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비 아깝다고 잡지사에 들고갔던 여행기
1년 모은 '알바비' 탈탈 털어 택한 첫 해외여행지, 영국.
런던에 도착해 크고 작은 미술 전시장을 훑고
여행지를 옮길 때마다 빼지 않고 방문했던 전시장.
잉글랜드 건너 스코틀랜드로 옮겨서도 빼지 않고 찾았던 미술관 기행.
기억 살린 테이트 갤러리(Tate Gallery)의 대리석 '키스'. 청동과 다른 로댕의 손길이 느껴지는 듯했던.
막상 기억에 남은 건 전시장 밖 작품들. 작가 이름도 없이 에든버러(Edinburgh) 공원에 있던 석조는 우리 문인석을 닮았다 싶었고.
런던 하이게이트 묘지(Highgate Cemetery), 묘비 위 얹혀진 마르크스 두상은 광화문 이순신 장군상 같은 육중함이.
아마도 이 여행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다면 스톤헨지(Stonehenge) 일 듯
내친김에 푼 가방. 줄이고 줄여 모아 지닌 여행 기념품
차곡차곡 접어 챙겨온 쇼핑백. 그사이 살짝 바뀐 책방 이름. (없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야!)
색색의 종이 인쇄된 성인 광고물은
공중전화 부스에 다닥다닥 붙어 있던 것들. 첫 해외여행에 가졌던 문화충격.
전화 카드를 보니 새삼 많이 변한 통신 문화을 실감.
마지막 부친 엽서는 나보다 한국에 늦게 도착했던 기억에 우표를 보니 웃음도.
쓰고 남은 우표와 함께 있던 2펜스짜리 동전.
유스호스텔 수첩에 찍힌 도장도
이제보니 고스란히 남은 여행의 흔적
비상금으로 챙겨갔던 여행자 수표를 남겨 반납해 환급받고 남은 기록지
가방에 휩쓸려 담긴 피렌체 우피치(Uffizi)미술관 입장권은 두번째 해외여행 기념품
그대로 미술관에 걸릴 작품 같았던 티켓의 화폐 단위 '리라'가 지난 세월을.
입장 날짜를 뚫어주고 도장까지 찍어준 자상함(?)을 이젠 기대할 수 없을 듯
작은 가방 큰 추억. 이어지는 회상에 날 새겠다 싶어 닫은 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