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藝感), 예수탄생(Nativity)

오하이오 2020.03.05 10: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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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말, 동네 대학 도서관에 전시를(?) 간 적이 있습니다.  

'예수 탄생(Nativity')'을 소재로한 작품을 모아 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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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부터 식작해서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한 두달씩 열립니다.

종교를 믿지 않는 저도 아는 내용이고, 표현도 흥미진진해 해마다 보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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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즈음에 교회나 집 앞에 장식으로나 봐 왔던 그런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런 조형물(그림, 조각 등)을 일컬어 '너티비티(Nativity)'라고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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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면만을 일컫는 말이 있을 정도니 예수 탄생 모습은 하나의 장르로 여길 수도 있겠구나 했습니다.

전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컸던 작품, 들여다 보면 짐작했던 옷과 풍경이 조금 다른데, 프랑스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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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빵 집 앞 빵에 아기 예수는 빵 위에 놓여져 있습니다.

이 전시가 해마다 기대되는 건 바로 이런 다양한 해석과 표현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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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 오리로 만든 예수 탄생의 재현.

나라 마다의 특성은 물론 재료와 표현 방법도 다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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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속 신앙과 잘 어울어진 거구나 했던 이 작품은

영화 '코코' 덕에 이건 멕시코 작품이라는 걸 바로 알아 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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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하게 다듬어진 목각인형에 차분한 분위기,

내가 갖고 있던 일본 그대로 이미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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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상징되는 코카콜라의 캔으로 만든 이 작품은 아프리카 케냐에서 왔다고 합니다. 

잠깐의 혼동 뒤 떠 올려지는 많은 이야기들, 단순한 작품 앞에서 복잡한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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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착각 없이 바로 미국 작품이라는 걸 담박에 알아 챘습니다.  

어깨를 드러낸 마리아와 셀카를 찍는 요셉, 아마존 박스를 든 동방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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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의 목각이 있었습니다. 

오래된 수묵화에서나 봤던 신선 같은 사람의 모습이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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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모으고 더러는 무릎을 끓은 모습은 엄숙하고 경건해 보입니다.

역시 자기 나라 특성이 잘 드러났다 싶은 중국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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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집에 한복 입은 한국의 작품입니다.

(이외 더 많은 다른 나라 작품이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통해 조금 더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udayton.edu/imri/mary/c/creche-collection-of-the-marian-library/index.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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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목적한 전시 관람을 마치고

컴퓨터 열람실로 아이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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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이곳 대학에 사들인 처의 작품이

열람실 한 벽면에는 걸려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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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도서관을, 또 이 작품을 자주 볼일 없는 아이들을 세우고

기념 사진을 찍는 순간, 뒤에서 처는 무심히 포켓몬을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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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도서관을 나오며 본 로비의 화려한 자개 너티비티는 이스라엘 작품이라는 것과  

'시작(탄생)'과 '최후(의 만찬)'를 한 작품에 표현했다는 게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

작품으로 또 다른 나라 문화를 보는 대상으로 여러가지 의미를 해마다 줬던 전시였습니다.

단순히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휩쓸려 보내기 아깝다 싶어 철 지나 꺼냈습니다.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데 제가 찍지 못한 다른 사진이 더 있을까 싶어 찾아 보다가, 

2010년 당시 전시 작품을 찍은 동영상을 하나 올려드립니다. (3월에 듣는 캐롤을 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