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방학 첫날, 늦잠 못 자고 일어나 타이까지 매고 과일 다듬는 1호
부스스한 얼굴로 청소하는 3호
심각한 2호는 간단하기 그지없는 지방 오리기
일 나간 처를 두고 휴일로 미룰까 하다 치르기로 하고 차린 음식
과일로 한 상 차려 대충 꾸민 차례상에 지방을 붙여 마무리하고
점검 차 세운 아이들, 칼라가 겹친다며 바깥 셔츠를 안쪽으로 넣은 3호에 한번 웃고
"오냐, 인사 잘한다!" 큰 절 연습을 끝으로 차례 시작.
"할아버지 오셨다. 문 열어 드려!"하자 1호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아버지, 한국에서 미국까지 오시게 해서 죄송한 마음
아들 손주들 술잔 받으시고 잘 먹었다 하시며 사잣밥도 꼭 챙겨주라고 하신 아버지.
3호가 태어난 후 시작한 명절 차례. (그해 차례 사진 유실로 대체한 3호 첫돌 사진)
차례상 물려받은 식사. 한 해 두번(?) 먹는 푸짐한 아침상.
식사에 설거지 마쳤는데 10시 반. 처 없으니 대충대충 빨리빨리.
먹고 놀고 이어 3개월 자리 지킨 크리스마스트리를 철거하면서 새해맞이
토퍼부터 걷어 내려오는 1호와 바닥에서부터 걷어내는 2, 3호
역시나 장식물 드문드문 보면서 멈춰지는 철거
끝으로 칭칭 감았던 전구를 풀어내는 1호가
트리를 따라 도는 사이 자리 깔고 노닥거리기 시작한 2, 3호
달았던 장식물 내리면서 또 통 안에 든 장식물 꺼내면서 조잘조잘.
트리를 다 접어 넣은 1호도 노닥거리는 자리에 합류.
"이거 내가 만든 건가?" 종잇조각 하나 집어 든 3호
제 어린 시절(?) 인형 만들고 모자까지 만들었던 제 솜씨가 신기한 듯
"다 했네!" 놀이가 된 트리 철거 끝에 기념사진.
먹고 남은 오렌지 껍질 마저 얼음 넣어 갈아 흘려보내고
얼음 넣은 커피를 들이켜선가, 밀려드는 시원함, 개운함. 뿌듯함도 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