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전 금요일. 호박 세 개, 도넛 한 상자 사 들고 찾은 이웃집
해마다 핼러윈이 다가오면 '호박등' 만들자고 모이는 집
제 손으로 깍지 못해 사실상 부모의 일이었던 시절에서 시작해
이제는 호박만 사다주면 알아서들 척척
이젠 함께 모이던 아이들도 다 커서 부모들은 구경하고 사진만
의욕적으로 달려든 3호
뭐 만들지 결정도 하지 않고 만들기 시작한 1호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다는 2호
다 파낸 호박등. 기발하다는 아이디어가 고작 자기 이름 파는 것
시간이 지나도 호박등 만드는 기술은 늘지 않는 듯
만들기 보다 놀고 먹기. 할 일(?) 마치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은 어른들 대로.
핼러윈 당일. 분장도 않고 바구니 하나 집어 들고 집을 나서는 1호와 공룡 3호.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집콕' 핼러윈을 보내고 나서 확 달라진 분위기
1호가 혼자 나가고 3호도 이어 친구들과 함께 '사탕사냥'을 하기로 했다고 오른 차
2호는 사냥을 나눠준다며 친구집에 가니 다섯가족 함께 보낸 핼러윈은 이제 '바이바이'
3호가 기어 다니던 시절 유치원 분위기에 밀려 낯선 핼러윈 분장을 시작한 1, 2호.
그러다 또래 아이들을 키우던 부모들이 모여 핼러윈을 함께 보내기 시작
해마다 핼러윈 사탕사냥을 함께 하며
커가는 아이들을 서로 지켜보던 날
덕분에 이 낯선 명절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던
3년 전에는 분장을 만들어 입겠다고.
분장에 스트레스 많았건만 돌아보니 알뜰하게 분장 옷 '돌려막기'로 잘 보낸 듯
사탕사냥 뒤 내가 부모들끼리 보낸 오붓한 시간이 그리운 만큼 아이들도 그걸 거라 여겼지만
동네를 몰려다니는 중학생들을 보니 부모가 아닌 자신이 선택한 모임으로 옮긴 것이니...
저녁 사탕 주머니 가득 채워 돌아온 1호.
친구 집에서 더 놀고 온 3호는 얻은 사탕을 다 담지 못해 쇼핑백에
각자 흩어져 놀다 집에 모여 사탕을 풀어 헤치고 조촐한 물물교환 시장.
2년 전까지만 해도 함께 제법 크게 열렸던 '핼러윈 사탕 시장'까지 이젠 모두 추억 속으로
가끔 사탕 대신 섞여 모아온 낯선 물건, 올해는 동전이
그래도 "저녁엔 다 모였네!" 하지만 이것도 곧 '바이 바이'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