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글] 직장 선배님들의 조언이나 충고 들을 수 있을까요?

올드패션도넛 2022.01.05 06:32:47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오미크론 변이 속에서도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몇 주전에 승진에 관련된 일을 겪고나서 생각이 정리가 되질 않아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동부의 작은 회사 연구실에서 4년 조금 넘게 연구원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연구실이지만 매니지먼트 레벨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리서치 경력을 가진 분들이 아닌 조금 이상한 구조의 연구실이에요. 대단한 직장이나 일은 아니지만 나름 지내온 시간동안 열심히 일했다고 말씀은 드릴 수 있을꺼 같아요.

 

문제는 매니지먼트 레벨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나 봅니다.

 

저는 아무래도 작은 공간이다 보니 일에 많이 집중해왔습니다. 많이 말하는 걸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좁은 사회일수록 입 조심하고 되도록 가십거리에 끼지 않으려고 노력했구요.

 

동료중 한 명이 저보다 몇 달 일찍 들어온 사람이 있습니다. 같은 아시아계통의 사람이구요 저보다는 조금 어립니다. 분야가 다르지만 타이틀은 같았구요. 이 동료는 매니지먼트 레벨 해당하는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사회생활을 잘하는 친구죠. 일도 못하는 친구가 아니구요. 일을 smart하게 합니다. 자기 할 일만 하고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나 사람들과 일을 골라서 하고 누가 시키지 않으면 먼저 나서서 도와주는 경우는 드물구요. 보통 도와주는 경우는 생색내는 경우가 좀 있는 친구이긴합니다.

 

매니지먼트와 리뷰가 끝나고 며칠 후 승진 대상자의 명단을 봤는데 승진할 연식이되서 된 사람들, 일을 진짜 지독하게 해서 된 사람들, 그리고 그 친구가 명단에 있더군요. 근데 바로 윗레벨로가 아닌 2계단을 뛴 승진이였습니다. 순간 이게 뭔가 싶었고 잘못본 거 아닌가 했었죠. 왜냐하면 둘다 작년에 같이 승진을 했거든요.

 

분명 일로만 따지면 제가 그 친구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거든요. 제가 채워야할 quota도 채웠구요. 매니지먼트 레벨에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결정을 내린건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를 않더라구요. 솔직히 굉장히 분하고 그동안 나름 중립적으로 보였던 관리자들이 굉장히 편향적이고 믿을 수 없는 사람들로 보여지네요. Favoritism 까지 생각은 안하고 싶지만 같은 나라에서 왔으니 밀어준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같은 타이틀 달고 열심히 일했던 동료들은 무슨 생각일지...

 

여기서 질문입니다.

 

저는 종종 매니저와 티타임 시간을 가집니다. 조금 있으면 그 날짜가 다가오는데 처음에는 그냥 확 들이 받을까하는 생각도 들다가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저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최대한으로 파해쳐 보고 싶더라구요. 문제는 제 마음이 이 상황을 그냥 순수하게 받아들일수가 없다는 거에요. 그나마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표정은 가려지지만 화상으로도 얼굴관리가 당분간은 굉장히 힘들꺼 같네요.

 

저랑 비슷한 일을 겪으신 분들이나 매니지먼트 레벨에 계시는 분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다양한 시각으로 이 일을 보고 싶고 매니지먼트 레벨과 사회생활을 못한 제 탓이라고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연초부터 불합리한 느낌을 가지고 2022년을 보내려니 어깨가 무겁네요. 그 친구는 벌써 비싼 새차도 뽑고 기뻐하는데 저는 마냥 축하해 줄 수가 없네요.

 

어떻게 이번 해를 보내는 것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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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표현을 많이 과격하게 썼나봐요. 들이 받는다는게 주먹다짐이 아니고 조금 강하게 의사표시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저는 제 매니저가 나름 합리적이고 공정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일이 많이 아쉬워서 그렇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의 말씀또한 일리가 있고 굉장히 현실적입니다. 시간내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