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국물 요리 레시피 모음

엣셋트라 2021.11.04 19:57:31

쌀쌀한 날씨에 따듯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이 왔습니다.

 

유튜브에서 "간단 레시피"란 제목에 낚여서 들어가 봤더니, 멸치 똥따고 다시마랑 무와 함께 육수를 우리라는 말에 화가 치솟아 오릅니다.

제가 생각하는 "간단 레시피"는 천연 재료를 최대한 공산품으로 대체한 레시피를 뜻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제가 레시피들을 정리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대충 조미료의 조합에 패턴이 보입니다.

정리해보겠습니다...

 

치킨파우더 (아하부장 계란국, 이남자의쿡 계란국)
치킨파우더+간장 (승우아빠 잔치국수)
치킨파우더+액젓 (최현석 게살스프/계란국)
소고기다시다+액젓 (맛연사 어묵탕, 맛연사 잔치국수)
소고기다시다+간장 (썰맨 계란국, 아하부장 떡만두국, 아하부장 칼국수)
소고기다시다+간장+액젓 (썰맨 만두국, 썰맨 어묵탕)
소고기다시다+간장+혼다시 (아하부장 잔치국수, 아하부장 어묵탕)
액젓+간장+혼다시 (자취요리신 어묵탕)
액젓+혼다시 (맛연사 만두국)

 

1인분 물 600ml 전후로 잡으시고, 마늘, 파, 후추는 거의 기본으로 넣으시고,

국수나 건더기를 충분히 넣고 말아먹는 기준으로 1작은술씩 배합하신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액젓+혼다시는 액젓1작은술 혼다시1작은술

어차피 간보고 짜면 물넣고, 싱거우면 소금 더 넣고 입맛에 맞추시면 됩니다.

추가로 양파나 애호박이나 당근을 채썰어 좀 우려내시면 더 맛있어지고,

칼칼한 매운맛 좋아하시면 매운 고추 썰어넣으시면 됩니다.

 

 

이제 좀 보조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그냥 유튜브에서 주워들을 것을 제가 대충 정리한 생각들입니다. 

 

국물이 맛있으려면 세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첫째로, 간이 맞아야합니다. 이건 짠맛과 감칠맛으로 해석할 수 있죠.

그러나 소금이랑 MSG를 아무리 잘 배합했다고 해도 육수와 같은 맛은 절대로 낼 수 없죠.

반대로 진한 육수이긴 해도 간이 맞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러면 맛소금을 추가하면 되니까 이건 간단한 문제입니다.

 

두번째로 필요한건, 육수에서 느껴지는 적당한 정도의 씁쓸한 맛과 기름의 맛이예요.

이 부분을 채워주는게 치킨파우더, 소고기다시다, 액젓의 역할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쁘게 말하면 비릿하다고 할 수 있는 국물에서 나는 향입니다.

간장, 액젓, 혼다시 등이 이 역할을 하죠.

 

 

 

이제 조미료 별로 부연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치킨파우더는 이금기나 Knorr, Maggi 브랜드에서 나오는 가루를 쓰시면 됩니다. boullion이라고도 하더라구요.

닭 육수는 거의 모든 재료와 조합이 가능한 가장 무난한 육수이기 때문에 아무 국물 음식이나 육수용으로 넣으시면 좋습니다.

최근 승우아빠 채널에서 치킨파우더(a.k.a. 치킨스톡) 비교를 했는데, 액상보다는 가루를 추천한다고 하네요.

 

소고기 다시다는 한국 요리에 만능입니다.

삶은 계란을 소고기 다시다에 찍어먹으면 치토스나 라면스프에 찍어먹는 맛이 납니다. ㅋㅋㅋ

멸치 다시다도 사봤는데, 그냥 소고기 다시다로 하는게 더 맛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간장은 국간장이면 좋겠지만, 종류를 구분해서 쓸만큼 요리를 잘하지 못하므로 저는 그냥 양조간장이나 진간장 씁니다.

간장은 생각보다 국물 간을 잡아주지 못합니다.

우리에겐 너무 익숙해서 느끼지 못하지만, 예민한 외국인은 간장에서 콩 비린내가 난다고 생각한대요. 

만일 국물이 충분히 간이 맞는데 뭔가 부족하면 간장을 한번 넣어보세요. 많은 경우 해결이 되더라구요.

 

액젓은 그냥 동남아식 피시소스로 대체 가능합니다.

액젓은 간도 잡아주고 해산물의 맛도 첨가해주지만, 상대적으로 냄새가 너무 심해요.

그래서 얘로만 국물을 내려면 비린내가 너무 심해지기 때문에 다른 조미료랑 혼합을 합니다.

그래도 너무 강해서 결국은 액젓의 맛이 다른 조미료의 맛을 눌러버릴거예요.

 

혼다시는 가쓰오부시의 향을 내줍니다.

얘는 조미료 중에 특이하게도 간을 잘 잡아주지 못합니다.

혼다시만 넣은 국물은 냄새는 좋지만 굉장히 밍밍해요.

그래서 다른 조미료로 간을 맞추고 향을 추가해준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저 조합에서 약간 떨어져있는 아이템으로 사골곰탕이 있습니다.

가루 계열이랑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지만 무겁고 진한 국물을 만들 때 좋습니다. 

예를 들어 고기국수, 순대국, 미역국, 떡국, 만두국, 육개장 등등에 간장이랑 같이 쓰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