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동네 제과점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사 들고 온 케이크.
초 2020개, 천짜리 두개 십짜리 두개 켜서 정작 생일자 없는 우리끼리 생일 파티
내겐 달기만 한 미국 것과 다른 한국의 케이크 맛을 아이들도 느끼는 듯
이어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비한 포켓몬 카드 두통을 꺼내 주니
한밤을 카드 뜯어 정리하며 놀다가
이어진 '나노블록' 짜 맞추기
어쩌다 보니 자정을 훌쩍 넘겨 맞은 크리스마스 심야 야식
크리스마스 당일, 늦잠자고 일어나 산책
부서지듯 반짝이는 강물
지금것 경험한 가장 화창하고 따뜻한 크리스마스인 듯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손주들과의 크리스마스 산책
잠시 햇살 맞이하는 2, 3호가 뚫어지게 보는 것은
비둘기. 다가가면 날아가기 바쁜 날쌘 시골 새와 달리 지척에서 보는 새가 신기한 듯
크리스마스 뜻하지 않은 오후 나들이. 크리스마스 등이 예쁘다 해서 찾은 조계사.
해지기 전 등불은 켜지지 않았지만 내친김에 절 구경
소원 비는 탑. 예수 탄생하신 날 부처께 소원 비는 아이러니.
생애 첫 분향. 조심스럽게 불붙여
향로에 꽂는 아이들
빈 절방에 들어가 두리번거리는 3호와 달리 한자리 멈춘 2호.
신기한 듯 불화를 꼼꼼히 뜯어 보길래, "아빠는 어릴때 무서웠는데" 했더니 "아니, 독특했어"하는
끝으로 이웃돕기 성금 넣으면서 절집을 나와
귀갓길 들른 '다이소'. 남은 블록 4개를 덥석 잡고 사서 군대를 만들겠다는 2호.
이어진 귀갓길은 예전 기찻길을 활용해 만든 경의선 책거리로
이 길로 기차가 다닌 것을 지켜봤던 나로선 모형이 된 기차역이 안쓰럽기도 하고
종종 건넜던 건널목에 꾸며진 조각에 아이들을 세워두곤 아쉬움이 들기도
크리스마스 저녁, 컴퓨터 모니터를 깔고 글씨를 베껴 쓰는 2호.
3호도 문방구 잔뜩 꺼내 오리고 그려
두어시간 애써 보내더니 만들어 낸 건,
12월 25일 결혼한 처와 나의 결혼 기념 축하 카드. 카톡으로 카드 보내주니 신통방통하다는 처
이어 보내준 사진. 이웃과 나눈 선물과 음식에 눈까지 내린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