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지난 잡담]

papagoose 2013.01.15 10:53:16

제가 마일모아 알고 나서 이제 거의 1주년이 되어갑니다. 사실 저는 매사를 일단 하고보자는 주의라서 눈팅이라는 시절이 없었습니다. 보다가 별로 신통치 않으면 그만두면 되니까요...

 

여기는 좀 달랐습니다. 물론  1년전과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게시판 환경과 (좋게 말해서..) 집필진의 구성이 달라졌습니다. 내용도 구성도 사람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마적질과는 다르게 한가지 정말 개인적으로 감사드리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전형적인 공대생에 (직업상 어쩔 수 없이 하고는 있지만) 말 별로 없고, 내향적인 그런 성격입니다. 흔히 말하는 유머와 위트 뭐 이런 면에서 순발력 빵점이지요. 이런 면에서 이곳 마일모아 게시판에 보면 대단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닉네임을 거론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생각이 됩니다. 좀 격하게 말하면 뻘글이라고 부르는 것들이지요. 어느 날인가 부터 이 뻘글이 난무하기 시작하면서 나름 묘미가 생기기 시작하더라구요.

 

나름 진지한 것만 생각하던 게시판에 허무한 뻘글이 도배를 합니다. 저는 끼어들기가 망설여집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일면식도 없는 분들에게 이렇게 뻘글을 다는 것이 과연 점잖은 것일까? 이런 생각인 거죠. 게다가 대뇌, 소뇌, 전두엽, 후두엽 다 동원해도 뻘글을 따라갈 재주도 없구요. 그냥 보고만 있는 거죠.

 

그러던 어느날 저도 한번 용기를 내어 저 귀퉁이에 조그맣게 한번 해 봅니다. 말로는 순발력이 떨어져도 글로 하면 조금 시간이 있잖아요. 툭 던지면 탁 하고 받는 분이 계시더라고요. 하~ 이것 재미있네요.... ㅎㅎㅎ

 

이렇게 시작이 되었습니다. 뭐, 지금도 딱히 글을 많이 달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제 성질 어디 가나요. 여전히 소극적이지요. 하지만 처음보다는 분명히 나아졌습니다. 저는 그런 것이 조금은 부럽기도 하고 살아가면서 필요한 양념이라고 생각했기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나도 연습을 하니까 조금은 나아지는구나!! 흠~~

 

번개를 몇번 합니다. 그러더니 한번 만나뵜다고 뻘글을 붙여도 이해해 주시겠지 하는 대책없는 안도감이 생겨서 이제는 더욱 자연스러워 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뻘글에 감사하는 이유입니다.

 

P/S 한국에서 많이들 하시는 카톡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지난 가을에 친구들과 그룹으로 카톡 안부를 전하면서 이름하여 진짜 뻘글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한참 40-50개 정도 chatting이 마구 오가다가, 갑자기 한명이 그럽니다. "야, 파파구스! 너 원래 이러지 않았잖아?" 녀석들, 니들이 마일모아를 알아?

 

감사합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