마시는 1호가 역시나 자유의 여신상 같다는 3호.
추위에 떨며 모은 사탕을 들고 다시 모인 이바네 집.
물물교환 시장이 열리고
거래를 끝내고 편안하게 사탕을 즐기는 2호.
이곳 저곳 두리번거리는 3호의 목표는 입맛 맞는 사탕이 아니라,
알파벳 하나가 빠진 초콜릿 짝을 맞추기 위해서
교환 않고 입맛 맞는 사탕만 챙기고 나머지는 나눠준 1호.
물물교환 장이 걷히고 만화영화를 틀어준 순간, 열린 어른들의 수다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