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 자도 되는 토요일 아침 혼자 불켜고 공부하는 3호.
전날 갑작스런 휴교로 숙제를 잔뜩 지고 와 선생님께서 매일 조금씩 하라고 했다며.
1, 2호는 침대 안에 있는 사이 당일 분량을 마치고 장난감 갖고 노는 3호.
이 상황이 되니 꿈 같은 1주 전, 친구 생일 모임에 갔던 1호.
지역 최대 어린이 음악 축제에도 참석.
연습실 문 밖에는 참석한 어린이들로 북적북적.
2호 연습하는 뒤에서 희희낙락하던 3호.
건반을 치면서는 진지한 모습.
음악 축제를 마치고 화창해진 동네에서 친구들과 노는 아이들.
등교 전 온풍구를 찾아 자리 잡고 책 읽는 1호.
2호가 읽는 책을 굳이 같이 읽겠다고 끼어든 3호.
그러더니 너무 빨리 넘겼다고 따지는 모습은 평범한 아침 풍경.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1, 2, 3호가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건 평범한 오후 풍경
이런 평범한 풍경이 낯설게 변하기 시작한 날. 가게의 빈 선반.
식빵에 우유 자리는 텅 비고 나 먹는 두유는 다행히 예전 처럼 그대로.
쌀에 라면이 우선인 우리네 식생활이 이곳 대부분 사람과 다른게 다행이다 싶은 순간.
문제가 있다 싶더니 폭리 취하는 판매자 단속에 나선 아마존. 판로 막힌 사재기 업자.
장 보러 가서 씁쓸함만 갖고 오는 길에 사든 동네 명물 도넛
내 기분은 풀리지 않지만 아이들은 잠시나마 천국.
여행도 친구도 편히 만나지 못하는 난데 없는 방학.
그래도 보건 보다는 당장 힘든 부모 덕에 외동아들인 친구 초대로 놀다 온 2호.
예정대로라면 주말 여행 중이었을 우리 가족. 취소된 처의 내쉬빌 전시 초대 행사 탓에.
지난달 작품 전하면서 오늘을 기약 해 아이들 결석 통보까지 해뒀건만.
집에서 이틀을 뒹굴다 텅빈 동네 대학으로.
오히려 편하다며, 포켓몬고 게임하기가.
돌리고 잡고 두드리고 잡고. 게임 덕분에 의기투합 외출.
성모께 빌러 온게 아니라 아이템 받으러 온 3호.
인적 없는 황량함에 아랑곳 않고 웃고 떠들며 게임을 마치고.
집에 오니 학교에 이어 식당 술집도 모두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답답함에 맥주 꺼내니 하필이면 잡히는게 코로나. "그래, 마셔 없애 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