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달에 JFK를 통해 미국에 입국하면서 글로벌 엔트리 Enrollment on Arrival(이하 EoA) 인터뷰를 받았습니다. EoA 인터뷰에 관해 일반적인 정보들은 구글링으로 꽤 찾을 수 있는데, JFK에서 EoA 인터뷰를 진행한 후기는 찾아보기 어려워서 간단하게나마 제 경험을 남겨 볼까 합니다. 참고로 저는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 보유자이고, 글로벌 엔트리 신청 역시 한국에서 하이코리아를 통해 진행하여 조건부 승인(Conditionally Approved)까지 받은 상황에서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JFK까지는 대한항공을 탑승했는데, CBP 웹 사이트 안내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도착하는 터미널 1의 경우 EoA 인터뷰 장소가 "Adjacent to Booth #1"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심사대로 이동하는 통로에도 EoA 인터뷰 장소에 관해서는 별다른 안내 표식이 없습니다. 결국 입국심사장에 도착하여 승객들을 정리하는 직원에게 EoA 인터뷰는 어디서 받을 수 있는지 물어 보자, 다른 승객들과 같이 입국심사를 받으면서 심사관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면 된다고 합니다. 입국심사를 기다리는 줄을 서면서 보니까 1번 심사대 쪽 라인에 "EoA 인터뷰" 안내 푯말이 설치되어 있던데, 아마 입국심사장이 붐비는 경우에는 해당 라인을 EoA 인터뷰를 위한 별도 라인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나 봅니다. 아무튼 제가 입국할 당시에는 안내 푯말이 뒤집어져 있는 등 EoA 인터뷰 라인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직원의 말에 따라 입국심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려 심사관을 대면했습니다. 심사관에게 EoA 인터뷰를 받고 싶다고 말하자, 알겠다고 하면서도 우선은 통상적인 입국심사와 마찬가지로 방문 목적, 기간, 행선지 등을 확인한 후 여권에 입국 도장을 찍어 줍니다. "이걸로 인터뷰가 끝인가?" 싶었는데, 심사관이 자기를 따라오라고 하더니 입국심사장 끝에 있는 세컨더리 룸으로 데리고 가네요;; CBP 웹 사이트 안내에서 말한 "Adjacent to Booth #1"이란 바로 세컨더리 룸을 말한 건가 싶기도 합니다.
심사관이 세컨더리 룸에서 무언가를 확인해 보더니 "인터뷰를 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정확히 알 수 없고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수도 있는데 괜찮겠냐?"고 물어 봅니다. 다행히 일정상 특별한 문제는 없어서 괜찮다고 답한 후 한 쪽 의자에 앉아서 얌전히 기다립니다. 입국에 문제가 있어서 온 게 아니라 글로벌 엔트리 인터뷰 대기를 위해 오기는 했지만, 세컨더리 룸은 그 자체로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공간이더군요. 마음대로 휴대폰을 사용할 수도 없으니, 그저 멍하니 제 이름이 불리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이제나 저제나 제 이름이 불릴까 기다리는데, 제 뒤에 들어온 많은 사람들까지 먼저 심사를 마치고 나갈 때까지 1시간이 넘도록 제 이름이 불리우는 일은 없었습니다ㅜㅜ 슬슬 조바심과 짜증이 치밀어오르려는 순간, 세컨더리 룸 밖에서 한 심사관이 들어와 드디어 제 이름을 부르더니 따라오라고 하네요. 알고 보니 글로벌 엔트리 인터뷰를 세컨더리 룸에서 진행하는 것은 아니고, 입국심사장이 어느 정도 정리되기를 기다려 EoA 인터뷰 대상자들을 심사대에 한데 모아 인터뷰를 진행하는 식입니다. 결국 동시간대 도착 승객들 중 거의 마지막으로 입국 수속을 마치게 되는 셈이네요.
그래도 인터뷰 자체는 이름과 생일 외에 미국에 얼마나 자주 오는지 정도만 물어본 다음 지문을 날인하고 사진을 촬영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이후 주의사항 등에 관해 설명을 듣고 KTN을 받아서 입국장으로 나왔습니다(나중에 보니 KTN은 글로벌 엔트리 신청 시 발급받았던 Pass ID랑 똑같더군요). 참고로 JFK에서도 한국에서 발급받은 COVID-19 음성 결과지는 아무도 확인하지 않네요.
아무튼 정리하자면, "JFK 터미널 1에서 EoA 인터뷰를 받는 경우 통상적인 입국심사보다 훨씬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입니다. 혹시라도 JFK 터미널 1에서 EoA 인터뷰 계획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맺습니다. 모쪼록 건강들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