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모처럼 아침 일찍 학교에 가려고 나선 1호
중학교로 옮기면서 등교 시간이 빨라져 혼자 가는 것도 낯설 테고
무엇보다 지금껏 온라인 수업으로 대신하다 처음 가는 중학교 건물이 낯설 듯
대수롭지 않게 타박타박 건물로 향하는 발걸음이 내겐 위로가
1호가 등교를 마치고 나서 집을 나서는 2, 3호
길잡이 하던 형 대신 꼼꼼하게 둘이 왼쪽 한번 둘러 보고
오른쪽 둘러보고 걷는 찻길
큰길에 다다르자 앞으로 튀어 가는 3호
먼저 달려가 신호등 버튼을 먼저 눌러 버리는 3호
건널목을 지켜주시던 할아버지가 안 계셔 혹시나 하는 걱정.
오전 오후 2부제 단축 수업으로 한산한 학교
얼추 1년 만의 등교를 바라보니 드는 착잡함
학교 데려다주고 오는 길. 그새 떠 길 녹이는 해.
학교 간지 3시간이 채 안돼 집에 온 1호. 손가락 펴 오늘은 3교시만 했다고.
초등학생보다 일찍 온 중학생 1호를 데리고 2, 3호 마중
조금 늦게 도착, 앞질러 가는 2, 3호를 따라가
불러 세워 모처럼 다니던 학교 길에서 뭉친 1, 2, 3호
가는 길, 하던 수다를 이어가는 2, 3호
궁금해 물으니 3호가 '이야기 3개' 공짜로 들려준다기에 듣는다는 2호.
엉터리 창작물을 공짜에라도 파는 재주가 용하다며 웃는 사이 1호도 구매한 듯.
집에 도착 가방 여니 셋 다 두고 온 급식. 내키는 대로 준비한 사발면에 코코아.
내일은 급식 꼭 챙겨오길 당부하지만, 사발면이 더 좋다는 아이들 때문에 불안감이.
점심 먹고 숙제한다고 앉은 아이들. 뭔가 안풀리는지 고민하는 3호
숙제가 책읽기 라며 신나 엎어진 2호
중학교는 수업 반, 숙제 반이라는 데 웃는 거 보니 그렇지도 않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