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Smith)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날.
다음날 군인 아빠의 발령지로 이사하는 스미스에게 손을 흔드는 1호.
.
2년 전 우리 동네로 이사와 1호와 같은 학년 같은 반이 된 스미스.
스미스와 두번째 학기를 맞으면서 자주 붙어 다니던 1호.
날 좋으면 자리 펴고 함께 숙제를 한다며 한나절을 보내기도 하고.
차를 타는 대신 함께 걸어 학교 가는 일 늘고.
비슷한 듯 다른 두 고대인을 불러 세워 기념사진을 찍고
큰 비에 차로 데려가려면 우산만 받아 스미스와 걸어가겠다던 1호.
집 앞에 와선 함박웃음을 지으며 우산 없는 스미스를 집에 데려다 주고 오겠다고.
이날 벗어 놓은 구멍 난 신발. 질퍽거렸을 발도 불편하지 않았던 듯.
6학년이 되어서는 우리집에서 노는 일이 더 잦아진 스미스.
종종 나뭇가지 주우러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와선
논다며 벌인 칼 싸움.
아이들이 몰려 노는 일은 찬 바람이 불면서 조금 줄어 드니
한 겨울에는 함께 학교 가는 일이 늘어나고
연말 음악 발표회, 5학년 2호의 합창이 끝나고,
다음 순서 6학년이 입장할 때도 스미스를 뒤로 붙어 다니던 1호.
걸어 등교하는 1호와 함께 가려고 평소 보다 일찍 일어난다는 스미스.
셋 보다는 넷이 함께 가는 등굣길이 웬지 더 듬직했던 시간.
그러다 멈춘 학교 생활. 코로나 사태로 거리로 멀어져야 했기에
집에 머물면서도 떨어져 놀아야 했던 1호와 스미스.
결국 다시 학교로 가지 못하고 졸업을 하게된 1호.
단체 행사 없이 교정 앞 안내판 앞에서 가족 사진으로 졸업을 기념할 정도니.
송별 파티도 없이 헤어지는 두 아이에게 자석 붙인 기념 사진 하나씩 나눠 줘 달래고.
아빠가 2-3년 있다 다시 온다고 했다며 웃으며 손 흔드는 스미스. 겉으론 그래 했지만 속으론 아마도 그 말은...
*
주변에 미국 내 최대라고 하는 공군 기지가 있어 군인 가족도 많은 편입니다.
새 학년이 시작하면 한 반에 두 세명은 새로 온 군인 가족 전학생이다 보니,
큰 애는 새로운 선물을 받는 기분이 든다며 새 친구들을 기대하며 새 학년을 맞습니다.
더러는 전역을 하고 이곳에 자리 잡는 가족도 있지만 대부분 2-3년을 지내고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