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 없이 적는 CS 박사의 인더스트리 취업 경험기 (3) : 네고편

bn 2019.11.11 23:10:07

두서 없이 적는 CS 박사의 인더스트리 취업 경험기 (3) : 네고편

 

1편: https://www.milemoa.com/bbs/board/6570606

2편: https://www.milemoa.com/bbs/board/6582742

 

들어가기 전에 하는 네트워킹에 대한 강조: 입사하자마자 이메일 함에 입사 지원자에 대한 internal reference request가 꽤나 옵니다. 학교에 있었던 기간이 길어서 그런가 첫주에 세 건이나 요청이 들어옵니다. 두명은 제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 패스했지만 나머지 한명은 제가 아는 사람이라 성실하게 적어주었습니다. 그뒤로도 몇주에 한번씩 계속 요청이 들어옵니다. Hiring committee review에 같이 올라가는 것 같은데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대기업이라도 네트워킹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은 어떻게 채용결정이 내려지는지 모르겠으나 목표로 하는 부서에 있는 직원이 구체적으로 얘가 했던 일은 우리 회사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 중요한 일이고 얘가 가지고 있는 스킬은 우리 팀에서 필요로 하는 스킬이다 라고 커멘트가 나오면 꽤나 영향력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신없이 이사하고 신입연수 하고 그러다보니 어느덧 입사 네달이 다 되갑니다. 실질적 인터뷰 과정을 적었던 1/2에 이어 네고 편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경고 드리지만 저는 이 파트에 있어서 별로 자신이 없어요. 오퍼 받은데가 두군데 밖에 없었고 가고 싶은 회사가 명확해서 협상의 여지가 많이 없었습니다. 

 

먼저 오퍼 협상을 하는 자리까지 오셨으면 축하드립니다. 여러분은 가장 어려운 단계를 통과하신 거에요. 이제 오퍼 승낙까지 한단계만 남았습니다. 

 

처음 구직을 하는 분이면 더더욱 오퍼를 어렵게 받았는데 네고를 했다가 오퍼가 철회되면 어쩌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특히 리쿠르터에 따라 거의 반 협박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제가 먼저 드리고 싶은 조언은 패닉 하지마시고 겁먹지 말라는 겁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여러단계를 거쳐서 여러분이 가장 최선의 candidate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뽑은 겁니다. 대부분의 경우 지원자가 양아치 짓을 하지 않으면 오퍼를 revoke 할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저야 이제 제 3자니까 패닉하지말라고 글로 적지만 사실 저도 긴장 많이 했고요 스트레스 많이 받았습니다.

 

0. 오퍼레터

 

가장 먼저 하셔야 할 일은 오피셜 오퍼레터를 받거나 오퍼 텀을 이메일로 컨펌 받는 겁니다. 전화상으로 얘기해 준 건 언제나 말 바꿀 수 있다는 걸로 가정하시고 진행하세요. 회사에 따라서 verbal confirmation을 줘야 오퍼를 진행하겠다고 말이 나오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이건 보통의 경우 verbal confirmation을 줬다가 오퍼를 억셉 안 한다고 피해가 가는 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좀 부담스럽더라도 진행하시는 게 좋습니다. 

 

1. 네고가 꼭 필요한가? 

 

오퍼 받았으면 됬지 굳이 네고가 필요한 가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는데요. 오퍼를 받았다고 끝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게 가장 중요한 스텝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생활비가 살인적인 베이나 뉴욕같은 데서 네고시 움직이는 total compensation은 상당합니다. 경우에 따라 몇만불 단위로 움직일 수도 있는데요 이건 세금을 감안해도 꽤 큰 금액이죠.

 

제가 봤을 때 네고를 했을 때 안되면 안 됬지 손해보는 건 거의 없습니다. 여러분이 안하셔도 다른 캔디뎃들은 다 네고를 하거든요. 그래서 리쿠르터가 협상의 여지를 두고자 일부로 낮게 부르는 경우도 꽤 있을 겁니다. 그리고 케바케지만 회사에 따라 competing offer가 없으면 무조건 해당레벨의 셀러리 최소치를 던져보는 회사도 있습니다. 저처럼 이상한 HR이 걸린 경우라면 더더욱 지르셔야 합니다. 

