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땡이 치고 싶은 금요일 NBA 카와이 레너드 이야기

재마이 2019.11.08 10:24:55

일이 잘 안되는 금요일이네요 ㅎㅎ 간만에 시즌도 개막되고 해서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카와이 레너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레너드는 농구 명문이라고 할 수는 없는 샌디에고 주립대에서 2학년을 마치고 2011년에 샌안토니오 스퍼스로 드래프트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항상 스포 자원이 부족한 스퍼스가 그를 드래프트 하기 위해 가드인 조지 힐을 인디애나에게 주고 받아갔지요. 사실 팬들의 기대는 수비 잘하고 코너 3점만 잘 쏘면 다행이라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결국 3년차인 2014년 팀을 우승시키고 파이널 MVP 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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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에도 계속 잘 해왔는데 2017년 플옵에서 큰 부상을 당한 후에 2017~18년 시즌을 통채로 쉽니다... 그 후 트레이드를 요청해 토론토 랩쳐스로 트레이드 됩니다.

2019년 토론토에서 잘 해서 팀을 우승 시키고 챔피언쉽 MVP 에 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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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선수가 이번 여름에 자유 계약 선수가 되었으니 각 팀에서 엄청난 쟁탈전이 벌어졌지요. 원 소속팀인 토론토 이외에 고향인 LA 지역팀인 레이커스와 클리퍼스가 계약 경쟁을 했었습니다. 시장이 열리자 마자 계약한 다른 선수들과 달리 레너드는 협상기간 마지막에 결국 계약했는데, 정말 농구계를 깜놀하게 만든 선택을 합니다.

 

당시 계약선상에 있는 세 팀의 상황은 이렇습니다.

 

토론토

pros : 감독이랑 잘 맞았음. 우승 멤버들이 19-20 시즌에도 거의 잔류. 동부라서 서부보단 플옵가기가 쉬움. 파스칼 시아캄이라는 미래 MVP 가 존재

cons :  21-22 시즌부터 선수들이 다 나가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름. 이바카라는 잠재적 악성 계약 (지금은 잘하지만 이후에 부상을 당할 것 같은...) 이 존재함.

 

레이커스

pros : 르브론-데이비스 에 레너드까지 오면 이길 팀이 없음. NBA 최고의 인기팀

cons : 캐리어 내내 르브론 킬러로 명성을 얻었는데 갑자기 르브론과 함께 뛰면 좀 쑥쓰럽기도 하고 팀내 최고 스타가 될 수 없음. 감독이 좀 마음에 들지 않음.

 

클리퍼스

pros : 선수들을 다 팔아서 유망주들을 긁어모았는데 팀은 플옵에도 오름. 루 윌리엄스라는 800만불짜리 최고의 six man 이 존재. 감독 닥 리버스가 딱 레너드 스타일임 (수비를 중시하지만 공격력도 잘 맞춤)

cons : 레너드가 합류한다고 해도 과연 우승할 전력인지 미지수. 레너드는 조던의 반지 6개에 도전하는 입장임.

 

원래 말이 없는 레너드인데 침묵하는 동안 언론들은 난리를 치고 전용기타고 토론토에 뜨자 방송국에서는 헬기까지 동원해서 그가 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차를 쫓아가는 등 난리가 납니다. 갑자기 그가 샌디에고에 나타났다는 첩보가 오자 (웃기게도 편의점에서 물사러 갔는데 그건 또 아무도 몰랐음) 또 난리가 났지요... 모두들 당장 이번시즌 우승이 가능한 레이커스와 토론토쪽으로 예상이 기울어졌는데...

 

놀랍게도 그는 클리퍼스랑 접촉해서 5:1 트레이드를 시켜서 오클라호마 시티에서 이제 막 계약한 지 1년 지난 폴 죠지를 데려오게 하고, 자신도 클리퍼스에 계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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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주 발머(백인아자씨) 와 닥 감독의 얼굴에서 '다 낚였지? ㅎㅎ' 하는 듯 하네요.

 

일개 선수가 이런 일이 가능한 스포츠는 NBA 가 유일할 겁니다. 왜냐면 선수 1인이 할 수 있는 영향이 가장 큰 스포츠인데, 선수 연차에 따라 줄 수 있는 최대 연봉 한도가 있어서 연봉으로는 선수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NBA 최상위 스타는 사실 연봉보다는 신발 광고로 돈을 법니다. 아예 자기 취향에 맞는 신발을 만들어서 한 켤레 팔릴 때마다 로얄티를 받는 방식을 쓰기 때문에 연봉보다 더 많이 받습니다. 르브론의 연봉은 35.65 M 인데, 추정 1년 소득은 90 M 이지요. 거의 50 M 정도가 나이키가 준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러한 어마어마한 광고비를 받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우승해서 파이널 MVP 에 오르는 겁니다. 그래서 최고의 스타라면 자기 연봉은 당연히 최대로 받지만, 자기가 속한 팀을 자기가 1 옵션으로 우승시키기 위해서 별 아이디어를 다 내게 되어있습니다. 일부러 알토란 같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5M 정도는 깎아주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번 케이스는 계약도 하지 않은 팀에게 사인 하나 없이 트레이드까지 강요하는 희안한 케이스가 되어서 결국 오클라호마는 리셋 스위치 누르고 선수들을 다 팔게 되었죠... 실은 레너드는 언론에 침묵하는동안 같은 FA 인 케빈 듀란트랑 같이 뛰려고 같이 클리퍼스 오자고 전화했다가 '너랑 나는 그렇게 친하지 않는데...' 소리까지 들었다고 합니다 ㅎㅎ 그 이후에 폴 죠지로 갈아탄거라고 하네요.  

 

이렇게 시즌이 시작되고 개막전부터 레이커스랑 붙어서 이겼습니다. 현재 클리퍼스의 성적인 6승 3패인데, 3패중 2패는 레너드가 결장한 단 2경기에서 당한 것입니다. 현재 레너드는 이틀 연속으로 경기 할 경우 첫번째 경기를 결장하고 있어, 이게 또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조던처럼 82경기 다 뛰어야지 하는 주장이 있지요... 

 

그런데 레너드는 자기 신발 스폰서인 뉴 발란스쪽에도 슈퍼갑 포지션이고, 부상에서 회복한 직후에 연간 5M 이라는 헐값에 계약해서 - 농구화에 관심있는 분들 이야기로는 생산이 잘 안되서 사고싶어도 살 수가 없답니다... 하긴 누가 뉴발란스 농구화를 ㅋㅋ - 스폰서 눈치때문에 궂이 많은 경기에 뛸 필요 없는 입장이긴 합니다. NBA 야 말로 우승하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극단적인 리그긴 하지요... 그래도 플옵에서 홈 코트에서 더 많은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서부 2위 안에는 들어야 합니다.

 

샌안토니오의 오랜 팬으로서 이 카와이 레너드는 정말 애증의 선수인데, 우승하고 성공하고 싶어 팀을 나간 만큼 소원을 다 이루웠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그래도 다음에 만날땐 친정팀에 38점 넣진 말아줫으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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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 이렇게 된거 던컨의 반지 5개는 꼭 넘어주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