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200318
차분하다 못해 심심하다 싶은 우리 동네도
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면서 일부 상품의 품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마침 딱 떨어진 어린이용 타이레놀과 모트린이 동이나서
급하면 쪼개 먹이기라도 해야겠다고 성인용 알약을 사왔습니다.
이번주에 들어서면 사재기 현상이 가라 앉을 것 같았는데
오히려 더 심해진 느낌입니다. (아니면 공급이 제대로 안되는 건지...)
야튼 당분간 고기 먹기는 힘들겠다는 순간 닭똥집은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가게 세군데 들러서 마지막 남은 3팩을 겨우 살 수 있었습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이 닭똥집은 튀김옷을 입혀 튀겨 먹었습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탕수닭똥집' 정도 되겠습니다.
튀겨내니 소주 안주가 맥주 안주로 바뀌었습니다.
치킨에 익숙한 아이들이 더 친근하게 먹습니다만
닭똥집 먹을 줄 아는 1호는 매운 양념 오븐에 구운게 더 맛있다고 합니다.
속으로 진짜 닭똥집 맛을 몰라서 그렇지 하며 혀를 찼습니다.
연탄불에 바로 구워내 자글자글 거리는 닭똥집을....
창 밖 갑자기 비가 쏟아집니다.
'방콕' 일상에 먹었으니 억지로라도 산책이나 가려고 했는데 덕분에 마음 편히 집에 눌러 앉습니다.
아래 원글
즐겨 먹지 않았는데 안 먹는게 아니라 못 먹어서 그런가, 갑자기 당긴 닭똥집.
언뜻 손질 다 된 포장인 듯해도 다시 손질해야 하긴 마찬가지.
지루한 손질을 마치고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씻어내며 다시 손질하고
한 잎에 먹기 편하게 잘라낸 닭똥집의 물기를 빼서
넉넉히 부은 기름에 볶다가
소금과 마늘 양파 넣고 또 볶고,
푸른 파와 빨간 피망 조각도 마저 넣어 색감도 살리니 먹음직,
이제 닭똥집 볶음 끝. 접시에 담아 내서
아이들에게 내미니, 1, 2 호 야릇한 표정으로 먹기 시작하고
한점 먹어본 3호는 쪼르르 간 앉은 제 책상 앞에서 "맛 없어"
난생 처음 느끼는 식감에 씹어 먹는 시간을 재 보겠다는 2호.
남을까 싶어 아쉬운대로 포도주 채워 오니 혼자 남은 1호가 꿋꿋하게 먹다가, "맛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