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한국을 떠나온지 20년이 되는 날입니다

bn 2021.07.11 11:17:54

물론 중간에 한국에서 병역을 이행하던 때도 있었지만 처음 유학 나온 시점을 기준으로 오늘이 20년 되는 날입니다. 

 

매우 오래전이지만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걸 보니 어린 저에게는 임팩트 있던 기억이었긴 한가 봅니다. 

 

 9/11 테러 터지기 딱 두달 전 20년전 7/11. 지금은 델타로 흡수 합병된 노스웨스트 항공, 일본 나리타, 미네아폴리스 투 스탑으로 네 가족이 옹기종기 가운데 자리에 모여서 타고 갔었습니다. 실제로 해외로 가는 구나 생각이 들었던 건 나리타 공항에서 잠깐 내렸다가 다시 타고 한국어 방송이 끊기던 시점. 아 정말 가는구나. 그당시 저는 비행기 멀미를 심하게 했었습니다. 결국 미네아폴리스 도착 직전에 거하게 토를 하고 (승객 여러분 매우 죄송함다...) 반 시체상태가 되서 그때부터는 짐짝 처럼 질질 끌려갔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도착은 토론토 공항 3 터미널 입국장 A. 아마 A가 미국에서 오는 비행기가 오는 게이트였던 것 같습니다. 마중 나오신 분은 친할머니의 사촌동생분인데 마침 게이트 C에 대한항공 직항이 들어와서 그쪽으로 가셔서 서로 못 찾고 헤매다가 겨우 연락이 되서 만났던 기억도 있네요 (Rogers는 그당시에도 잘 안터지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저희 집의 캐나다 이민 계획은 친척들의 반대로 무산되었고 부모님 중 한분은 돌아가시고 저희 형제는 미국/캐나다로 찢어지게 되어서 4명이서 비행기 탈 기회는 영영 없어졌습니다. 대신 배우자를 만나 딸 하나와 고양이 두마리를 모시고 살고 있어요 (고양이 코고는 소리 좀 안나게 하라). 최근에 유학시작 때부터 시작된 렌트인생을 드디어 청산하고 빚쟁이집주인이 되기도 했고요. 

 

여러분이 처음 외국에 나온 날 기억 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