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만 보는] High Sierra Trail 백패킹

개골개골 2020.09.10 00:26:16

COVID-19 판데믹으로 강제적으로 백패킹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번에 다녀왔던 Thousand Islands Lake 백패킹의 성공에 힘입어 이번에는 좀 더 원대한 트레일에 도전해봤습니다.

 

High Sierra Trail인데요. Sequoia National Park의 Crescent Meadow에서 시작해서 시에라-네다바 산맥의 동쪽 끝에 있는 미국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인 Mt. Whitney를 뚫고 나가는 장장 70마일의 트레일인데요. 요 트레일의 제일 큰 문제점은 우선 1주일이나 백패킹해야한다는 문제도 있지만, 각 트레일 헤드가 대중교통이 없는 지역이라(;;;;) 원웨이로 트레일을 하고 나면 집으로 돌아오기가 매우 난감해집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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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직장 동료 두분과 더해서 이 트레일을 했구요. 이동의 편이성 + 적절한 long weekend 활용을 위해서 서쪽 트레일헤드에서 Kaweah Gap까지 20마일 정도만 왕복으로 다녀오는 길로 선택했습니다. 대략의 여정은

 

Day1 - 아침7시 트레일 헤드 출발. 11마일 걸어서 Bearpaw Camp까지 이동

Day2 - 본격적으로 산행에 들어가서 7마일 걸어서 Precipice Lake에서 캠핑

Day3 - Kaweah Gap까지 올라가서 Mt. Stewart 정상까지 갔다가 다시 내려와서 Hamilton Lakes에서 캠핑

Day4 - Crescent Meadow까지 14.5마일 하산후 베이지역까지 드라이빙 아웃

 

으로 3박 4일 여정으로 잡았구요. 하루 평균 10마일 이상씩 걸어야되고 어떤날은 evelvation difference만 5,000ft가 넘어가서 체력적 정신적으로 쉽지는 않은 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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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본격적으로 사진 나갑니다.

 

