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멕스 대인배, 씨티 소인배? 결론은 시스템이 다르다

Mojito 2013.03.05 20:52:51


제가 가끔씩 크레딧카드 페이를 제때 못 내는 경우가 있는데 요번달이 그런 경우였더랬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멕스, 씨티 둘다 late fee 하고 interest charge 가 $50넘게 나왔더군요. (도합 $100 남짓).


예전 같았으면 눈물을 머금고 돈을 냈겠지만 지금은 AM 아닙니까? 

혹시나 해서 칭찬신공과 징징신공을 섞어서 아멕스와 시티 둘다 sm을 보냈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멕스는 역시 대인배 씨티는 소인배였습니다. 근데 이게 단순히 대인배 소인배의 차이일까죠? 


대인배 아멕스는 2시간 만에 다음과 같이 답장을 하면서 아주 상콤하게 일을 처리하더군요.

"소중한 고객님 late fee 하고 interest charge 돌려줄테니 우리카드 많이 많이 애용해 주세요"  


반면 씨티는 하루가 지나도 감감무소식이더니 결국 답장이 와서는 하는 말이, 

"페이가 늦은건 네 잘못이니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다."


1라운드 결과는 아멕스 대인배, 씨티 소인배?



sm따위로 안된다고 무너질 제가 아니죠. 씨티에 직접 전화했습니다. 

버럭신공을 발휘해서 "내가 auto minimum pay도 걸어놓고 했는데, 이거 제대로 작동 안해서 late fee 나왔다 interest charge 는 몰라도 late fee 만이라도 돌리도~"

그랬더니 CSR왈, "그건 네 잘못이니 우리가 할 수 있는게 없다" 라고 앵무새처럼 똑같은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여기서 저는 "아멕스는 해줬는데, 너네는 와 이따구냐?" 하면서 따지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참으면서,

"그래 그럼 네 Supervisor랑 얘기하자" 라고 했더니 Supervisor한테 휙 돌리더군요.


전화기를 돌려받은 Supervisor 바로 상황파악 들어갑니다.

"음 어디보자 최근에 full pay 했네? 고마워."

"음.. Auto minimum payment 설정되어 있네? 근데 late fee가 붙었다 말이지? 흐음. 뭔가 이상하군.." 


그러더니 아주 쿨하게,

"그래 그럼 late fee 하고 interest charge 돌려줄께. 앞으로 auto pay 설정할때 조심하렴 그거 한번 설정하는데 6-7주 걸려." 라고 하더군요.


저는 Supervisor에게 이것저것 어필할 요량으로 잔뜩 준비하고 있었는데 맥이 탁 풀렸습니다. 

그래서 그냥 "네가 짱이야~" 라고 낼름 한마디 해주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2라운드를 보면 씨티가 소인배는 아님?



전화를 마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건 아멕스 대인배 씨티 소인배의 단순한 결론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조직론 중에 Front line staff (창구직원)를 관리하는 다양한 전략이 있는데 각 조직마다 그 방법이 상이하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창구직원을 방패막으로 사용하는 전략입니다. 즉 고객의 불만을 창구에서 어느정도 필터링하고 고객의 요구사항에 최소한으로 응대하는 방법이죠. 

이때 창구직원의 권한은 별로 없거나 아주 미비하며 창구직원보다 서열이 높은 직원에게만 어느 정도의 권한이 주어집니다. 

이러한 조직은 고객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대처함으로써 단기적인 이익은 얻을 수 있겠지만 고객충성도 같은건 기대하기 힘들겠죠.


또 다른 방법은 창구직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입니다. 이 경우 창구직원이 어느정도 권한을 갖고 있으며 고객 대응이 매우 유연합니다.

대신 어느정도 능력이 있는 사람을 창구에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급여부담이 올라가고 조직의 방침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조직은 고객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단기적인 손해를 볼 수 있겠지만 고객충성도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제가 경험한 씨티는 전자의 경우인것 같습니다. 씨티는 덩치가 크고 보수적인 조직입니다. 새로운 상품 개발은 많이 하지만 서비스질 개선이나 고객 충성도는 그리 높은것 같지 않습니다.

반면 아멕스는 후자의 경우라 하겠습니다. 아멕스는 씨티에 비해 덩치는 작지만 고객충성도가 높은 편이며 새로운 상품 개발 및 서비스질 개선에 많은 노력을 들이는것 같습니다.

섣부른 일반화일 수도 있겠지만, CSR의 일처리 방법이 다른 이유는 이처럼 조직의 성향 및 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는데, 저의 생각을 정리하자면,


1. 아멕스와 씨티는 창구직원의 고객대응에 있어 서로 상이한 전략을 취하는것 같음.

2. 따라서 아멕스는 sm 또는 CSR과의 상담을 통해 쉽게 문제해결 가능.

3. 반면 씨티는 sm이나 CSR보다는 Supervisor와의 상담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음 (단, 씨티가 정상적인 조직이라는 가정하에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