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비 오기 전에 보자며 서둘러 나간 주말
시를 남북으로 가르는 찻길 중앙분리대 북쪽 끝에서 시작한
시내 핼러윈 허수아비 공모전 작품들. 매번 비 내린 뒤 흠 생긴 작품을 보게 돼 서둘렀던 올해.
시 내 개인이나 가족은 물론 단체와 업체, 업소도 참가할 수 있는 연례 핼러윈 행사
여전히 쓸만한 인형의 집을 가져올 때 아이가 울진 않았을까?
아까울 것 없는 고물로 꾸민 폐허에 놓인 허수아비
'유령의 결혼식'을 보고 난 잘 꾸몄다 싶었는데 1, 2, 3호는 물린다고,
드문드문 떨어진 중앙분리대를 건너 건너
셀로판지와 태양광 조명기를 이용하게 독특해 보였던 작품
아이들 셋이 이구동성으로 마음에 들었다는 첫 작품은 학교 선생님들이 만든.
전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보기 반에 걷기도 반
허수아비로 등장한 엘리자베스 여왕, 찰스 황세자와 다이애나비
음식 귀신들의 식사 자리.
3호가 보자마자 마음에 든다는 작품. '딱 자기 닮은 것을 골랐다 싶은'
그러더니 이어 모노폴리 허수아비를 보고선 뭐가 더 좋을지 갈등하는 3호.
작품 구경이 슬쩍슬쩍 남의 집 구경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무서워서가 아니라 천막 천을 이용해 바다를 만든 게 좋아 후한 점수를 줬던 작품
무섭기로 치면 순간 깜짝 놀랐던 길갓집에 매달린 유령 인형이 훨씬 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로. 재치 있게 바꾼 이름이며 제목이 돋보였던.
이 작품 제목도 패러디한 듯. 갸우뚱한 나를 두고 이해했다고 끄덕이는 1호.
처음으로 모두가 '와!'했던 작품. 테이프를 감아 만든 허수아비를 균형 있게 설치된 느낌, 역시나 2등 작품.
괜찮은 작품을 보고 나니 갑자기 시시해진 평범한 허수아비들
그러다 다시 감탄이. 1, 2, 3호가 함께 최종 최고라고 꼽았던 나방은 3등 수상작.
정성과 돈을 많이 들였겠다 싶었지만 나나 아이들 모두 공감하기 힘들었던 1등 수상작.
모양만큼이나 눈길 끈 글들. 대부분 유머를 섞어 재밌게 적은 안내문.
갑자기 다음 작품으로 앞으로 내달리는 1호
반짝이는 것 보고 달렸다는데(불나방이냐?), 그 요란한 천을 쓴 것만으로도 좋다는 1호.
아이들은 좋다고만 했고 나는 최종 최고라도 했던 '트릭 오어 트리(Trick or Tree)'는 시장상 수상 작품
유령이 된 유령 잡은 '고스트버스터즈'
1km를 좀 넘게 걸었을까 싶은 남쪽 마지막 작품을 끝으로. "내년엔 우리도 한번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