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교통사고 - 저는 직진, 상대방이 후진해서 그대로 박았어요. 향후 주의할 점이 있을까요?

꼬작꼬작 2021.10.04 05:10:15

지난 글에 좋은 조언을 해주신 많은 마모님들, 진심으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오늘 보험사로부터 의미있는 업데이트가 생겨 그동안의 처리과정과 함께 글에 남기려고 합니다. 

 

 

우선, 상대방도 보험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따라서 가장 걱정이었던 수리비용의 디덕터블은 내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다만, 걱정했던대로 상대방 쪽에서 제 차가 자신의 차에 부딪혔다고 진술해서, 그 쪽 보험에서 보상을 거부한 상황입니다. Word vs. word라고 표현하던데, 제 보험사도 인정할 수 없다고 답신했다고 하구요. 이건 시간이 지나 investigation이 마무리되어야 결론이 날 문제일 거 같습니다. 

 

차량은 다음 주 화요일에 수리 센터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견적만 먼저 받았는데 3천달러가량 나왔습니다. 시간은 5-10일 소요될 것이구요. 

 

차가 수리되는동안 렌트는 enterprise 혹은 Hertz에서 고를 수 있다고 합니다. 견적을 비교해보고 싶어서 둘 다 요청하려구요. 상대방 과실이 100일 경우에 그 쪽에서 렌트까지 커버해줄텐데, 혹시나 100이 아니라고 나오면 제 돈으로 내야할 거 같아서 (ㅠㅠ) 조심스럽네요. 

 

참, 몸은 사고 후부터 지금까지 아무데도 아프지 않습니다. 차도 운전 가능한 상태라 지난 주말에는 캠핑까지 다녀왔구요. 그 와중에 이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보험사가 이길 수 있도록 다시 찬찬히 진술해 이메일을 보내려고 합니다. 모쪼록 마모님들 모두 이런 사고가 없기를 바랍니다. 비용 처리까지 마무리가 되면 최종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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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모님들, 항상 좋은 정보와 소식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어제 생애 처음으로 사고가 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할지 조언해주실 수 있나해서 글을 남깁니다. 

 

처음 사고이고 마모에 자세히 털어놓으면 저도 안정이 될 거 같아 글이 길어질 것 같은데, 읽어주시는 분께 감사드립니다. 

 

지역은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입니다. 

 

 

1. 사고 상황

 

저는 직진 중이었는데, 주택가라 항상 천천히 다니는 길이어서 15마일정도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른쪽에서, 자기 집 앞 드라이브웨이로부터 엄청난 속도로 흰색 픽업트럭이 후진으로 나타났어요. 너무 빨리 차를 빼길래 예감이 좋지 않아, 보자마자 저는 정지하면서 동시에 경적을 울렸습니다. 우회전하며 그대로와서 갖다 박았고, 박은 상황에 저는 완전히 정지해있었어요. 

 

상대방 오른쪽 범퍼 코너가 제 차의 왼쪽 (운전자) 범퍼와 본네트의 중간 정도를 박아서, 범퍼와 본네트는 찌그러지고 헤드라이트에도 스크래치가 많이 생겼습니다. 

 

 

 

2. 사고 후 상황

 

그런데 상대 운전자가 내려서 화를 마구 내더니 (너희는 직진 중이었는데 왜 나를 못 봤냐, 너희 탓이다, 경적 울렸다고하니 나는 듣지도 못했다고 소리를 질렀어요)

 

차를 바로 움직여서 원래 자기가 나온 자리로 빼고, 저희한테도 차를 빼라고 하더라구요. 처음 난 사고라 어리버리하게 그 자리 사진이나 비디오를 찍지 않고 다른 차에 방해가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오른쪽에 차를 댔습니다. 

 

차에서 내리는데 맞은편 이웃분께서 오셔서 '내가 경적 소리를 들었고 너희는 직진 중이었으니 저쪽 탓이다'라고 하셔서, 제가 공손하게 '혹시나 도움이 필요할 때 연락을 드려도 되겠느냐'고 여쭤봤더니 나는 보지는 못했고 듣기만 했다고 하셨고 연락처는 주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상대방에게 보험 인포를 달라고하니 그 집 온 가족이 출동해서 '보험 정보 주는건 우리 잘못을 인정하는건데 우리는 그렇게 못하겠다. 너희 탓이다'라고 말하더라구요. 경찰 부르라고 큰 소리 치고.. 그리고 사고난 위치에 대해서도 집 바로 앞이라면서, 나오고 있는 자신을 제가 친 것처럼 몰아가려고 했어요. 저희는 당연히 퍼블릭 도로 한 가운데에서 사고가 났다고 말했고요.

 

이렇게 언쟁을 하다 경찰한테 전화햇습니다. 경찰에서는 다친 사람 있는지, 교통 상황을 막고있는지 물어보고 없다고하니 그럼 경찰이 출동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데 상대방에서 보험 정보를 주지 않는다고 우기는 상황인데, 어떻게 해야하냐'고 하니 바꿔달라고 하더라구요. 