 

2. 정보 습득

 

이 즈음에서 다시 네트워킹을 통해 정보 습득을 시도하셔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높은 직위에 계신 분들 보다는 얼마전에 취직하거나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친구들이 더 유용할 겁니다. 연봉 정보는 기본적으로 비공개지만 사내에 anonymous contribution으로 정리된 테이블 같은 건 있을 수도 있고 그런게 없더라도 어느정도 대략적인 range는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본인 회사의 negotiation strategy에 대한 얘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 회사는 competing offer가 없으면 무조건 미니멈 부르고 네고 안 해주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다른데 인터뷰를 빨리 해서 오퍼 몇개 더 확보를 해라 라던지. 그 팀 지금 사람이 좀 급한데 너를 좀 많이 원하는 것 같다 좀 쎄게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등이요. 

 

만약 커넥션이 없으실 경우 공개된 사이트들의 정보를 보실 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건 https://www.levels.fyi/입니다. 레벨별로 사람들이 report한 정보가 나오는데. 박사급이면 보통 구글 L4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주의하셔야 될건 연봉 레인지는 그냥 평균치 정도라고 보셔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여기 나온 것보다 더 높은 연봉도 능력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 유념해 두시기 바랍니다. 특히 대기업이 아닌 경우 데이터 부족으로 제대로 된 수치가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3. Compensation structure

 

테크 회사들의 compensation structure는 주로 Base salary + Signon bonus + Annual bonus target + Equity (RSU) 로 구성 됩니다.

 

Base salary: 흔히 말하는 기본급입니다. 성과에 상관없이 근무했을 경우 나오는 돈입니다.

Sign-on bonus: 처음 입사할 때만 주는 보너스 입니다. 

Annual bonus target: 이건 회사마다 정의가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보통 performance review에서 평균치를 받았을 떄 받는 annual 보너스를 얘기합니다. 보통 Base salary의 xx% 이런식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Equity: 그외 주식으로 주는 건데요. 이건 오퍼에 얼마 준다고 써져있지만 vesting schedule에 따라 받게 되는 시점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보통 4년동안에 나눠져서 받게 되는데요. 이 vesting schedule은 회사마다 천차만별이고 cliff같은 특이 조건이 있을 수도 있고 하니까 찬찬히 문서를 보시던지 리쿠르터한테 확인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흔히 말하는 Total compensation (TC)는 이것의 합의 평균입니다. 예를들어 Base 100k + Signon 20k + Bonus target (15%) + Equity 100k (4 year vesting) 라고 하면 100 + 20 / 4 + 15 + 100/ 4 = 145k 가 흔히 얘기하는 TC 가 됩니다. 

 

이 네 콤포넌트의 비중은 회사마다 다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Base salary와 annual bonus target은 협상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요. 보통 협상을 할 경우 equity를 조정해서 TC를 맞춰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인온 보너스는 리쿠르터의 재량으로 조금씩 인상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으니 그것도 한번 찔러 보시는 것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협상이 되더라도 베이스 샐러리는 건들지 않는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매년 연봉 인상의 대상은 base salary라서 처음부터 해당 레벨의 높은 base salary bracket으로 들어가면 연봉 조정이 생각보다 어렵다고... 

