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4/14/2023] 13년된 중고차 후기(2): 당신의 자동차 트랜스미션은 안녕하십니까?

음악축제 2022.01.30 06:46:14

업데이트 (4/14/2023)

1년 2개월 정도가 지났네요.

지난번 작업 때 마일리지가 237,205인데,

오늘 보니 253,800 정도입니다.

 

매뉴얼 상으로는 2년/4만마일 입니다. 하여 원래는 조금 더 뒀다가 ATF 교환을 하려고 했는데,

오늘 동네 재활용센터에 가보니 이번 주 토요일이 1년에 한번 돌아오는 county hazardous material 수거일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잽싸게 ATF 교환을 해주었습니다.

이번에는 1년 2개월/16,000 마일 로 비교적 짧은 인터벌로 교환을 진행했습니다.

drain.jpg

그새 요령이 생겨서 준비가 좀더 빨라졌습니다.

라텍스 장갑으로 손에 액체가 묻을 위험을 (간)미연에 방지하고, 24mm 소켓으로 락을 풀어준 후 손으로 돌려서 드레인 볼트를 풀러주었는데,

생각보다 깨끗한 액체가 나오네요! 이정도라면 다음번에는 인터벌을 한 1년반/3만 마일 정도로 늘려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또 상태가 괜찮으면, 그때는 매뉴얼상의 교환주기를 가져가도 괜찮겠지요..

 

총 4.5qt 정도가 드레인 되었습니다. 지난번에 첫 작업이고 해서 레벨링을 좀 높게 잡았던 것을 감안해서, 이번에는 일단 1 갤런(4qt) 정도만 리필을 한 후, 주행하면서 몇번 ATF level을 체크한 후 레벨링을 정확하게 진행하겠습니다.

newATF.jpg

새 액체는 확실히 깨끗하네요.

어쨌든 차에서 요번에 drain한 것도 제법 깨끗했기 때문에, 비교용으로 보관하고 있던 예전 drain 때의 샘플들은 이제 그만 보관하고 재활용센터로 보내겠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이번에 드레인해서 배출한 ATF 액체와 아주 다른 탁한 색깔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old ATF.jpg

참.. 그림 편집순서상 언급이 늦었는데, 드레인 볼트에 내장된 자석은 이번에도 어마어마한 양의 쇳가루를 흡착했네요. 어쨌든 오래된 차이고, 트랜스미션, 쿨러, 그리고 각종 라인에 붙어있던 철분들이 돌아다니다가 모여든 것 같습니다.

magnet.jpg

아무쪼록 이 자석이 더 큰 문제를 잘 막아줬겠거니 하는 믿음을 가져야겠지요.

다음 교환주기까지 이 오래 탄 화석차가 잘 버텨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의 작업보고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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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2/2/2022)

인근 County solid waste disposal center에 ATF 버리러 갔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IMG_8672.JPG

첫번째 것 보니 정말 눈물나네요..^^;

두번째 것도 아직 더 깨끗해질 구석이 있어 보입니다.

한번 더 하고 보고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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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가 한번 날라가서 심호흡하고 다시 써봅니다..^^;)

지난 글에서 넘어옵니다.

 

#1. 이 차의 문제 - 미션

오래된 차들은 대체로 문제가 있습니다.

그걸 사용자가 인식할만큼의 정도인가에 따라서 문제를 인식하기도 하고 못하기도 하고,

파는 사람은 모르는데, 사는 사람은 알기도 하고.

 

제가 이 차를 가져올 때, 지인분이 고장코드 한가지를 이야기하셨어요.

you may find a warning signal on the dashboard after driving highway: code P0741 (It is not a big issue: https://www.700r4transmissionhq.com/p0741-hyundai-sonata/)

 

P0741이라는건 OBD II 스캐너 물려보면 나오는 미션고장코드인데, 락업 클러치가 때떄로 잘 안물리는 증상입니다.

(주-락업클러치는 무엇인가? https://namu.wiki/w/%EB%9D%BD%EC%97%85%20%ED%81%B4%EB%9F%AC%EC%B9%98 )

 

다양한 원인이 있고, 일단 제가 시승할 때는 크게 문제없이 괜찮았어서 살살 달래주면서 타자 하고 가져왔지요.

 

가져오고 지금까지 1200마일정도를 탔는데, 대강 아래와 같은 증상의 특징이 있습니다.