 

폰 내밀어도 끝까지 안 받는다고, 내가 왜 통화하냐고, 이리로 데리고오라고 소리지르는데 그대로 얘기하니 경찰은 스피커폰으로 들을수만 있게 하라고했고, 보험 정보 제공이 니가 잘못인걸 인정하는 의미가 아니다. 이렇게 설명하니까 그제서야 미적미적 정보를 줬습니다. (그 와중에도 이런 일에 출동도 안 할거면 경찰 너네가 하는 일이 뭐냐고 빈정거리고.. 저한테 소리지르는거 봐서 다치지 않은게 뻔한데도 나한테는 물어보지도 않고 부상자 없다고 했다고 시비를 걸더군요.) 

 

근데 받은 정보 보니 보험 만료일이 작년 (2020년) 12월입니다. 무보험자라 큰 소리쳐서 제가 클레임 안 하면 그냥 넘어가길 바랬던건지 뭔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서류가 최신이 아닐수도 있겠고요.. 연락처도 같이 받았습니다. 

 

 

 

3. 보험사 AAA에 클레임

 

인포를 주고받고 나니 어쩐지 갑자기 얌전해졌습니다. 그 집 아빠가 담배를 뻑뻑 피우다가 '그런데 저 차의 왼쪽을 박았네.'라고 말했어요. 그제서야 '아, 저게 상대방에 불리한 증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제가 이미 나와있는 차를 박았다면 제 차의 앞과 상대방의 오른쪽 옆구리가 부딪혔어야했는데, 위치가 그게 아니니까요. 너무 크고 빠르게 오른쪽으로 회전한 나머지 제 차의 왼쪽 앞을 박았어요. 

 

상대방 차는 보니 어디를 박았는지 티도 안 나게 생긴 것이 억울했습니다.. 오른쪽 뒤 맞지? 했더니 맞다고 해서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었는데 어딘지도 모르겠어요. 

 

그 쪽에서는 제 차에 와서 보는데, 원래 있던 스크래치 (기둥에 긁은 것..)에 대해 물어보길래, 그건 차의 완전 왼쪽이라 박은 곳과 위치가 달라서 '이건 원래 있던거다 하지만 범퍼는 박았을 때 튀어나온거고 헤드라이트도 어차피 갈아야한다.' 고 정직하게 얘기해줬습니다. 

 

제 보험사에 연결되어서 설명하니 이쪽 정보와 저쪽 정보 (번호판, 보험사: 가이코, policy 번호 등)를 달라고했어요. 월요일에 연락갈 거라구요. 

 

 

 

 

여기까지가 현재까지의 상황입니다. 제가 걸리는 것/ 궁금한 것은요.

 

1. 현장사진이 없는데 괜찮을까요? 상대방이 먼저 사고 상황에서 움직였다고 말할 예정입니다. 

 

2. 저도 그 차도 블랙박스가 없습니다. 확실한 증거는 제 차에 남은 자국 뿐인데 이걸로 충분할지 궁금합니다. 상대방이 워낙 비협조적이었어서, 자기 보험에는 (보험이 있다면..) 다르게 상황을 설명하고 그게 논쟁점이 될까봐 약간 우려가 됩니다. 

 

3. 주변 미국분께 여쭤보니 직진하던 사람이 right-to-way가 있어서 후진하는 차의 백퍼센트 과실로 나올거라고 하십니다. 저도 할 수 있는 모든 것 (멈추기, 경적 울리기)을 했다고 생각하구요. 한국에서는 이런 상황이어도 전방 주의 미비(?)로 과실이 약간이라도 잡힌다던데, 미국은 어떨까요?

 

4. 제 보험사에서 월요일에 연락이 오면, 앞으로 보험사에서 지정해준, 혹은 제가 원하는 바디샵에 가서 차를 고치게 될텐데요. 차를 맡길 때 이런 부분을 잘 봐달라고 해야하는 곳이 있을까요? 위에서 여쭤봤던 미국분께서 말씀하시길 얼라인먼트가 틀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해보라고 하셔서, 이런 부분이 또 있는지, 제가 얘기를 꼭 해야하는건지 궁금합니다. 

 

5. 상대방이 무보험인 경우에도 상대 과실 100퍼센트로 나온다면 제 돈이 들어가는 일은 없겠죠? Uninsured motorist는 가입되어 있습니다. 

 

6. 만약 차가 수리하는 데 오래 걸려 렌트를 해야할 경우는 어떻게 처리해야할까요? car rental은 커버리지를 들어놓지 않았어요. 차를 못 씀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렌트 혹은 우버 등)도 상대방에 청구할 수 있나요? 

 

7. 보험사와 통화할 때는 최대한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할 예정인데, 그럼에도 주의해야할 점이 있을까요? 혹은 이 부분은 반드시 언급해야한다는 중요한 곳이 있을까요? 

 

 

다행히 저도 p2도 다치지않고 잘 끝났고, 상대방이 비이성적으로 흥분해서 소리를 질러댐에도 이성적으로 대처했다는 생각, 상황이 급해지니 어쩐지 영어가 더 잘 나온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까지 제가 제 차를 긁은 적은 있어도 남과 부딪힌 건 처음인데, 부디 별 문제 없이 잘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과 질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