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맞기 전 작업실 청소 정돈을 마치겠다는 처.
20년 묵은 폴더를 정리하다 찾은 강수연 배우 사인.
새해 인사차 가져온 과자를 현관에 두고 떨어진 할만티. '코로나'에 감염된 아이 때문에 자발적 거리두기 중.
새해를 맞기 전 끝낼 일이 있는 3호도 부지런히 칠하고 오리고 붙이고.
다녀온 유적지에 대한 설명 자료를 꼬박 다섯 시간여 들여 만들고 나서
다음 날 아침 만든 설명 판을 들고 옮겨 간 곳은
집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 호텔
종종 이웃 선배 가족과 함께 보내던 연말연시, 지난해는 건너뛰고
올해 함께 보내기 위해. 호텔 방에 들어서서 먼저 좀 쉬고
모인 식당. 근처 근무하는 선배네 딸도 함께 한 자리
식사 뒤 호텔서 모인 본격적인 새해맞이 파티
안주로 준비해오신 어묵탕. 부른 배에도 술술 들어가는.
헌해 마지막 시간. 챙겨온 설명 자료를 세우고 꾸벅 인사하는 3호.
코로나사태가 아니었으면 학교에서 발표했을 유적 답사 발표
취소된 과제를 우리끼리 살리고 송년회 자리에서 발표하기로.
박수로 마무리된 3호의 발표 이후 티브이의 화면엔 새해를 알리는 축포가.
다음날 늦은 아침. 유난히 긴 건물 복도 가장 끝방에서 식당가는 길
병원에 근무하는 딸은 새해 첫날인데도 아침 거르고 출근해 어른 식사 자리는 부모들끼리
1, 2, 3호 셋이 따로 잡은 식탁. 가벼운 대화로 식사가 이어지는 자리에서
뜻하지 않은 부고. 입원 중이던 선배 어머님이 돌아가셨다고. 새해 첫날 슬프게 내리는 비.
식사를 마치고 각자 방에서 아침을 보내고. 체크아웃 직전 호텔 방 가족사진을 찍고
호텔 로비에서 간단한 작별 인사를 하고 각자 차로
주말 끝이자 아이들 방학 끝을 집에서 뒹굴며 격식 없는 식사로
코로나 사태로 없었을 뻔한 3호의 설명 판을 1, 2호 발표 자료 옆에 붙이고 나니
뿌듯함과 함께 헌해를 잘 보내고 새해를 잘 맞은 기분. "앞으로 12월엔 답사 여행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