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TV 해외직구기

svbuddy 2020.04.22 07:03:09

지난 7년간 TV없이 살았다. (역이민 이삿짐에서 아예 빼버림)

야외활동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책과 Youtube가 있어 TV가 없어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가끔 영화관에 가는 것 외에는 모든 영상물은 15인치 노트북이나 핸드폰으로 해결해왔다.

(그래서 노안이 더 빨리 진행되었나 ㅜㅜ)

 

단 한가지 예전부터 홈시어터에 대한 욕망이 있었는데, 올해초 집을 장만하고부터 더 심해졌다.

눈에 들어온 제품은 LG전자에서 나온 시네빔 레이저 4K HU85LA.

스펙은 마음에 드는데 문제는 가격.

시네빔 자체도 비싸지만(500만원), 별도의 스크린 구입에 100만원이 넘어간다 ㄷㄷㄷ

 

아무리 취미생활도 좋지만 너무 과하다는 생각에 망설이던 중 TV 해외직구가 눈에 띄였다.

사실 한국내 전자제품 가격은 너무 비싼편이다.

보급형 TV는 찾기 힘들고, 별로 사용하지도 않는 기능들만 잔뜩 들어있는 비싼 TV들.

예전에 Costco나 Frys에서 저렴하게 구입하던 TV가 생각나 해외직구를 알아보던중 맘에 드는 TV를 발견했다.

역시 LG전자에서 나온 86SM9070PUA (그래 나 LG빠다 ㅡ.ㅡ)

(OLED TV가 좋지만 그건 너무 가격이 넘사벽이라 애초에 고려대상에서 탈락)

 

75인치와 86인치를 두고 고민하다가 TV 스크린은 클수록 좋다는 이야기에 86짜리로 낙찰.

사실 가격차이도 별로 나지 않았고.

국내에서 구입하려면 600만원이 넘어가는 제품인데 360만원에 구입하니 거의 250만원 이상 세이브.

단점이라면 2-3주 기다려야 한다는 건데, 가격을 생각해보고 과감히 질러버렸다.

(나중에 이것때문에 큰코를 다칠줄은 ㅜㅜ)

 

2월17일에 주문을 넣고 2-3주는 아예 잊어버렸는데, 3-4주가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다.

판매자 게시판에 들려보니 문의는 많은데 전부 3-4주 더 기다리라는 답변만...

뭔가 싸~한 느낌이었지만 별도로 할 수있는 일이 없어 계속 기다리던 중, 5주차인 3월 25일 메시지가 왔다.

미국 현지에서 제품을 구입할 수가 없어 판매취소가 되었다고, 헐~

 

판매자 게시판을 보니 난리가 났다.

줄줄이 주문을 취소하면서 욕을 남겼는데,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그동안 기다린 시간이 얼만데.

그리고 그동안 제품 가격이 수십만원 이상 올라버려서 같은 제품을 구입하기도 그렇고.

 

판매자와 몇번 이메일을 주고 받았지만 전혀 무소득.

뭔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소비자보호원에 도움을 요청해본다.

피해구제 신청서 작성이 약간 까다로웠지만 무사히 작성후 제출.

대한민국 소비자보호원 진정 짱!

답변도 빠르고, 상담하시는 분이 무척 친절하고 피해자를 진정으로 도와주시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판매자가 해외에 있어서 한국에서는 별로 할게 없다는 말씀에 또 한번 좌절.

 

그런데 더 알아보니 해외구매 피해사례에 대한 별도의 소보원 조직이 있었고,

그쪽을 통해 CA BBB에 연락을 하고 있던 중, 판매자에게서 날아온 메시지.

'다행스럽게도 고객님이 원하시는 제품이 1개 남아서 구매 가능합니다. 받으시겠습니까?'

놀리는 것도 아니고, 순간 제품배송과 별도로 기다린 시간에 대한 보상을 말하고픈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꾹 참고 '네, 감사합니다'라고 순한 양이 되어버렸다 ㅡ.ㅡ

 

그후로도 몇주간의 시간이 흘러, 주문하고 두달이 넘어 TV가 집으로 배송되었다.

 

▼ 생각했던 것 보다 박스가 크다. 

가로가 아니라 세로로 눞혔는데도 거의 사람 키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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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스를 눕혀서 현관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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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 벽면을 거의 다 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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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심 조심 포장을 풀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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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설치.

34평 아파트 벽면을 절반이상 가리는 크기이다. (192.5cm x 118.4cm x 43.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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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질은 OLED보다 떨어진다고 하지만 프로젝터보다는 확실히 나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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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 관심이 가는, TV와 연결시 화질을 확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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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터 선샤인' 애기씨가 곱게 한복을 입은 모습.

확실히 PC 스크린보다 색감이 뛰어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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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더 컬러풀한 영상으로 확인.

불을 끄거나 커텐을 치면 더 좋은 화질이 확보되지만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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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께가 10cm가 안된다고 하던데 측면에서 보니 진짜 얇긴하다.

이사할 경우 이삿짐센터에서 함부로 다루면 파손위험이 있으니

별도로 LG 서비스센터에 이사요청을 해야한다고.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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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tube에서 음악 Play 시켜놓고 있노라니 벽면에 근사한 그림 한장 걸어놓은 느낌이다.

이제 영화 제대로 볼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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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에 Bucket list 하나 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