1) 출퇴근 거리 정도(편도 10분 이내)를 다닐 때는 락업 클러치를 잘 문다

2) 30분 거리의 월마트를 갈 때는 락업클러치를 잘 물고, 돌아올때는 잘 못문다.

3) 장거리 갈때, 고속도로 올라가서 달리다보면 어느 틈에 락업클러치가 풀리고 다시 물리지 않는다.

4) 3번에 이어서, 도착지에서 일보고 다시 출발하면 락업클러치를 잘 물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잘 못 문다.

 

그 외의 문제는 없어요. 미션 슬립이라던가, 변속 충격이라던가 하는 것들은 없고, 락업클러치만 문제..

 

그냥 타야되나, 뭘 해야되나, 미션을 내려야 되나(이런 경우는 사실 찌그러뜨려야 하는...)

 

이런저런 리서칭을 하던 중에 대장간 모터스라는 한 YouTube채널을 봅니다.

Screen Shot 2022-01-26 at 2.19.44 AM.png

채널 주인 왈,

미션 고장의 70%는 오일교환시기의 문제이다.

 

그 말을 듣고 옳거니, 미션 오일을 갈아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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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오일, 정확하게 영문으로는 Automatic Transmission Fluid, 줄여서 ATF라고 합니다.

유체로서 엔진과 드라이브 트레인 사이의 동력전달을 수행하고 열을 식히고, 자동변속기 내부의 각 부분을 윤활(lubricate)하는 역할을 골고루 수행하는 액체이고,

Owner's manual을 따라 일정 주기마다 Fluid를 교환해줘야 합니다.

 

이 차처럼 오래되고, 마일리지가 높고, 여러 오너 (4명쯤 되는듯 해요)를 거친 차의 경우 교환주기를 놓치거나, 또는 잠깐 탈 요량으로 유지보수 없이 계속 다른 사용자에게 이전되거나 하는 경우가 있어요.

 

지인분께 들은 정보는, '전 사용자가, drain & refill 한번 했다.'

그러니 한번 해줄때가 되었지요.

 

(와이프가 또 차 밑에 기어들어간다고 뭐라 할까봐서 웬만하면 맡기려고 했는데,

ATF Flush & Refill (기계순환식)이 $200 정도 하더라구요.. 그가격이면 그냥 해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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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준비물

ATF 교환을 위해 구입한 Parts와 각종 물품을 먼저 소개해봅니다.

socket.jpeg

1/2" 소켓공구. 제 차의 ATF Drain Plug가 24mm로, 편리한 정비를 위해 쌈마이로 월마트 상품을 샀습니다(대충 $18)

 

funnel.jpg

King size Funnel, 한국명 깔대기.

ATF dip stick insert를 통해 새 ATF를 주입하기 위해 구입합니다.

이게 없으면 안흘리고 넣을 수가 없어요.

아마존에서 $5

 

valvoline.jpg 61A4niTW6RL._AC_SL1500_.jpg

 

Valvoline Maxlife Full Synthetic ATF

차량마다 호환되는 규격의 ATF가 있습니다. 순정품을 사면 제일 좋지만 가격의 차이가 커서...

오일 제조사에서는 다양한 규격을 만족하는 범용 ATF를 제조하여 판매합니다.

그 중 해당 차종 (현대 5 Speed A/T)의 SP-III 규격을 만족하는 것으로 2Gal (8qt), 두병에 $35 (가장 싼것..)

 

magneticbolt.jpg

ATF Drain Magnetic Bolt & Gasket for Transaxle drainage bolt

둘다 순정품이에요. 이것은 (현대의 판매량이 적어서 그랬는지?) 애프터마켓 상품이 없었어서,

현대모비스 홈페이지를 통해 부품번호를 확인한후 구글링, 둘다 ebay에서 구입했습니다.

부품번호가 중요한 것이, 판매 상품 이름이 각각 'For Kia Spectra' 'For Hyundai Tiburon' 이었거든요 (헐..)

볼트 이름에 마그네틱이 들어가는 이유는 아래에서 설명해보겠습니다.

 

atfk.jpg

 

ATF 필터 키트 (필터+Fluid pan gasket)

오래된 차에는 ATF Filter에 온갖 잡것이 끼었을 가능성이 많아 필터 교환을 함께 해주면 좋습니다만..

