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잘 안 쉬어 지는데... (ER은 다녀왔어요)

엘모럽 2020.07.25 14:11:59

안녕하세요- 매일 눈팅만 하고 질문 있을때만 글을 올려 민망합니다만 ㅠ 혹시나 해서 여쭈어 보아요. 

 

제 이야기는 아니고, 제 남편 (30대 후반)이 갑자기 금요일 새벽부터 가슴에 뭔가 걸린거 같고, 숨을 잘 못 쉬겠다고 하네요. 그전에는 특별히 건강에 이상은 없었구요. 자다가 깼는데, 과호흡 처럼 헐떡거리지는 않는데 그냥 숨을 들이마실때 힘들고 답답하다고- 가슴쪽 통증도 있고요. 참고로 10년전에 한국에서 기흉때문에 두번 병원에 갔고 두번 다 삽관을 했다고 하네요. 키가 크고 마른 편입니다. 

계속 호흡은 불편하지만 3-4시간에 한번씩 손발이 급격히 차가워 지면서 (살짝 찌릿찌릿한 느낌도) 한 10-20분동안 많이 안 좋아요. 집에있는 싸구려 기계로 재어보니 혈압이 86/60 정도 나오드라고요 (근데 이 기계가 얼마나 신뢰가 가는지는 모르겠어요 아마존 싸구려라..) 얼굴도 하애지는거 같고 어쩔줄 몰라하는 상태? "아 왜이렇게 숨이 안 쉬어지지.." 이런 상태입니다. 금요일 낮에는 조금 괜찮아서 지켜보자 했는데 밤 되니까 많이 안 좋아져서 토요일 새벽에 ER 을 다녀왔어요. 

 

shortness of breath & chest pain 이라고 하면 바로 코로나 검사 부터 하자고 할줄 알았는데 다른 증상이 아무것도 없다고 하니 그냥 들어갔어요. 

엑스레이 찍고, 심전도 검사, 피 검사도 했는데, 폐나 심장에는 아무이상이 없다네요 -_-; 혈압도 정상으로 나왔구요. 참 다행이다 싶었지만, 원인을 모르니 좀 답답하네요. 들은 말이라곤 "ibuprofen 먹으세요" -_-;; 그래도 더이상 네이버랑 구글에 쓸데없는 폐질환, 심장질환 검색에 시간낭비는 안하게 됐다는... 

 

미국생활 십년동안 병원갈일이 다행히도 많이 없어서 한 4년전부터는 PCP 도 없이 지냈어요 (아주 급할떄 (주로 뼈 다치거나 꼬매야했을떄) urgent care 를 가던지 했구요). Urgent care 가서도 늘 듣는 말이였지만, 니 PCP 랑 팔로업해봐 이런 말만 들었네요 -_-.. 

 

혹시나 비슷한 증상을 경험하신 분이 계실까요? 네이버 쳐보니 공황장애 증상이랑 많이 비슷하던데 만약 맞다면 왜 갑자기 이런지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아님 muscle 이 뭔가 잘못되서 일시적으로 이런 증상이 나타날수도 있을까요? 사람이 숨을 잘 못쉬니까 에너지도 없고 축 쳐져있네요.

월요일이 되면 근처 아무 PCP 의사한테 appointment 잡고 가볼까 싶은데 (바로 appointment 을 받을수 있을련지나 모르겠지만 ㅠㅠ 근데 이시국에 new patient 받아주나요?ㅠ) 사실 무슨 답을 얻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_- 진짜 아플떄 한국 가고 싶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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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 뒤 업데이트 입니다- 혹시나 혹시나 혹시나 비슷한 증상이 있으신 분들이 계실까 하여 요론 케이스도 있다는걸 알려드릴려고 업데이트 해요. 

 

아직도 완전 나은건 아니구요. 이번 경험을 통해 미국 의료시스템에 10001번째 실망을 했지요. 

우선 저번에 ER 다녀온 후 빌이 7개나 왔고 ^^ (에효 그래도 심장&폐가 멀쩡하다는건 알았으니...) 보험이 cigna 가 있지만 디덕터블이 오천불인 관계로 고스란히 2,500불 정도 내야되겠네요. 앰블런스 안 부른게 어찌나 다행인지 (이런 생각하고 있는것도 슬프다는) 

 

우선 ER 을 다녀오고 나서 속이 점점 더 불편해져, 몇몇 댓글에 말씀해주신 것처럼 위에 문제가 있는거 같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주변분들중 역류성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보통 절차가 PCP -> PPI 14일동안 먹어보세요 (i.e. Prilosec) 더라구요. 그래서 그 약을 시도해 보았으나 크게 나아지는 거 같지는 않고, 그외에도 이것저것 제산제를 싹쓸이해서 시도해 보았으나, 속이 쓰리다기보다 배가 팽창되고 더부룩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게 심해지면 호흡하기도 힘들어 하고, ER 가던 날 호흡곤란이 떠올라 그런지 패닉상태로 가드라구요.

식단조절도 엄청 strict 하게 했구요. 남편말로는 위가 아예 움직이는 거 같지도 않다고 .. 당연히 식사를 잘 못하니 8kg가 빠졌네요 -_- 모든 가족들이 하루하루 말라갔습니다ㅠ 한국 한의원을 세번정도 갔었구요. 한곳에서는 공황장애, 다른곳은 위랑 장기가 다 굳어 있는거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침을 소화기관 쪽으로 집중해서 맞으니 그날 하루는 속이 좀 편하다고 하드라구요. 

 

더 심해지면 뉴저지에 있는 한인내과라도 가서 위내시경이라도 받을라고 했는데 (미국병원은 한번에 바로 내시경을 해주지는 않는거 같더라고요ㅠ), 이곳저곳 검색중에, 위산과다 말고 위산저하도 역류를 일으킨다는 정보를 우연히 발견하고 파보니, 증상이 매우 비슷하드라구요. 물론 저희는 아무도 의사는 아닙니다만 이거다 싶었어요. 

그래서 Betaine Hydrochloride (HCL) supplement 이 도움이 된다는 정보를 보고 (위산촉진 기능이 있는것 같아요) 비타민샵에서 사먹어보니, 아니 이럴수가 한달만에 속이 편해진다 하드라구요. 그날은 잠도 아주 잘 잤구요 (속이 아프니 계속 불면증..). 그 다음날도 더부룩함이 불쑥불쑥 찾아왔으나, 식사중,식사후에 HCL 2-3 캡슐씩 (리밋이 하루에 12캡슐이더라구요) 먹고, 제산 되는 음식들을 좀 줄이니 (감자, 양배추, 바나나 등등 입에 달고 살았거든요ㅠ) 지금 HCL 시도한지 4일째인데, 아주아주 많이 좋아졌어요! 아직 정상이 될려면 멀었지만, 죽만 먹다가 오늘은 닭고기도 살짝 삶아서 넣어보고 점차 늘리고 있는데 속이 편안하다고 하네요! 사람이 에너지가 도니까 집안 분위기도 훨씬 활력있고 좋아요. 참고로 HCL 은 약은 아니고 supplement 입니다.

 

이 모든것은 전혀 의료전문가의 의견이 아니며 단지 저희가 찾아본 정보와 한달동안 이것저것 시도해본 결과들입니다- 위산 저하인 사람한테 제산제+제산되는 음식만 때려부었으니 더 나아지지 않고 증상이 심해지는 현상이 있었던것 같아요. 이제 어서 체중+체력 회복해서 다시 건강해졌으면 좋겠네요. 정성 가득한 댓글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남편도 이제 마모팬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