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빨라졌을 뿐인데 마음은 급해져 눈밭을 통통
코로나사태로 조정된 등교 시간 덕분에 셋이 함께 나선 길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인지 등굣길엔 1, 2, 3호 셋만
발자국 남기며 가다가
초중교 갈림길에서 틀어선 1호
잠시 서 작별 인사를 하는 아이들
분리된 1호 없이 다시 길 나서는 2, 3호 둘이서
둘로 줄어든 발자국을 꾹꾹 찍으며 앞으로.
딱 1년 전 등굣길. 마스크 없는 아이들 얼굴이 낯설 지경.
선생님들 백신 접종으로 온라인 수업을 하는 날.
컴퓨터 켜고 등록된 지시대로 착착 수업을 진행해가는 아이들.
컴퓨터 덮은 3호에게 수업 안하냐고 물어보니
'밸렌타인 카드 만들기' 미술 수업 하는 거라고.
학교는 가지만 과외 활동은 온라인으로
내겐 여전히 낯선 온라인 모임이건만 개의치 않는 3호
점심과 저녁 사이 '코코아 타임'
대화를 빙자해 급식으로 받아오는 우유 처리
가끔은 포켓몬 잡으러 출동
열기가 이전 같진 않지만 시작하면 몰두하는 아이들
오전 수업만 하는데다 방과 후 활동도 뚝 끊겨 늘어난 게임시간
정리한다고 늘어놓곤 게임을 시작한 2, 3호
갑자기 웃는 2호를 보니 좋은 일이 생긴 듯.
거꾸로 3호는 수갑을 차고
게임이 불리하게 흐르는데도 재밌는 듯
게임하는 2, 3호 뒤로 엎드린 1호
2, 3호와 따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1호.
자신 있게 말을 옮기는 3호, 그렇지만 결국 2호의 승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