하다보니 저의 허접한 실력으로는 제대로 하기 어려울 것 같아 이번엔 패스했습니다..

서드파티 제품 약 $20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haynes.jpeg

자가정비의 Bible Haynes Manual

정확한 수리 순서와 torque spec 확인을 위해 필요합니다.

 

그럼 이제 본론, ATF 교환 이야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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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작업 일지

이 차의 경우 Drain&Refill 방식의 ATF 교환은 다음의 작업순서를 따릅니다.

엔진 예열 -리프트 업- 언더커버 분리 - 드레인볼트 분리 - 충분히 fluid를 빼낸 후 드레인볼트+와셔(개스킷) 재결합(토크렌치 사용) - 리프트 다운- 빼낸 만큼의 새로운 ATF를 보충 - P-R-N-D-L 순서대로 천천히 두어번 오간 후 N 상태에서 Cold 레벨 체크 (ATF 레벨 부족시 보충후 체크하면서 Cold까지 채울것) - 시주행 - 열간 상태에서 N으로 두고 Hot 레벨 체크, 부족시 보충후 체크 반복하면서 Hot까지 채울 것, 딥스틱 재결합 - 완료

 

1-lift up.jpg

타이어를 떼어내는 하체 작업이 아니면, 웬만하면 Hydraulic Jack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이런 식의 loading ramp를 쓰는 것이 편하지요.

Rhino Ramp가 그중 유명합니다. 유압잭+잭 스탠드 2개를 구입하는 비용과 큰 차이가 없어서, 간단한 자가정비용으로는 이런 것을 사용하면 좋습니다.

 

차체를 램프에 올리고, 언더커버를 분리할 시간입니다.

KakaoTalk_Photo_2022-01-26-02-29-29 001.jpeg

시작부터 문제를 발견했네요.

언더커버가 트랜스미션의 열로 인해 모양이 변형되었습니다.

대체로 Owner's manual의 ATF 교환주기를 지키지 않아 상태가 나빠진 ATF가 이런 상황을 초래한다고 하네요.

(언제 이렇게 된 것인지는 알 길이 없으나... 하여간 걱정..)

 

KakaoTalk_Photo_2022-01-26-02-29-37 005.jpeg

탈거해서 바닥에 내려놓은 언더커버, 변형된 모양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제발 ATF 교환으로 문제가 해결되기를...

일단 다음 순서로 쭉 진행합니다.

 

24mm 소켓을 라쳇에 체결하여 드레인 볼트를 분해하고, ATF를 쭉 받아냅니다.

KakaoTalk_Photo_2022-01-26-02-29-42 008.jpeg

오래된 검붉은 색의 와인색 액체가 후두두둑 떨어지네요.

ATF 드레인 시 중요한 것은 차량의 상태가 '열간'인 상태에서 drain하는 것입니다.

오래된 ATF의 경우 식으면 점성이 높아져서 잘 빠져나오지 않기 때문에..

(목장갑 끼고 속에 비닐장갑을 껴서 혹시 모를 화상을 방지합니다.)

저의 경우 차량 시동을 끄고 10분 정도 후에 드레인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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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옛 플러그, 오른쪽은 새 플러그,

왼쪽 플러그에 까맣게 묻어있는게 보이시나요.

 

놀랍게도, 저건 오일 슬러지가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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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색의 정체는 자석에 의해 걸러진 쇳가루들입니다. 자석에 저만큼 붙어있다는건 다른 곳에는 더 많을 수 있다는 뜻이겠죠.

여러 이유(보통은 ATF 미교환)로 인해 마모된 트랜스미션 내부의 부품들이 쇳가루를 생산해내고,

그 쇳가루들은 ATF를 따라 돌아다니며 다른 부품들을 상하게 합니다. 대표적으로 솔레노이드 밸브의 고착 같은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그래서 제때 ATF를 교환하는 것이 중요하고, 쇳가루가 많이 발생하는 상태가 좋지 않은 ATF의 경우 Drain&refill 보다는 순환식 교환(flushing & refill)을 고려하게 됩니다.)

(써놓고 보니 그냥 가서 맡길걸 그랬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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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시작한 일, 끝내야겠지요.

손으로 돌려 새 마그네틱 볼트와 알루미늄 와셔(개스킷)를 잠그고, 토크 렌치로 24ft/lbs 에서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이제 새 ATF를 넣을 시간인데,

먼저 드레인한 액체와 새 액체 간단한 외견비교 가겠습니다.

