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저드 경고 (Blizzard Warning) -4일차

폭풍 2021.01.27 10:50:50

여기 캘리포니아 시에라 일대에 Blizzard Warning이 오늘(1/26 화요일) 밤 10PM부터 금요일(1/29)까지 무려 4일간에 걸쳐 내렸습니다.

지난 금요일(1/22)부터 오늘까지도 매일 눈이 내렸는데, 7000feet이상 지대에는 6feet까지 눈이 더 올수 있고, 100MPH까지의 강풍이 불것으로 예상됩니다.

셀폰을 충전시키고, 비상연료를 챙기라는 메시지들이 돌아다닙니다.

우리집은 가스가 안들어와서 전기로만 난방을 하는데, 전기가 나가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리 생각해 둡니다.

이미 강풍이 시작되어서 위윙하는 소리가 휘몰아칩니다. 오늘밤 잠을 못 잘것같은 예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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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일(1/27).

첫날밤은 이상 없이 지나가서 전기도 잘 들어오고, 인터넷도 잘 됩니다. 여기저기 캘리포니아 일대에 정전이 많이 되었습니다.

제가 있는 곳은 해발 6200feet 정도 되는 데, 밤에 1foot, 낮에 1foot정도해서 2feet정도 눈이 왔습니다. 지난 24시간 동안 끊임없이 계속 눈이왔습니다.

여전히 우-웅, 위-윙 하는 바람 소리가 어두운 밤속을 울리고 있습니다.

거의 같은 앵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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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요일 (1/28)

아침에 일어나니 다행히 전기도 잘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라지 문을 열어본 순간, 정말 한심한 기분이 듭니다. 밖에 주차되어 있던 미니 밴이 안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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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하루동안 약 1미터정도 눈이 와 버렸습니다, 멀리 보이는 눈덩이가 우리차 인 것 같습니다. 사이드 미러만 조금 보입니다.

열심히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 차를 뺄수 있을지. 곧 주차장 눈 치우는 트럭이 오기때문에 차를 빼주어야 합니다.

차문으로 가는 길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눈을 치울곳이 없으므로 눈을 다져서 길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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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주위를 돌아가면서 눈을 다 치우는게 정석인데, 일단 차문을 열수 있도록 차 운전석 옆의 눈을 치우고 운전석의 앞유리만 조금 치웁니다.

그 다음, 차를 뒤로 뺄 수 있게 차뒤의 눈을 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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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뒤의 눈을 치우고 있는데, 마침 눈 치우는 트럭이 옵니다. 덕분에 쉽게 치웠습니다.

차 바퀴 부근의 눈을 차 바퀴 앞뒤로 다져서 집어 넣고 직접 빼기를 시도합니다. 몇번 앞뒤로 왔다 갔다를 반복하다가 빠져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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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뒤에 보이는 레인지 로버는 저보다 30분전부터 차 뺄려고 눈치우고 있었는데, 제가 먼저 성공합니다. 미니밴 대단해요.

레인지 로버 주인 아주머니가 기념사진 찍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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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하죠? 이렇게 매일 아침 삽질하고 살아야 합니다.

바람은 이제 좀 덜 부는데, 눈은 하루종일 계속 오고 있습니다. 내일 아침에 이짓을 또 해야겠지요?

 

--- 금요일 (1/29)

드디어 Blizzrd warning이 해제되었습니다. 간밤에 바람소리도 거의 안났구요.

지난 하루동안 눈은 약 50cm정도 온것 같습니다. 아침에는 눈발이 가늘어졌고 파란 하늘도 조금씩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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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마찬가지로 운전석 문쪽으로 길을 만들고, 운전석쪽 유리와 차 뒤의 눈만 치우고 차를 빼냅니다.

 

눈치우는 트럭이 일을 끝낸다음에 다시 차를 주차시킵니다. 눈은 정말 바닦을 박박 긁어서 잘 치웁니다.

오늘은 차 지붕의 눈을 남겨서 "모학"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애들한테 보여주려구요, 옆집 아줌마가 보고 재밌다고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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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간 한 2미터정도 눈이 왔습니다. 이웃들이 모두들 뉴스의 적설량보다 많이 왔다고 말합니다. 아마 집 위치가 아주 뾰족한 산 사이의 계곡이라서 눈이 많이 불려와 그렇게 된것 같습니다.

 

뒤에보이는 산은 약 8200feet의 뾰족한 산입니다. 트램이 타고 올라가는 선이 보입니다. (아시겠지만 Squaw Valley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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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3일간의 큰 Blizzard/Storm이 잘 지나갔습니다. 이곳을 지나는 유일한 freeway i-80도 어제부터 오늘까지 close되었구요.

내일부터는 좀 탄다하는 스키인구는 모두들 몰려오겠지요. 저도 오늘 오후에 꽤 즐겁게 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