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이야기

도깨비 2020.09.15 07:15:43

복숭아의 철이 이제 끝나가네요. 6월부터 이런저런 종류의 복숭아를 먹느라 참 행복했었는데, 이제 그 즐거움은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네요ㅠㅠ

복숭아 먹다가, 한창 철때 맛있던 복숭아가 그리워서ㅠㅠ 복숭아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저는 남가주에 살고있고, 먹는 복숭아들은 대부분 북가주에서 옵니다. 보통 파머스 마켓에서 복숭아를 삽니다. 시기별로 나오는 아이들도 다르고, 종류도 제가 본것만 40가지도넘는거 같아요. 여기에선 제가 잘 먹는 아이들만 얘기해 보려구요. 황도와 백도로 나눠져 있구요, 복숭아들이 저희동네에서 나오는 시기별로 정리해봤습니다.

복숭아 좋아하시는 분들 마모에도 많이 계신거 같은데, 어떤 아이들을 드시는지 너무 궁금해요. 기후에 따라 종류들이 달라질텐데, 어떤 맛있는 녀석들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황도

Gold D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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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먹는 복숭아들 중에 제일 먼저 나오는 아이에요. 6월 중순-말 정도에 볼수있는데, 이렇게 일찍 나오는 복숭아들은 꽃피고 열매가 맺어서 익는 기간이 길지가 않아서, 7-8월쯤에 나오는 복숭아들보다 크기가 작고 맛이 조금 덜한 경우가 많아요. Gold dust 같은 경우에는 그걸 감안하더라도 꽤 훌륭한 맛을 내는 복숭아에요. 달달하고 살살 녹는 과육을 가진 저에겐 복숭아 철의 시작을 알리는 아이입니다. 

 

Winb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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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제 최애 황도입니다. North Carolina에서 1958년도에 만들어진 복숭아입니다. 과육도 연하고 과즙도 많아서 입에 넣으면 살살 녹아버려요. 씨가 쏙 빠지는 free stone 종류입니다. 정말 집에다 얘를 사다놓고 후숙을 시키면 온 집안에 복숭아 향이 퍼지는데, 너무 좋아요. 단맛과 신맛의 밸런스도 제 입맛에는 딱 맞구요. 얘는 혹시 만나실 일이 있으시다면 꼭 먹어보세요. 

 

Kawe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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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iger에서 1998년에 O’Henry와 Fantasia yellow nectarine을 교배해서 만든 아이입니다. 얘도 씨가 쏙 빠지는 free stone이구요 꽤 크기가 큽니다. 과육은 단단하지만, 과즙도 많고 달콤한 정말 클래식한 황도입니다.

 

백도

Gala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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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 복숭아, 납작 복숭아 종류의 복숭아 입니다. 복숭아 향은 그렇게 강하지 않은데, 단맛이 강한 아이입니다. 복숭아 고유의 맛보다는 단맛이 더 강해서 저는 엄청 선호하는 아이는 아닌데, 6월 중순에서 말 정도에 사실 다른 백도들이 별로 나오질 않아요. 그래도 잘 익은 아이를 먹으면 복숭아 향도 꽤 나고 달달합니다.

 

Babc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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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춥지않은 Southern California에서 키우기 위해 만들어진 복숭아 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교수인 E.B. Babcock의 이름을 따서 Babcock이라고 복숭아 이름을 지었다고 하네요. 털이 별로 없고 단단한 과육을 가지고 있지만 과즙이 많고 산미가 덜한 백도에요. 익지 않은 아이는 꽤 신맛이 날 수 있어요. 멍이 잘 드니 다루실 때 조심하셔야 합니다. 

 

Silver Lo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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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참 좋아하는 백도 입니다. Cedar Ridge, California의 Marbel Logan이란 사람한테서 발견된 아이래요. 7월 중순-말 정도에 나오는, 모양은 동그랗고 과육이 무르지 않지만 입에서 그래도 녹는 맛이 정말 좋은 백도에요. 단맛과 신맛의 발란스도 정말 잘 잡혀있고, 꿀같이 달달한 향을 마구 뿜어내는 아이입니다. 집에서 후숙 시킬때 뿜어내는 향이 정말 너무 좋아요.

 

Sierra Blan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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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 Logan이 끝날쯤에 나오는 백도입니다. 얘는 Silver logan보다는 조금 더 산미가 있어요. Silver logan이 꿀향을 뿜어낸다면 얘는 조금 더 꽃향기같은 향을 뿜어냅니다. 입에서 살살 녹는 과육을 가진 아이에요. 

 

Gold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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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애정하는 백도입니다. 얘의 특징은 이름처럼 껍질과 과육에 골드라인이 보입니다. 껍질에 털도 별로 없어서 저는 껍질 벗기기 귀찮은 날엔 그냥 껍질채 먹어요. 잘익었을땐 그냥 껍질을 손으로 벗겨내면 싹 벗겨집니다. 살이 매우 연하고 입에서 녹는 과육을 가지고 있어요. 앞에서 말한 Silver Logan이나 Sierra Blanca만큼 후숙할 때 향이 강하진 않지만, 맛은 엄청 좋습니다. Lady Nancy라는 이름으로 1989년에 patent된 아이입니다. 동부에서는 병에 약해서 크게 성공을 못했는데, 캘리포니아 기후에서는 훨씬 더 잘 자란다고 하네요. 멍이 너무 잘 들어서 운송이 쉽지않아 찾아보기 힘든 아이입니다. 근데, 혹시라도 만나게 된다면 꼭 드셔보세요. 잘 익은 Goldline은 제가 여기 써놓은 어떤 백도들 보다 좋아합니다. 

 

Indian Free/Black Bl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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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참 특이하게 생겼어요. 보송보송 털도 좀 긴편이고, 껍질 색깔도 어둡고 껍질에 수박처럼 무늬도 있습니다. 과육도 안에는 하얀색이지만 껍질에 가까워질수록 빨갛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얘는 베리향도 좀 나고 베리맛도 나요. 복숭아치고는 생김새도 조금 다르고 맛도 조금 다른 재밌는 아이입니다. 이렇게 과육이 빨간 복숭아는 17세기 프랑스때부터 기록이 있었다고 합니다. 스페인 사람들이 미국에 가져와서, 네이티브 인디언들과 식민지 개척차들이 키웠다고 하네요. 

 

제가 아는 정도로만 정리해봤는데, 혹시 틀린정보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사진들은 대부분 구글에서 검색해서 가져왔습니다. 찍는건 항상 잊어버려요ㅋㅋ

향과 맛 표현을 더 잘하면 좋을텐데 쉽지가 않네요. 분명 먹어보면 다른맛인건 아는데, 그 차이를 참 표현하기가 쉽지가 않아요ㅠㅠ

다른분들은 어떤 맛있는 복숭아들을 드시는지 진짜 궁금하네요. 댓글로 복숭아 추천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