KakaoTalk_Photo_2022-01-26-02-29-49 012.jpeg

흐.. 정말 심각하네요.

당장이라도 드레인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Owner's manual의 주기를 지켜 Drain&Refill을 계속한 경우 한번만 작업해도 되지만,

상태를 보증할 수 없는 오래된 ATF의 경우 3-4번 정도의 반복작업을 통해 오래된 액체는 빼내고, 새 액체를 넣어줘야 합니다.

 

간단한 수학계산을 통해 Drain&Refill의 횟수에 따른 오염도 개선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차에 사용된 현대 5단 Auto Transaxle의 경우 11.5qt의 ATF를 사용합니다만, 드레인시에는 4.5qt~5qt 사이가 나옵니다.

새 ATF의 오염도를 0, 현재 차에 들어있는 옛 ATF의 오염도를 100이라고 가정하면,

 

(1-4.5/11.5)*100 = 약 60.8, 대충 60이라고 합시다.

 

그럼 반복시행에 따라

회차 오염도
0 100
1 60
2 36
3 21.6

이런 식으로 개선이 되겠네요.

일단 제게는 2 Gal밖에 없으니, 한번 4.5 qt 하고, 미션 반응의 개선을 봐서 3회차 정도까지는 해주는 것을 고려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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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ATF의 입장 (영롱하네요..)

 

fune.jpg

Funnel을 ATF Dip stick port에 연결하고 부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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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계량할만한 도구가 없어, 같은 크기의 1Gal 생수병을 놓고, 오염된 ATF를 드레인한 총량에서 1gal을 뺀 나머지만큼을 왼쪽 통에 넣고,

오른쪽에 새 ATF를 넣어 대강 맞춰봅니다. 대략 4.5~5qt 정도를 새로 넣어주었네요.

 

그리고 나머지 작업은 레벨링입니다. 대략적인 양을 넣고 P-R-N-D를 왔다 갔다, Cold에서 양 측정, Cold 눈금에 맞출때까지 조금씩 보충.

그리고 열이 올라올때까지 시운전 후 Hot에서 양 측정, Hot 눈금에 맞출때까지 조금씩 보충.

 

총 소요시간은 한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언더커버는 추후 재 drain 작업을 위해 일단 다시 끼우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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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회차 교환 이후 주행 기록

첫번째 ATF 교환 이후 장거리 (왕복 200마일) 정도를 주행할 일이 있어 강제 테스트 드라이브가 되었네요.

필링은 (기분탓으로) 좋아졌고, 락업클러치가 풀리는 증상(=엔진체크 노란색 점등)으로 넘어가는 시간도 좀 길어졌지만, 여전히 열이 충분히 오른 후 고속도로에서 락업클러치가 풀리는 증상은 여전합니다.

 

하여 어제 2차 교환을 했습니다. 남은 것이 3.5qt 정도 뿐이라 드레인 후 새것을 먼저 붓고, 나머지 보충 양은 기존의 드레인한 것을 재활용..

(계산 상으로 현재의 추정 오염도는 42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0.6*0.7)

오늘 30마일 정도 집근처 하이웨이에서 주행해본 바로는 락업클러치가 잘 물릴뿐 아니라, 물리고 풀리는 과정도 훨씬 부드럽게 개선이 되었는데..

진짜 해결이 된건지는 장거리를 타보고 업데이트할게요. 아마 3차 드레인까지는 가지 않을까 예상을 해봅니다.

(그래도 개선이 안되면 얘도 자동으로 근거리 차량이 되겠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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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자가정비 기록입니다만,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제목과 내용 곳곳에도 있듯이, 오래된 차량의 ATF 관리의 중요성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색상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만, 당장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해서 ATF의 관리를 게을리하면, 언젠가 큰 댓가를 치루기 마련입니다.

(과열로 인해 언더커버가 변형된걸 보고 어찌나 놀랐던지...)

꼭, Owner's manual 대로 관리해주세요. 이력을 모르는 차량은 지금이라도 관리를 해주세요.

(상태를 모르는 차일수록, 오래된 차량일수록 순환형 오일교환보다 Drain&refill이 좋다고 하는 댓글의 의견들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만 수미상관법으로 인사드리고 물러가겠습니다.

 

'여러분의 오토 트랜스미션은 안녕하십니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