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혹시 스스로 워크홀릭 아니면 워크홀릭과 같이 일하거나 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루터기 2021.04.03 00:54:20

먼저 저는 워크홀릭은 전혀 아닙니다. 놀러다니길 좋아하고 아님 칼퇴근해서 집에서 빈둥거리길 좋아합니다.

예전 한국에서 직장생활 할땐, 퇴근시간 땡 하면 나가는 사람으로 윗사람 눈총을 많이 받았습니다. 

단지 저는 일이 많은 것에 대해서는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 편입니다. 

그러나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던지 직장내 politics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적응을 못하는 편입니다. (한국 회사를 퇴사한 주 원인)

 

미국에서의 직장 생활은 한국에 비해 훨씬 스트레스가 적은 편이었습니다. 현 직장으로 오기 전까지는...

여기서 제가 단순히 일이 많은것에 대해서도 스트레스를 받는구나를 깨닫게 됩니다.

연방연구소 공무원 신분들인데 왜 이리 워크홀릭들이 많은지... 약간 nerd 과에 속하는...

일 좀 한다는 사람은 보통 프로젝트를 5-6개씩 가지고 삽니다. 그 사람들 아웃룩 달력을 보면 빈칸이 없이 빽빽합니다. 다들 매년 휴가 다 못쓰고 use or lose 를 고민하고,  휴가 간다고 해놓고 회의때 전화로 참석하고 이메일 바로바로 답변옵니다.

그런 류의 사람들한테 프로젝트 같이 엮이다 보니 어느새 저도 멤버로 참여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2개 그리고 PI로 맡고 있는 프로젝트 2개 (위에서 연구 proposal 내라고 적극 권장? 하는 바람에) 
이러다 보니 저도 주말에 일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재택근무지만 밤 늦게까지 근무하는 날이 많아지고, 휴가를 쓰지도 못하고..
예전 직장에서는 퇴근 후 소파에서 빈둥거리며 한국 드라마 예능보거나 넷플릭스 보거나 하는게 일상이었는데.. 일이 걸린게 있으니 이젠 뭐를 봐도 재미가 없고 특히 주말이 주말같지 않고 (이상하게 월요일 화요일에 미팅이 많이 잡혀 있어서 신경이 쓰여서), 체력도 딸리고,
와이프도 첨엔 일 많은게 없는거 보단 낫다고 하다가 요즘은 사람 잡겠다고...

근데 연구소내에 많은 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그 사람들을 보면 나이에 관계없이 언행과 눈에서 느껴지는 그 열정이 참 대단하다 싶고 (나 한텐 없는), 이런 사람들이 있는 한 미국 과학기술 발전은 문제 없겠다 싶지만.. 
정작 평범한 능력과 열정을 가진 저는 죽을 맛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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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e date이 자정까지인 보고서를 쓰다보니 새벽 1시, 어쩃든 이메일로 보냈더니, 보스가 새벽 2시반에 피드백을 보내왔습니다. 내가 미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