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인덱스 투자와 리스크, 타이밍

엣셋트라 2020.01.03 09:07:22

양질의 투자 정보 글을 올려주시는 도코님께 감사드리며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마일모아에서 s&p 500로 대표되는 인덱스 투자의 힘은 이미 널리 알려진 정보입니다.

가장 큰 매력은 "장기적으로 투자했을 때 거의 리스크없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입니다.

그러나 완벽한 투자는 세상에 없죠.

그래서 제가 다른 사람에게 s&p 500를 추천할 때 "이것만은 조심해라"라고 말하는 부분을 예시를 통해 써보려합니다.

 

 

S&P 500의 과거 수익률이 궁금하신 분들은 위키피디아 페이지를 찾아보시면 쉽게 정리되어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S%26P_500_Index#Annual_returns

 

1970년부터 2019년까지 딱 50년의 수익률이 정리되어있습니다.

median 수익률이 무려 14.69%입니다. 다만, 최저 수익률이 -37%까지 가네요.

더 놀라운 수치는 25년 이동평균 수익률의 역대 최저값입니다. 

몇년도에 투자를 시작했든지 25년만 존버할 수 있으면 최저 수익률 9% 이상을 보장해줍니다.

통계학에서 말하는 대수의 법칙의 예시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투자 기간이 늘어날 수록 불확실성은 줄어드는 것은 확실합니다.

 

다만 이 수치들이 실제 은퇴 계좌 투자의 수익률과는 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평균은 본질적으로 모든 연도의 수익률에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 투자에 미치는 이자율의 영향은 당시 잔고의 크기와 비례합니다.

 

이제 여러분의 투자 직관을 알아보는 간단한 문제를 내볼게요.

 

(가정)

30년간 금융위기는 세번 찾아오며 금융위기가 오면 -30%의 수익률이 나옵니다.

금융위기가 없으면 10%의 수익률이 나옵니다.

즉, 인덱스 펀드는 27년은 10%의 수익률이 나오고, 3년은 -30%의 수익률이 나옵니다.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의 산술 평균은 6%입니다. (복리의 공식을 이용한 기하평균은 5.14% 정도 됩니다.)

채권 펀드에 넣으면 금융위기가 오든 안오든 매년 3%의 수익이 30년간 나옵니다.

 

그리고 다음 네가지의 수익률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1) 30년간 매년 3%씩.

(2) 첫 3년간 -30%, 그 후 27년간 10%

(3) 첫 27년간 10%, 마지막 3년간 -30%

(4) 투자한지 5년, 15년, 25년차에 -30%, 나머지 27년은 10%

 

매년 1K씩 30년간 투자한다고 했을 때, 30년 후 저축액이 가장 많은 순서를 맞춰보세요.

 

 

 

(스포 방지용 공백)

 

 

 

 

 

 

 

 

 

 

(정답)

30년 후 계좌에 쌓인 액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49.00K

(2) 153.31K

(3) 47.22K

(4) 73.09K

 

핵심은 -30%의 수익률을 언제 맞느냐의 문제인데,

최상의 경우는 저축액이 얼마 없는 투자 초기에 맞는 것이고

최악의 경우는 저축액이 엄청 쌓여있는 극 후반에 맞는 것입니다.

그 차이가 3배도 넘습니다. 평균 수익률은 같은데도요.

 

놀라운 점은 은퇴 직전에 -30%를 세번 맞아버리면 3%로 꾸준히 먹은 것보다도 못하다는 것입니다.

평균 수익률은 두배나 되는데 말이죠.

 

물론 예시를 위해 간단하고 극단적인 수치를 이용했지만 본질적인 내용은 전달되리라 믿습니다.

 

"2020년에 금융위기가 올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무도 모릅니다.

은퇴가 많이 남은 시점이라면 금융위기가 와도 상관없습니다.

언젠가 다 복구되고도 남습니다. 신경쓰기 귀찮으시면 그냥 인덱스 묻어놓고 존버하시면 됩니다.

다만,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훨씬 더 조심하셔야합니다. 복구할 시간이 없을 수도 있거든요.

 

결론: 장기 인덱스 투자에 리스크가 없다는 말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p.s.

앞선 도코님의 글에서 7.5%의 고정 수익률 예시에 많은 분들이 의문을 표하신 것을 보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일단 도코님의 글에서 전달하고자하는 요지는 "최대한 이른 나이에 투자를 시작하면 좋다"는 것이고

이는 수익률이 높든 낮든 유효하며, 수익률의 변동성을 고려하더라도 유효합니다.

수익률의 변동성이 걱정된다면 반대로 "이른 나이에는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이 글에서의 요지입니다.

물론 제일 좋은 것은 열심히 공부해서 시장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지만, 그럴거면 인덱스에 투자하는 것보다 개별 기업에 투자를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