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식료품 배달 앱 깔고 시작한 자가격리. (요기요, 마켓컬리 타인 번호 되고, '본인 전화' 인증 필 '배민' 안되고)
식사, 식료품에 더해 예전부터 쓰던 책방에서 책까지 받으니 격리 준비 끝낸 듯했는데
가져온 작은 여행용 치약으로 셋이 2주 버티기는 부족하다 싶어 나는 소금을 쓰기로.
그걸 본 3호도 소금으로 '치카' 해보겠다며 도전!
한입 물고 비비던 3호가 외마디 소리를 지르자 지켜보던 2호가 더 곤란해 해.
아침이라기엔 이른 첫 식사를 마치고 30 여분 쉰 뒤 하루 다섯 교시(각 50분 수업 10 휴식) 공부 시작
수업시간 줄이고도 싶었지만 '굴러야' 시간 빨리 갔던 군대 시절 떠올리며 평소대로.
두번째 식사(역시 아직 점심이라고 하긴 애매한 시작)시간이 포함된 수업 일정 다 끝내면 전자 게임 시간
하루 주어진 한시간 게임으로 놀기가 부족한 3호가 난데없이 달라는 종이.
여행하며 백지 들고 다닐리 없어, 차곡차곡 모아뒀던 격리 통지서며 안내서 주니
그리며 키득거리고 놀더니 접고 오려대는 3호
"아빠 가질래?" 꼼지락 꼼지락거리더니 전화기 위에 올려놓는 강아지
없는 가위 대신 손으로 잘라 만든 이 장난감은 접힌 종이 펴면 연이어 나오는 종이판 러시아 인형(마트료시카)
한참을 종이 갖고 놀더니 이것저것 만들어 놓은게 수북이.
집에서 들고 온 아마존 스틱이 책임지는 저녁
보던 화면 익숙한 내용이 티브이 화면에 뜨니 격리지가 집 같은 착각.
영화 한편 보고 나면 '가족 독서' 역시 잠을 부르는 데는 독서가.
평소면 꽤 오래 버텼을 2호도 잠들면서 자가격리 일과 끝.
격리 2~3일이 지난 뒤 생각못한 모기에게 잔뜩 물린 3호.
계속되는 난방에 사라질리 없다 싶어, 방역 당하는 내가 방역하기로
하루 서너번 수건을 허리에 두르고
설거지. 격리기간 내내 쓰레기 배출 금지니 먹고 버릴 포장지 냄새까지도 싹싹 씻어내야.
첫날 두끼 먹고 나온 음식 포장 쓰레기.
차곡차곡 접어 담으니 부피를 줄이고
종이 상자와 함께 모은 일주일 치 재활용 쓰레기
쌓였던 일반 쓰레기를 눌러 담으니 냉면 봉투 두장에
좌로 돌고 우로 돌고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빨래.
가방 부피 줄이려 3벌씩만 들고온 셔츠와 속옷. 입고 빨고 말리고 하다 보니 일주일에 빨래 세번.
먼지며 머리카락이 수두룩한 바닥. 쓸고 알코올 뿌려 걸래질마저 끝내니 "벌써 한주가 다 갔네!" 싶은
달라질 것 없는 앞으로 한주. 냉장고 열고 목록 만들어 짠 식사 계획. 모자랄지언정 남지는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