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은퇴하기 (생활비 위주로)

svbuddy 2020.02.07 12:13:25

은퇴관련 글타래가 생기면서 마모에 신세를 많이 진 입장으로 무언가 보답할 길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저의 은퇴&역이민기(?)를 올리기로 합니다. 허접한 내용이지만 혹시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참고로 아래의 생활비 내역은 부부2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미국생활은 만 20년 했습니다. (1993.8-2013.9)

실리콘밸리에서 IT회사 근무하면서 남들 경험한만큼 주식,집값 롤러코스터를 경험해봤지요. 2010년부터 건강이 안좋아지더니 회사일이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이른 나이였지만 은퇴를 고민하다가, 3년의 준비끝에 2013년 한국으로 역이민하게 됩니다.

 

귀국당시 은퇴자금은 1.43M (Thanks to stock option & 401K)

Vanguard S&P 500, Retirement 펀드에 넣어두면서, 최저 3%대의 수익만 나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62세부터 SSA가 나오는 것도 고려해서 그정도면 크게 욕심내지 않으면서 살 수 있으니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국생활 77개월동안 (2013.9-2020.1)

- 총 지출 $633,000 (집값 $312,000 포함) 월평균 $8,226 지출

- 집값 제외 월평균 순수생활비 $4,173 (환율 1,155원 기준)

 

그동안 쓰고싶은 돈 다 쓰고, 집도 한채 장만했음에도 원래 은퇴자금(1.43M)보다 늘어난 1.6M의 자산을 갖게 되었습니다. 작년 주식시장 활황의 덕을 본 것이 큽니다. 올봄에는 펀드위주의 포트폴리오를 펀드:본드:현금=4:3:3으로 조정할 생각입니다. 62세부터 수령예정이었던 SSA도 뒤로 늦출 계획이구요.

 

그러면 구체적인 생활비 내역으로 들어가서 (부부 2인 기준)

식비 63만원 식재료,외식,과일
주거 93만원 월세,관리비,가스,이사비용
여행 100만원 비행기,호텔,카렌트,음식,기념품
의료 36만원 병원,약국,운동,건강보험
가사잡화 41만원 잡화,침구,가전,가구
의류 7만원 의류,세탁,신발
교통/통신 20만원 대중교통,인터넷,핸드폰
자동차 42만원 차구입,보험,주유,정비
용돈 80만원 교제비,용돈
월평균 482만원 $4173/month, 환율 1,155원 기준

 

- 역이민 첫 6년간은 집, 차량없이 지냈습니다. 건강을 되찾는 것이 목표였던지라 걷는 생활을 하기로 했거든요. 정말 엄청 걸어다녔습니다. 덕분에 건강도 되찾고 날씬해졌네요. 작년에 집을 구입하면서 차도 한대 장만합니다. 뚜벅이 생활 졸업~

- 그동안은 정착할 곳을 찾아 아파트 월세로 살았습니다. (해운대 1년, 대전 3년, 세종 3년). 은퇴를 하니 굳이 서울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서 주거비 절감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차가 없으니 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깨끗한 20-30평 아파트를 골랐고, 주거환경에 아주 만족했습니다. 월세는 보통 보증금 1-2천만원에 50-60만원 정도 지불했습니다. 이제 집을 장만했으니 주거비가 많이 줄어들겠네요.

- 여행은 참 많이 다녔습니다. 정작 미국에 있을때에는 집-직장만 왔다갔다 했었는데요. 매년 해외여행 2회, 국내여행 10여차례 다닌 것 같습니다. 여행경비가 월평균 100만원이 나왔는데 마일리지로 계산한 비행기,호텔 등을 고려하면 실제 여행경비는 더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 외식은 일주일에 1,2회 합니다. 보통 1만원 내외의 메뉴를 고르는데 맛,분위기 괜찮습니다.

- 제철 과일 맘껏 먹습니다. 주로 트럭행상이나 인터넷으로 구매합니다. 마트는 너무 비싸네요.

- 병원비는 치아 임플란트 한개, 와이프 피부치료로 목돈이 좀 들어갔고 나머지는 의료보험으로 커버되었습니다.

- 한국 의료보험 진짜 좋습니다. 지역의료보험료로 월 12만원정도 냈었는데, 집과 자동차를 사고나니 15만원으로 뛰었습니다. 월 $130로 왠만한 질병치료가 보장됩니다.

- 혹시 모를 큰 질병치료/수술에 대비해서 실손보험을 들었는데 부부합산 월 9만원정도입니다.

- 와이프는 매월 55만원의 고정 용돈을 받습니다. 그돈으로 머리도 하고, 옷/화장품도 삽니다. 제 용돈의 대부분은 경조사로 나갑니다. 만약 서울에 살았다면 지출이 더 컸을 것 같네요.

 

지난 7년간의 역이민 생활은 아주 행복했습니다. 책도 많이 읽었고, 미국에서 누리지 못했던 여행, 음식, 자유로움을 만끽했지요. 덕분에 건강도 되찾았고, 스트레스가 적다보니 성격도 조금은 너그러워진 것 같습니다(Really?) 너무 개인적인 정보는 제공해드리기 어렵지만, 혹시 한국생활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아는 범위내에서 성실하게 답변해드리겠습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