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200716
수리해준다고 해서 이탈리아로 보냈던 만년필이 두 달여 만에 돌아와서 추가합니다.
7월 16일 4시30분 도착 날짜가 찍힌 두툼한 소포 봉투.
봉투안 박스 풀고 여니 명세가 적힌 작은 봉투, 그 안에 또 작은 플라스틱 박스.
그 안에는 지난 5월, 수소문 끝에 수리를 해준다는 확답을 받고 멀리 이탈리아까지 보냈던 만년필이.
부러져 때워 쓰던 손잡이 부분이 새 걸로 교체되어 왔고,
찬찬히 뜯어보던 처가 부탁하지 않던 부분도 수리를 해 주었다고.
수리를 부탁하며 말하지 않았던 찌그러진 몸통도 말끔하게 펴 준 것.
박스에 완충제로 들어가 있던 7월9일자 뉴욕타임스. 두 달간 뉴욕을 거쳐
이탈리아 토리노까지 여행하고 온 만년필이 마냥 부러운 '코로나 시국'
아래는 원글
글쓰기를 연습하는 처. 일상 제재 이후 생긴 새 집안 풍경 중 하나.
그 사이 꽤나 열심히 연습한 듯
타이핑 대신 글로 쓰고 찍어 올린 대화 창
넘겨 보니 낯선 보라색 잉크
파랑 검정 잉크만 있는 줄 알았는데 박스에 가득한 색색 잉크
요즘 쓰며 일기에 그리는 일도 많다 보니 필기구가 점점 늘어나니
작은 문방구에 온 듯하기도
1호가 엄마 옆에서 잉크를 찍어 낙서를 하고
제일 좋다며 호시탐탐 노리는 대나무 펜.
새 펜촉 코팅을 지운다며 난데없이 치약 발라 문지르는 처
서로 써 본 필기구 품평이 주류를 이루는 친구와 화상 채팅
급기야 20년 넘게 쓴 망가진 만년필을 꺼내 혹시나 수리를 문의하니
미국에서 이탈리아로 또 담당 직원이 장인에게 물어 2주 만에 '무료 수리 가능' 확답 받은 처의 표정은 계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