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와플 기계를 꺼내 반죽을 만든 아침
가끔 먹어야 맛있는 아빠표 와플로 아이들 입을 속이고
뜬금없이 잔치국수가 먹고 싶다는 처가 만든 점심
다섯개 맞춰 산 그릇 중 하나 깨먹어 내건 세숫대야만 한 그릇으로 대체.
국수 두고 밥 먹겠다는 3호가 참치 캔 꺼내 들자 쏠리는 1, 2호의 눈
점심 먹고 쉥예네서 '티 파티', 중국에서 일하다 코로나사태로 억류되다 시피하다 1년 만에 귀국한 장유
비행기 여섯번 타고 가져온 다양한 차들을 맛보고 선물 받고
대학 간 딸내미가 입양한 '먼치'. 반대했지만 이젠 개학해도 두고 가라는 쉥에와 장유
차 맛 보다가 잠시 방을 옮겨 쉥예가 모은 찻잔과 주전자 구경
재료도 만든 때도, 이력도 달라 얽힌 이야기 듣는 재미도 쏠쏠
예쁘다 봐주던 처가 대뜸, "내 연필들 보면 내가 했던 표정을 지워줘야 한다"며 다짐을 받고
이어진 차 시음. 다른 나라에서 와서 만나 지낸 지 10년을 넘기며 자매 같아진 처와 쉥예.
"저녁은 서서 먹는다!"
아이들에겐 서서 먹으면 맛있다고, 그래서 한국엔 그런 식당도 있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은 바로 구워는 먹고는 싶고, 나가긴 귀찮고 창문 열고 후드 켠 부엌에 모여 연기를 처리하려고
난생처음 집에서 서서 먹게 된 저녁. 정말로 맛있다고 맞장구를 치는 아이들
"당연히 맛있겠지... 이번에 산 게 얼마짜린데..."
고기 끝, 구색은 맞추자고 사온 육수에 면 삶아 넣고 냉면.
생일인데도 초대는 못하고 나눠 먹겠다고 할만티가 나눠준 케이크로 후식 삼은 아이들
식사 마무리는 역시 믹스커피라며, 또 봉투로 섞어 줘야 한다는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