첫날 아침 7시 전에 서쪽 트레일 헤드에 도착했습니다. 베이지역에서 5시간 정도 운전해야했으므로 대략 새벽 2시에 집에서 출발했습니다. ㅠ.ㅠ 네... 완전 비몽사몽이었죠ㅋㅋㅋ 장대한 High Sierra Trail의 이정표입니다. 저희는 21마일 언저리인 Kaweah Gap까지만 다녀올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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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기 전에 Air Quality 체크했을 때 썩 좋은 공기는 아닌걸로 알고는 있었는데, 트레일 시작하니 옆산도 안보이고 모든게 안개+약간의 에어 폴루트로 희뿌옅습니다. 크레센트 메도우를 벗어나니 바로 보이는게 오른쪽으로 유명한 Moro Rock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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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희뿌연 안개가 아침 내내 펼쳐집니다. 그리고 약간의 캠프파이어 나무 태우는 냄새 ㅠ.ㅠ 첫날을 이렇다할 좋은 풍경없이 11마일 냅다 달려서 Bearpaw Campsite에서 캠핑했구요. 여기는 수돗꼭지도 있고 깨끗한 화장실도 있어서 캠핑하지 정말 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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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쨋날 본격적으로 uphill 구간이 시작되기 때문에 아침일찍 일어나서 더워지기 전에 산행 시작합니다. 공기가 어제보다 훨씬 맑네요. 시야도 많이 확보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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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윗짝으로 올라가면 이제 High Sierra Trail에서 첫번째 호숫가가 나올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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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호수는 트레일에서 많이 벗어나 있어서 내려가보지는 못했구요. 그 대신 두번쨰 호수인 Hamilton Lake에서는 아주 제대로 놀았습니다. 수영하고 늦은 아침먹고 느긋하게 놀다보니 해밀턴 호수에서는 사진도 못찍었네요 ㅋㅋㅋ 놀면서 밥먹고 있으니 한국인 부부가 다가오셔서 저희 일행중 한 분에게 "혹시 우리 페북 친구 아닌가요?"라고 말을거셔서 깝놀 ㅎㅎ 일행이 유명인사란걸 세삼 깨닳게 되었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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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 레이크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다시 둘쨋날의 목적지인 Precipice Lake까지 힘내서 걸어갑니다. 이 구간은 모든 길이 절벽을 깎아서 만들었는데, 걸으면서 "와...미국의 선조들 그 당시에 돈+노동력 정말 많았나 보다" 감탄을 하면서 갑니다. 물론 햇볕이 너무 따가와서 정신도 약간 오락가락 하긴 했습니다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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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saddle을 하나 올라오니 다음 호수가 보이구요... 너무 지쳐서 여기서 점심 먹을까 하다가. 그래도 목적지까지 올라가서 텐트치고 먹자고 의견을 모아서 또 한땀 한땀 걸어서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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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쨋날 캠핑지인 Precipice Lake에 도착했습니다. "Precipice" 처음보는 단어였는데 "깍아지른 절벽"이라는 뜻이라네요. 호수도 매우 깊었구요. 물색깔과 절벽 등 정말로멋들어진 호수였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물이 깊으면 수영하다 익사할 수 있기 때문에 (;;;) 물에는 발만 담그고 놀았구요. 같이간 동료분들은 아주 즐겁게 수영하고 노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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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그렇게 쾌청하더니 오후부터는 다시 에어 폴루트가 뒤덮히는지 태양이 주황색으로 바꼈네요. 내일 있을 정상 정복을 위해서 이른 취침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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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쨋날은 새벅 5시에 헤드랜턴 끼고 출발해서 Kaweah Gap까지 올라갔구요. 어제 보다 매연이 심해졌고 안개도 자욱하네요. 너무 울찍 올라가서 해가 언제 뜰지 몰라서 일단 목적지인 Mt. Stewart 정상까지 가는 도중에 일출을 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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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떳지만 아직도 안개가 너무 자욱해서 멀리있는 산은 도저히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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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Stewart는 트레일이 따로 안나와 있는 그냥 "돌산"이구요. 알아서 손으로 짚고 트레킹 폴로 지지하고 해서 정상까지 대략 1,500ft 더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도중에 제 몸무게를 지탱못해서 트레킹 폴 제꺼 하나 부러뜨려 먹었구요 (;;;) 내려올때 위험해서 동료의 트레킹 폴을 하나 빌렸는데 그것도 내려오다가 또 부러뜨려 먹구요 (;;;) 정말 힘들었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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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의 풍경이구요... 아찔하지만 매우 rewarding했습니다 ^^ 물론 다시 내려오는 길이 너무 힘들었지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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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가 지나서 다시 어제의 캠프 사이트였던 Precipice Lake로 내려왔구요. 이미 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다음날 집까지 돌아올껄 생각하면 여기서 하룻밤 더 잘 수는 없어서 늦은 점심을 챙겨먹고 힘내서 하산길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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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쨋날 하산길이구요. 다행히 공기는 오후에 훨씬 좋아졌습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길을 쭈우우우욱~~~~~ 따라가면 왼쪽에 보이는 해밀턴 레이크에 도착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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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쨋날도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헤드랜턴 끼고 하산을 시작했구요. 트레일에 있는 내내 공기의 질은 안좋긴했지만. 이날은 완전히 재가 하늘에서 내리고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마스크 끼고 산행을 했더니 안그래도 힘든 산행이 훨씬 힘들어졌네요. 새벽에 헤드랜턴끼고 내려오는데 멀리서 불빛이 살짝 보이길래 아침일찍 등산하는 사람이 있구나 생각했는데, 가까이 가보니 새끼곰이 바로 트레일 옆에서 눈을 반짝반짝 ㅋㅋㅋㅋㅋ

 

하산하는 길이었는데 공기가 너무 안좋아서 막 하늘에 무지개가 떠 있는 것처럼 색색들이 선이 그어져 있는데, 아마도 하늘에 먼지가 너무 많아서 마른하늘에 무지개뜬게 아닌가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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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세상의 종말을 알리는 듯한 오렌지색 태양과 필터를 낀듯한 하늘... 그리고 미친듯이 휘날리는 재까지 ㅋㅋㅋ 주차장에 오후 2시쯤 도착해서 통신가능한 지역까지 나와서 보니 알고보니 저희가 트레일 시작한 날에 Kings Canyon National Park쪽에 큰 불이 나서 그 동네 사람들 다 evacuation하고 난리도 아니었다네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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