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집을 팔고 홈리스가 되어 홀가분하게 세계 여행을 떠나려 합니다.

잭울보스키 2022.02.04 19:49:14

 

격려와 조언, 그리고 설문조사에 참여해주신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댓글을 하나하나 다 읽어봤고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과반수가 넘은 회원님들이 "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놔두고 떠난다" 에 표를 던지셨고 , 와이프의 comfort level 도 지금 사는 집을 가지고 있든, 새집을 사든,  집은 가지고 있는쪽으로 기울어져 일단 한번 시도를 해보고 천천히 베이비 스텝을 밟아가기로 하였습니다.

 

집을 가지고 있으면 마켓 타이밍과 리스크 면에서 중립포지션이라는 조언도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하우스 헌팅은 계속하되 집을 사고 파는 문제와 여행을 분리하여 저희의 여행계획이 집의 종속변수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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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마일모아 회원님들 안녕하십니까 ?

 

 

서북미 어쩌다 자연인 울보스키 입니다. 엊그제 은퇴한다고 글을 올린듯 한데 벌써 18개월이 흘렀습니다.  집에서 놀아도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군요.

 

 

제가  요즘 고민하는 문제가 있는데 개인적인 일이라 이곳에 글을 올릴까 수차례 망설이다가  여러분들의  second opinion  청해 듣고자 용기를 내어  글을 올립니다

 

재작년  은퇴를 했을 30 살아온 집을 적당히 손을 봐서 팔고 저희 부부가 은퇴후 집을 사서 이사 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코로나로 주택가격은 폭등을 하고 마음에 드는 집들은 프레미엄을 제법 많이 올려줘도 구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이 몇번 반복되자 과거 직장에 다닐적에 위기 상황이 닥치거나 문제가 안풀릴때 멘토가 제게 해주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 You cannot always control what happens, but you can CONTROL how you react.” 

 

 

판데믹도, 요즘 출렁이는 스탁마켓도, 급등하는 주택시장도 제가 어찌 콘트롤할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 제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는 오로지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출렁이는 마켓이 불안하면 모두다 정리해서 안전자산으로 가지고 있을수도 있고 새집이 정말 필요하면 터무니 없이 높은 웃돈을 얹어주고서라도  치열한 오퍼경쟁에서 이길 수도 있겠지요.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대응을 해야할까 ? 발짝 물러서서thought process 가동했습니다.

 

지금 새집으로 이사를 가야할 절박한 이유라도 있는가 ?  냉정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몸이 갑자기 불편해져서 이층으로 오르내리지 못하는것도 아니고, 집이 쓰러져 가는것도 아니고, 동네의 치안이 불안한것도 아니고 , 우리가 이혼을 하는것도 아니고..  이런 시기에 굳이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이사갈 집을 찾을 절실한 이유가 없었습니다.  언젠가 새집으로 이사를 가야 하니까  그냥 Fear Of Missing Out, FOMO 불안해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과민반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부부는 둘다 은퇴하면  언제까지가 될지는 모르지만 나이가 들기전에 외국을 떠돌며 한달 살기를 하기로 했었습니다. Trigger point 물론 코로나입니다. 코로나만 어느정도 진정되면 실행에 옮기기로 했거든요.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미루어 두었던 8월의 16 17일의 몽블랑 트레킹을 끝낸다음 유레일로 포루투갈로 이동해 한달 살고 , 다음은 폴란드나 체코 같은 동유럽.  혹은 터키, 그리고 겨울이 오면 따뜻한 동남아, 그리고 다시 미국에 들어오던지 제주도로 가던지 하는게 near term계획입니다.

 

 

6월에 3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은퇴할 예정인 와이프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글재주가 없으므로  대화한 내용을기억나는대로  옮겨봅니다.

 

 

: 마음에 맞는 구하기도 힘든데 sellers market 일때 지금 이집을 팔고 그돈은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홀가분하게 떠나는건 어떨까 ?  짐은 줄일수 있는대로 줄여서 창고 렌트해서 넣어두면되고.  전에라도 마음에 맞는 집이 나오면 사면 되지만 여의치 않을경우 그것 때문에 우리계획에 걸림돌이 되는거 보다 홀가분 할거 같은데..

 

 

P2: !!! 한달살기는 좋지만 집없이 홈리스로 외국을 돌아다니자고 ?

 

(난데없는 제안에 와이프가 떨떠름하더군요.)

