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도 않은) 아이 성 관련 질문,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고구마감자탕 2020.10.01 05:41:24

몇 년 간 도움 많이 받다가 드디어 가입한 고구마감자탕입니다. 첫 글이 질문글이라 죄송하지만 의견을 듣고 싶어서 올립니다.

 

최근에 결혼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남편 될 사람은 여기서 나고 자란 초록눈의(??) 친구예요.

여러가지를 알아보던 중, 영사관에 혼인신고서를 3개월 안에 제출해야 한다는 걸 알았고, 혼인신고서를 보던 도중

"성, 본의 협의"란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네요?

 

자녀의 성, 본을 모의 성, 본으로 하는 협의를 했다면 협의서도 제출해야 한다고 하네요.

 

자녀계획도 정확히 세우지 않았는데 혼인신고서 제출시 자녀의 성, 본도 생각해야 한다니...ㅎㅎ 살짝 어이가 없었지만....ㅎㅎ

국가가 정하라니 같이 이야기를 해 봅니다.

 

아이 성을

1) 두 성을 붙여서 사용하거나,

2) 한국 성은 제 성을 따르고, 미국 성은 제 짝 성을 따르자(제가 미국에서 제 성 때문에 알게 모르게 받은 차별들이 떠오르며....ㅎㅎ 한국에서도 성 때문에 있지도 않은 아이 왕따당할까 걱정이 되어...), 라는 결론이 났는데...

 

예를 들어

엄마 성이 박씨, 아빠 성이 햄즈워쓰라고 한다면,

1) Sunny Park-Hemsworth / Sunny Hemsworth-Park

2) 한국에서는 박선이, 미국에서는 Sunny Hemsworth

라는 식이 되겠죠.

 

제 걱정은...

1)의 경우가 한국에서 가능한지, 그리고 가능하다면 대체 어떻게 표시가 될런지, 혼인신고서 상에는 "예"라고 표시해야 하는지,

2)의 경우 혹시나 (있지도 않은) 아이가 나중에 두 여권 상의 성이 달라 고생하지는 않을지...

입니다.

 

영사관에 전화해서 물어는 봐야겠지만...

혹시 이런 고민 해 보신 분들 계신가요? 있지도 않은 자녀의 성/본을 지금 정하려고 하니 뭔가 싶고 어이도 없고ㅋㅋㅋ 하네요.

 

여러분들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앗 그리고 벌써 추석이네요!! 주말에 송편이나 만들어볼까 합니다.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혼인신고서 접수 후 업데이트---------

마모님들의 의견들 정말 감사해요. 여러모로 제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영사관에 물어보고 항상 고마우신 bn님 댓글도 참고해서...ㅎㅎ 굳이 합의서 안 넣고 혼인신고 했습니다.

 

일단 아이를 가질 수 있는지 남편과 저 테스트를 먼저 해 봐야겠지만ㅋㅋㅋ 아마 아이를 가지게 되면 다시 많이 고민할 것 같아요. 지금은 두 성을 붙이는 걸로 둘 다 마음이 기울고 있습니다. 제 순수한 마음은 모두가 결국엔 양성평등주의자라고 생각하고 굳이(?) 두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더더욱 많아질 수 있도록 제가 하나의 예시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또 아이를 가질 수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이지만 만약 아이를 가지게 된다면 제 아이가 성부터 시작해서 at least half Korean이었으면 하는 그런 생각도 했었네요 허허 ㅎㅎ 다시 한 번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