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藝感), 배우 다코타 패닝(Dakota Fanning)

오하이오 2020.11.27 11:50:44

11월 맞아 본 첫 영화 한편이 계기가 되어

줄지어 4편을 보게된 사연, 그리고 그 영화 추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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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영화는 '스탠바이, 웬디(Please Stand By, 2017)'였습니다.

영화평이 좋아서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습니다.

관람등급 PG-13이면 아이들이 같이 봐도 되겠다 싶어 불러 모았고요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을까 했던 걱정과 달리 흥미롭게 봤습니다.

그후 며칠 뒤 보게된 '시크릿 라이프 오브 비(The Secret Life of Bees, 2008)',

의도하진 않았지만 두 영화의 주연 배우가 같았고 아이들은 몰랐습니다.

세대를 달리했던 나이차 때문이었겠죠.

내친김에 제가 다코타 패닝(Dakota Fanning)을 기억하게 된 첫 영화,

'아이 엠 샘(I am Sam), 2001)'도 보면서

결국 배우의 나이를 거슬러 어린 아이때 모습까지 보여주게 됐습니다.  

 

한 배우가 세대를 달리하며(상영 기준 23, 14, 7세) 출연한 영화에 

시대 배경도 제각각인데 눈에 들어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가족이었습니다.

그 가족은 혈연에 의해 당연하게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애'를 나누는 사람끼리 만드는 것이라 말하는 듯했고요. 

 

그리고 '아이엠 샘'의 뿌리 같았던 네번째 영화

'크레이머, 크레이머(Kramer vs. Kramer, 1979)는 혼자 봤습니다.

 

  1. 스탠바이, 웬디(Please Stand B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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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증상이 있는 웬디(다코타 패닝)의 이야기입니다.

가족(언니)가 있으나 떨어져 보호 시설에 삽니다.

시설을 떠나 홀로 여행을 감행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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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이미지가 각인된 탓에 

23세 다코타 패닝이 낯설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이 잘린다고 해도 줄거리에 큰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영화 전반의 기조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실종 신고된 웬디를 발견한 경찰은 가방 장식을 보고

영화 '스타트랙' 마니아임을 직감합니다.

경찰은 연행을 강제하지 않고

영화 속 클링온(Klingon) 언어로 대화를 시도합니다.  

 

 

  2. The Secret Life of Bees,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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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1964년 인종차별을 금지한 법과 달리 차별이 실재하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가출해 흑인 가족에 의탁해 살던 릴리(다코타 패닝)가

새로운 가족을 만나고 정착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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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던 어릴적 모습이 남아 있는 14살 타코타 패닝.

 

 

  3. 아이엠 샘(I Am Sam,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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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지능을 가진 아빠 샘이 아빠의 정신연령을 넘어선 딸이 강제 입양될 처지에 놓이자

양육권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법정 투쟁 이야기. 

투쟁이라고 하기엔 샘의 태도가 너무나도 무르고 무딥니다만 보는 저의 감정만큼은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제가 아이를 갖기는커녕 결혼도 하기 전에 보면서도 육아를 생각하게 만들었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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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깜찍하고 똑똑한 루시 역의 7살 다코타 패닝. 

이 아이가 어떻게 클까 궁금했던 순간이 있었는데

어느새 성인이 된 모습까지 보게 되었네요.

 

 

  4. 크레이머, 크레이머(Kramer vs. Kramer,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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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샘'에서 샘은 딸을 지키기 위해 법정에서 무척이나 감동적인 진술을 합니다.

듣던 모든 사람이 감동하고 숙연해지는 순간 영화 '크레이머, 크레이머'의 대사인게 드러납니다.

비록 남의 말을 빌렸지만 그 뜻은 샘의 것이었기에 여운이 오래 남았습니다.

 

그래서 찾아보게 된 영화입니다.

 

아이 아빠(더스틴 호프만)가 이혼한 아이 엄마(메릴 스트림)애 대항해 양육권을 주장합니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더 좋은 부모가 된다는 법이라도 있다는 건가요?

(I'd like to know what law says a woman is a better parent simply by virtue of her sex?)"

 

이어 '아이 엠 샘'에서 샘이 인용했던 대사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부모가 될지 많이 생각해 봤습니다. 자주 변덕스럽지 않게 꾸준해야겠다 싶었고. 아이 말을 들어주는 인내심도 있어야겠고 듣기 싫으면 듣는 척이라도 해야겠다 싶었어요. 물론 아이 엄마가 말한 사랑도 빼선 안 되겠죠.( I've had time to think about what makes a good parent. It has to do with constancy. It has to do with patience listening to him or pretending to listen when you can't anymore. It has to do with love, like she was saying.)

( . . . )

제가 완벽한 아빠는 아닙니다. 가끔은 욱하고 또 아이가 어리다는 걸 까먹기도 하죠. 하지만 늘 아이 곁에 있었어요. 같이 아침을 먹고, 그때 아이는 내게 말을 겁니다. 그러고 나면 학교도 같이 가죠. 밤이 되면 저녁을 같이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읽어주고 하면서 함께 살아왔고 또 서로 사랑하고 있어요. (I'm not a perfect parent. Sometimes I don't have enough patience and I forget that he's a little kid. But I'm there. We eat breakfast and he talks to me, and then we go to school. At night we have dinner together and we talk and I read to him and we built a life together and we love each other.)" 

 
보고 나니 '아이 엠 샘'은 '크레이머, 크레이머'라는 씨앗에 

'비틀즈라'는 비료를 뿌려 '샘과 루시'라는 화분에 키운 영화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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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더스틴 호프만(Dustin Hoffman)과 메릴 스트립(Meryl Streep)을 보는 생소함은 보너스 같았습니다.

하지만 시대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드러난 그 시절 일부 언행들이 지금 보면 낯설거나 거북할 수도 있겠습니다.

 

끝으로, 유난히 가족을 찾게 되는 땡스 기빙,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더 어울릴 영화 4편 추천하면서 관람 정보도 찾아 남깁니다.

아래 내용은 @상하이 님께서 소개해주신( https://www.milemoa.com/bbs/board/7813130#comment_7813379 )

justwatch.com 을 통해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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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사전 정보를 주어 관람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했습니다만

혹시라도 보시고자 할 때 불편한 내용이 있어 지적해 주시면 고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