 

 

: 생각해봐, 집이 없으면 모기지 페이먼트, 재산세, 보험료 , 전기, 난방 쓰레기 이런거 안내도 되거든, 그리고 새로 비워놓고 장기간 해외로 돌아다니기도 불안하고

 

 

P2: 그래도 미국에 들어오면 잠시라도 집이 있어야지....

 

 

: 그거야 에어비엔비에 잠시 묵어도 .  그리고 1-2 지나면 주택가격이 떨어진다고는 장담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웃돈을 얹어줘야하는 과열된 상황은 어느정도 진정되지않을까 ?  스탁마켓 상황이 안좋아서 모기지 금리가 스탁마켓 수익률보다 높으면 집판돈 합쳐서 그냥 캐쉬로 모기지 없이 옵션도 생각할수 있고. ..     이건 가장 중요한건데 세상을 한바퀴 돌고 오면 우리가 원하는 집의 개념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지금과는 달라질지도 몰라.

 

 

P2: 전혀 틀린말은 아니네..

 

 

저도 나이에 생각지 않게 집도 절도 없이 떠돌이 홈리스가 되어 가보지 않은 길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상황이 앞으로 어찌 전개될지 몰라 조금 두렵기도 했지만, 나중에야 어찌됐던 세계여행을 떠난다는 사실에 눈이 어두워진 팔랑귀 와이프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가족들과 식사모임에서 계획을 말하고 조언을 구했습니다.

 

 

큰매형 : 부럽네.  한살이라도 젊었을 한번 해보는것도 괜찮지. 

 

 

작은매형: 이런 여행을 하려면 세가지가 갖추어져야 하거든.  건강, 경제력, 그리고 부부가 서로 마음이 맞고 취미도 같아야 하는데 자네는 셋다 되니까 일단 한번 해봐.

 

(주체 할 없이 돈이 많아 하는게 아니라서  경제력에는 동의 수는 없었지만 반응은 긍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 평소에도 야무지고 현실적인 작은누나가 옆에서 거듭니다.)

 

 

누나: 만일 집을 팔고 한달살기를 두어달 해보니 이게 아니다 싶으면 미국으로 돌아 와야할텐데 집도 없이 어떻게 할거야 ?  그리고 여행중에라도 갑자기 마음에 드는 집이 나오면 팽개치고 돌아올거야 ? 아니면 보지도 않고 살거야 ?

 

 

: 안되면 미국에 돌아와서 아파트 살면서 천천히 구하면 되지. 그리고 여행중에 라도 마음에 드는 집이 나오면 귀국하던가, 상황이 안되면 인연이 아닌가 보다 하고 포기해야지.

 

 

누나: 평생을 집을 가지고 살다가 팔고 아파트에 살면서 집을 구한다는게 그리 쉬운일은 아니야.  그러다 초조하거나 인내심을 잃어 잘못된 결정을 내릴수도 있어. 생각에는 지금 살고 있는집 페이먼트도 끝냈고 해서 가지고 있어도 크게 부담이 안되니까 집은 팔지 말고 일단 나가서 살아봐.  그래서 할만하다 싶으면 그때 가서 집을 팔던가 그냥 가지고 있으면서 미국에 잠시 쉴곳으로 정하고.  집부터 파는건 너무 성급한거 같어.

 

 

누나의 조언에 팔랑귀 와이프가 솔깃해서 끄덕거립니다.  저도 생각해보니 누나의 말이 현실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만 모든걸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아직도 있습니다.  그리고 집을 팔고 새집을 사던 안사던 30 동안 끌어 안고 있던 살림살이들을 줄이는 작업을 매일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와이프의 6 은퇴는 정해져 있습니다. 코로나만 어느정도 진정되면 8월에 여행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집을 팔고 떠나야 할지 놔두고 가야 할지는 아직도 고민중입니다.

 

 

마모님들의 조언이 필요해서 좀더 구체적으로 쓰다보니 글이 생각보다 길어졌습니다.

 

 

그리고 한달살기에 도움이 되는 팁도 공유 부탁드립니다. 마일 쓰기, 크레딧 카드, 전화, 숙소, VPN, 챙겨야할 물품. 등등.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p.s. 댓글 남기시기가 귀찮으신 분들은 아래 설문조사도 괜찮고 둘다 해주셔도 좋습니다.  (이런 기능이 있는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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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 정화 차원에서 시원한 눈산 사진 한장 첨부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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