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 좀 도와주세요. 하루하루 너무 스트레스받습니다

퇴사합시다 2021.01.12 09:13:56

안녕하세요

언제나 퇴사하고 싶은 퇴사합시다입니다

 

오늘은 더더욱이나 퇴사하고 싶어서 선배님들의 고견을 여쭈러 왔습니다

 

예전에 쓴 글을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취직할 수 있는 스킬 0으로 대학을 졸업해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아무대나 취직시켜주는 곳에서 일해서ㅠㅠ

커리어라는게 이때까지 제대로 없습니다 ㅠ_ㅠ

 

그나마 틈틈히 sql랑 r 공부를 해서 반년 전에 business analyst 롤로 이직을 했는데..

언제나 그렇지만 어려운 건 사람 문제네요

 

제가 있는 회사/조직은 관습적인 문화를 갖고 있는데 이걸 혁신하겠다고 agile 구조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그게 잘 적용이 안 되서 형식상은 에자일이지만 내용은 에자일이 전혀 아닌 상황이구요

저와 저희 팀 PO (프로덕트 오너)는 같은 매니저 밑에 있고요 같이 반년 전에 현재 팀에 조인했어요

PO와 저는 org chart 상으로는 같은 레벨이지만 PO가 커리어 밴드가 더 높습니다

 

현재 제 직장 생활을 힘들게 하는 점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저 혼자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지 참 막막해요 ㅠㅠ

 

1) 매니저/PO 둘다 제 일에 대한 이해도가 0입니다

제가 sql/r을 프로페셔널한 세팅에서 써본 경력이 없어도 믿고 뽑아준 매니저한테는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렇지만 저희 팀에 저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보니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제가 sql을 쓸 줄 아는 것과는 별개로 그에 관련된 회사 프로세스나 리소스를 전혀 모르는데 매니저나 PO는 저에게 어떤 가이드도 주지 못합니다..

(기본적으로 a에 대해서 분석해달라고 해서 관련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물으면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그런 것도 가르쳐 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냥 '이거 해' 라고 지시를 내리면 저 혼자 회사 db와 구글의 망망대해를 헤쳐 나갑니다..

그런데 그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하고 프로세스를 거쳐야 되는지 모르는 매니저/PO는 계속 저에게 왜 그렇게 오래 걸리냐고 뭐라고 하고

저는 그러면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무식하게 12시간씩 일하고 그랬네요 ㅜ

회사에서 배울 사람이 없다보니 항상 삽질만 하고 있으니 속상합니다 ㅜ_ㅠ

 

2) 자기가 제 매니저라고 생각하는 마이크로 매니징 PO

위에 조직이 형식만 에자일이고 내용은 전혀 에자일이 아니라고 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PO가 자기가 제 매니저인 줄 알고 저에게 이래라 저래라 합니다..하..

PO가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고 권위적인 성격인게 너무 힘듭니다

 

이게 심지어 1번과 엮여서 정말 힘든 상황인데요

제가 하는 일이 뭔지도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고

제 일을 모르니 껀덕지를 잡을게 없어서 1시간내내 파워포인트 자간 폰트 지적질 하고 있고

팀원한테 보내는 이메일도 자기한테 보내서 확인 받으라고 한 다음 제가 쓴 건 다 지우고 자기가 쓴 내용으로 바꾸고 그걸로 보내라고 하고요

 

PO가 일하는데 도움도 안 되고 오히려 마이크로 매니징에 짐만 되서 평상시 업무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어요 ㅠㅠ 미치겠습니다

자신의 PO로서의 역량이 떨어지는 걸 자기는 잘못한거 없고 팀원이 못해서 탓을 하니 더 속상합니다

분명히 일 진행 상황 중 중간중간 진척하고 ok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걍 이해 못하니까 대충 ok한 듯)

이게 나중에 문제되니까 그런적 없다고 오리발..

 

아무래도 PO가 저보다 커리어 밴드가 높은 사람이고 같은 매니저를 공유하고 있다보니

PO가 제 매니저에게 저에 대해서 뭐라고 말할지 몰라 confrontation을 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매니저한테 PO가 이메일 검사한다 이런 건 즉시 말했고 그 후로 PO가 그만 두긴 했지만

그냥 '행동' 하나가 멈춘거지 마이크로 매니징하고 권위적인 PO가 바뀐건 아니죠

매니저가 PO가 뭘 하는지 잘 아는게 아니니 매니저가 PO가 어떤지 잘 모를거라고 생각하고요

 

 

회사 생활 하루하루 너무 스트레스받습니다

 

처음에는 PO 맘에 들고자 오버워크했는데

최근에는 그냥 회사 일은 대충하고 그냥 맘 편하게 자기개발이나 하면서 올해 내로 이직하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1번 팀내에 사수가 될만한 사람이나 제 일을 이해하는 매니저가 없는건 제가 바꿀 수 없는거고

2번 PO 성격을 제가 바꿀 수도 없으니 그냥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했죠

 

처음에는 매니저한테 얘기도 해보고 했는데 어떻게 현재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까 노력했는데

그냥 이 상황을 제가 바꿀 수 없는거 같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원래 모든 일이든 열심히 하는 성격이라 회사 일을 대충하기 쉽지 않고

PO가 blame/지적질을 그냥 흘려 들을 정도로 넓은 마음을 갖고 있지도 않아 하루하루 일하는 시간이 괴롭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해야될까요? 매니저한테 제 상황을 한번 말해보는게 나을까요?

 

1번 문제는 매니저가 도와주려고 해줘봤는데 솔직히 도움이 별로 안 됐고 (매니저가 clueless하니 영 도와줄수가 없습니다)

2번 문제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괜히 매니저한테 말 꺼냈다가 이때까지 속상한 마음이 북받혀와서 제가 PO를 personal attack하는 식으로 진행될까봐 무서워서 말을 못 꺼냈습니다

제가 미숙해서 어떤 식으로 diplomatic하게 접근해야 될지 모르겠고 솔직히 제가 말한다고 뭐가 바뀔까 싶습니다.

가제는 게편이라고 매니저가 PO편을 들거 같아요....

 

그냥 뭐 해보겠다고 애쓰니 신경 끊는게 제 정신 건강에 나은지

그래도 억울하니 제 자신을 advocate하기 위해서 매니저한테 말이라도 해보는게 좋은지

말이라도 해본다면 이 문제들에 대해서 매니저와 어떻게 diplomatic하면서도 productive한 대화를 할 수 있을까요

제가 한이 맺힌게 많아 이때까지 겪은 문제들에 대해 성숙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ㅠ......

 

이 외에도.. 쪼꼬미에게 하실 조언 있으시다면 달게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