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엔 '동백꽃 축제'라기에 꽃 보러 나선 길.
산에 이어 들로 나서는 바람을 담았지만 실은 한라산이 보이는 산등성이
동백꽃의 꽃말을 보니 '나'와 점순이 동백꽃 바닥에 쓰러진 이유도 거기 있었던 듯.
쉼터로 개방된 한옥이 여기저기 있어,
'코로나 사태'만 아니면 마실 거리 사 들고 쉬어가기 좋겠는데...
공원 입구부터 펼쳐 늘어진 항아리가 여기저기 눈에 띈 건
아마도 쓰임새는 없어졌지만 쉬 버리기 아까운. 그러나 우리 모습을 대표할 만하다 싶었던.
동굴이었음 직하 터널 속 가득 메운 장독은 매실 장아찌를 담그던 것이라고
꽃 동산은 일부, 공원은 세트장 같달까 사진 찍는 '오픈 스튜디오' 같달까
여기저기 아기자기한 장식과 마련된 자리
이 갈색 풀은 가을에 핑크빛으로 물든다고
핑크빛으로 물든 들판은 연인들을 꽤 설레게 하였을 듯
아무래도 2, 3호가 커 연인이 생기면 그때나 다시 와야겠다 싶은 순간
눈에 들어온 커플들. 되돌려지는 내 제주도 신혼여행.
공원엔 가축을 모아 놓은 작은 동물원도. 최고 인기는 흑돼지 새끼들
이제 때어낼 수 없게 된 제주도와 돼지
풀빵도 돼지 모양
매 정시에 열린다는 공연도 '돼지 쇼'
흑돼지와 거위가 오르고 미끄럼 타는 짧은 공연. 녹화된 영상으로 사회를 대신하는 게 신기, 신선했던.
유머러스하게 재현한 흑돼지 사육 화장실
놀이 체험장. 30 개 화살을 던져서 한개도 넣지 못하더니
링은 10개 중 한두개씩은 넣고 뿌듯
아이들과 딱지 접어 치고 돌 깎아 망까기는 해봤지만 까맣게 잊고 살았던 제기차기.
빌게 뭐 그리 많은지 돌탑만 보면 얹고 빌고
마스크 쓰고 입구를 지키던 돌하르방을 지나 공원 나들이 끝
출출한 속을 채우러 시장으로
아이들이 먼저 고른 핫도그
핫도그 먹는 아이들 앉혀 놓고 나는 고기국수 한그릇
모자란다 싶은 건 씨앗 호떡과 오메기떡 사서 시장 공터로.
씨앗 싫다는 3호도 한입에 덥석 물곤 "맛있어!" "아무렴, 맛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