 

그외 보험같은 기타 benefit들도 회사마다 차이가 나지만 이런 건 네고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3. Competing offer

 

처음 오퍼 레터를 받았을 때 에게 내가 아는 숫자랑 너무 차이가 나는데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오퍼를 받았다고 이게 그쪽에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하진 마시고요. 그냥 협상의 시작이라고 간주하시는 게 좋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유효한 전략은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회사의 오퍼를 가지고 협상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인터뷰 시기를 조절해서 한번에 오퍼를 받을 수 있게 하는게 가장 좋습니다. 만약 counter offer가 없을 때에는 급하게 다른 회사 몇군데를 컨택해서 인터뷰 진행을 시도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비슷한 생활 수준의 오퍼만 협상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동부의 소 도시에서 받은 오퍼를 서부에서 받은 오퍼를 가지고 협상을 하려고 하면 잘 되진 않을겁니다. 생활수준이 다르다는 면에서요. 근데 보통 시애틀 회사의 경우 경쟁이 붙을경우 베이지역 오퍼의 숫자로 맞춰주는 경우도 간혹가다 있습니다. 그런 경우 숫자가 크게 올라갈 수도 있지요. 물론 반대의 경우, 보통 시애틀 오퍼가 베이지역 오퍼보다 낮기 때문에 협상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애틀이 택스도 없고 생활비도 낮다고 주장해 보실 수는 있겠지만 될지 안될지는 모르는 것 같습니다.

 

유효한 오퍼가 없을 경우 대충 평균치는 이런 데 하는 식으로 간접적으로 협상을 시도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 경험상 별로 재미는 보지 못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 다른데서 오퍼를 받았어도 오피셜 오퍼레터를 가져오기 전까지는 협상이 안된다라고 얘기하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4. Competing offer를 위한 인터뷰 

 

꿈의 회사에서 오퍼를 받으신 상황입니다. 근데 지금 다른 회사 오퍼가 없다면? 저라면 급하게 다른 회사들에 지원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보통의 경우 다른 회사 오퍼가 있고 디펜스 날짜도 나름 명확하게 확정 된 상황이면 리쿠르터한테 찔러주면 프로세스를 최대한 빨리 진행 해 줄 겁니다. 아무래도 아무나 가길 원하는 큰 회사들 보다는 작은 회사들이 일정이 좀 더 자유로울 가능성이 높고요. 큰 회사 중에서도 인터뷰 진행이 빠른 회사들이 몇 군데 있어요. 

 

물론 어느 회사에 붙었다고 공개하는 건 양날에 검이긴 합니다. 특히 규모가 차이나는 경우나 한쪽 회사가 명백하게 더 좋아 보이는 경우 하이어링 매니저 같은 사람이 왜 그 회사 말고 우리 회사에 지원하려고 하냐고 집중적으로 추궁하려고 하는 듯 합니다. 걔들도 오퍼 협상을 위한 카드로 쓰일 수도 있다는 건 인지하고 있거든요. 

 

5. Don't call the number first

 

또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숫자를 먼저 부르지 말라는 것입니다. 

 

게임이론이나 contract theory공부 해 보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연봉협상이란 다수의 player들이 한정된 정보를 가지고 하는 게임과 같습니다. 모든 플레이어들이 rational 하다고 봤을 때 (물론 이건 거짓말이죠) 여러분의 목적은 좋은 회사를 가장 높은 샐러리를 받고 가는 거고요. 연봉협상에 임하는 회사의 입장은 minimal acceptable salary를 제시해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고용하자는 입장일 가능성이 큽니다. 요새는 보통 연봉협상의 결과가 HR의 성과급과 연동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돈을 내야되잖아요? 따라서 숫자를 먼저 부르면 그게 그쪽에서 줄 수 있는 upper bound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원하는 숫자 맞춰줬는데 왜 안오냐 라는 소리도 나올 수 있고요. 

 

6. Patience

 

물론 불안해 하실 수 있습니다. 다른 데에서 답을 달라고 보채는 데 이쪽 리쿠르터는 아직 진행중이라고 하고. 협상을 해보려는데 아직 확정이 안됬다고 숫자를 안 알려주기도 하고 그러는 리쿠르터들도 많습니다. 속이 타지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보세요. 보통의 경우 데드라인이라고는 하지만 조금만 생각할 시간을 더 달라고 하면 며칠은 줍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다시 구직시즌이 돌아왔네요. 다들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