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도 7월부터 정상화를 한다고 하고 슬슬 여행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은 요즘입니다. 이 기회에 묶혀두었던 홍콩 공항 환승 썰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사건은 지난 2020년 11월로 돌아갑니다. 제가 미국=>홍콩 공항을 경유하면서 환승구로 가던 중 Security Check에서 제 가방에 있던 Pepper Spray가 발견됩니다. 가방에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잊어버리고 있던 터라, 검사관에게 금지 물품이면 버려도 괜찮다고 얘기했습니다. 이렇게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홍콩 경찰(공항 경찰X)을 불러야 한다며 잠시 앉아있으라고 합니다. 20분 후쯤 경찰 둘이 오고, 제게 어디서 산 건지 왜 가져왔는지 이것 저것 물어봅니다. (와이프가 이베이에서 8불 주고 구입…). 스프레이 사이즈를 몇 번이나 재면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제 인적사항을 자세히 물어봅니다. 마지막으로 “seizure of firearms and ammunition(총기 및 탄약 압수)”에 사인을 하라고 합니다.
다음은 저와 검사관, 경찰관들과의 문답입니다.
Q) 미국에서 출국할 때 문제가 없었고, 항공사에서 별도로 알려준 것도 없다. 내가 이게 금지 물품인지 어떻게 아느냐?
A) 미국에서는 합법인 걸 알고 있다, 하지만 홍콩에선 불법이다.
Q) 홍콩 공항에서 환승만 하는 거지 홍콩 땅을 밟은 것도 아닌데 왜 홍콩법을 적용하고 경찰을 만나야 하나?
A) 여기 룰이 그렇다…
Q) 물도 Security Check에서 걸리면 버리면 되는 것처럼, 그냥 버리면 안되는 것인지?
A) 미안하지만 경찰을 불러서 압수를 해야 한다.
Q) 이번에 걸린 것이 홍콩 입국시에 문제가 될 것인가?
A) 이번에는 경고장을 줄 것이고, 똑같은 일이 생기면 입국이 제한된다. 지인들에게 이거 가져오면 안된다고 미리 알려줘라
Q) 중국법이냐 홍콩법이냐
A) 홍콩법이다.
너무 지체하면 환승에 문제가 생길까 싶어 울며 겨자먹기로 form에 사인을 했지만, 그 당시에는 찜찜한 마음이 남더군요.. 저랑 같은 경험을 한 독일 여행블로거도 있네요ㅎ
https://www.be-sparkling.com/en/what-happens-when-you-bring-pepper-spray-to-hk/
혹시 홍콩 공항을 경유하게 되시면 금지 물품을 한 번 체크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