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단장한 낯선 새 길이 시원해 따라가다 보니
옛 고려병원이. 낯선 그 길은 좁고 어수선했던, 알던 길
길에 서서 변화에 놀라고 놀라다 병원 맞은편 낯선 한옥 따라 들어가니
문 열고 기다린 듯 깨끗이 단장한 한옥이
쉴 겸 볼 겸 처가 집안을 둘러보는 사이 따라간 3호
구경 마치고도 마루에 앉아 나오기 싫던 집
줄지어 있던 한옥 몇 채 지나있던 공터의 그네에 타고 내려
돌아보니 잘 가꾼 마을. '돈의문박물관마을'이라고
마을 구경하기로 마음먹고 먼저 들른 '돈의문역사관'
근현대 돈의문 역사를 보여주는 그림 앞에 서자 누구랄 것도 없이 그림자놀이를 하는 1, 2, 3호
모형이며 그림을 구경하다가도 불나방처럼 프로젝터만 보면 달려들고
역사관 나올 즈음 발견한 옛 화장실 모형에 앉은 1호
화장실 뒤 여인은 "빨간 종이 줄까? 하얀 종이 줄까?"하는 그 분인지.
옛 화장실이라고 하니, 애써 힘주며 인상까지 쓰던 3호
역사관 지나 본격적으로 마을 집 구경 나선 1, 2, 3호가 좁은 옛 계단을 올라
들어간 작은 방. 소파 방정환 선생님 기념 방
소파에게 남긴 많은 메모에 더해 3호가 남기고 온 공짜 공작물.
마을 구석 자잘한 옛 물건을 박재한 작품들
다니며 본 옛 물건들. 어릴적 볼 때마다 무서웠는데 집마다 다 있던 못난이 인형이며...
발끝 세워 두드리면 준환이가 드르륵거리며 고개를 내밀 것 같은 창문도
코로나사태가 아니었으면 영화를 틀었을 옛 극장에 들러
기념사진만 찍고
극장 앞 리어카 목마에 올라타려다 돌아서는 2호와 작은 키가 신난 3호
오락실 입구 '두더지 잡기' 지금 해보니 오락이 아니라 운동이었던.
본격적인 전자오락. 처와 1호는 1942, 2호는 너구리, 3호는 갤러그.
중학교 다니던 내 사진을 봐서 익숙하다며 교복 체험한 1호
마을 구경 끝 이발소. 늘 있던 태극기가 신기했는데 이곳도 역시나.
손목 관람권을 풀기 직전, 다들 재밌는 구경이었다지만,
내가 처음으로 매생이를 먹었던 가게며 종종 걷던 동네가 사진으로 들어가고
더불어 내 추억도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게 되었다 싶어 드는 허탈감이,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