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의 Hiring (잡설)

찐돌 2022.02.11 21:32:49

저는 메니저로 일한지는 15년정도 되었고, IT기업에서 여러가지 management role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Hiring을 많이 했고, 몇군데 회사에 아예 없던 team을 building해서 business를 새로 만드는 일을 했기 때문에, Hiring에 관해서는 그럭저럭 많은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쓰는 글도 인터넷의 그냥 카더라가 될지는 모르나, 일단 제가 경험한 바에 따라 글을 적겠습니다. 제가 다닌 회사들은 FAANG으로 대표되는 업계 1~2위회사들입니다. 

 

1. Resume. 저도 Resume coach를 고용해서 제 Resume를 고친적이 있습니다. 그때 여러가지 조언을 들은적이 있어서, Resume submission된 것을 잘 보는데, 대체로 요즘은 Resume들이 Format도 잘 맞고, 돈을 쓴 흔적이 좀 보입니다. 예전처럼 엉성하게 워드로 대충 적인 Resume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상향 평준화 된것 같습니다. 엉성한 Resume를 보면 아마 읽기 싫어서 걸를지도 모릅니다만 현실은 좀 다릅니다. 

일단 Recruiter들이, 파일 전체를 온전하게 보내는 경우가 잘 없습니다. 그냥 screen shot으로 보내기도 하고, 그냥 빠르게 내용만 카피해서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team을 bulding할때, 하루에 Resume를 10개씩 받는데, 그거 파일로 하나 하나 열어서 못 봅니다. 저도 제 업무 바쁘고, Interview panel도 무척 바쁩니다. 원래 바쁠대 Hiring을 제일 많이 하는데, 업무도 바쁜데, screening하는데 시간 많이 못 씁니다. 그래서 포맷 같은건 사실 부차적인 것이고, Recruiter나 신경쓰지 hiring manager는 완전 technical point만 봅니다. 

 

제일 중요한게, 무슨 일을 했는가, 무슨 기술이 있다고 적는가 입니다. 보통 tech회사들은 내부적으로 다른 회사와 차별화되는 별도의 workflow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 flow에 특화된 사람은 못 뽑습니다. 제 회사는 회사 나가면, 다시 안 뽑거든요. 대신,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서 어떤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아야 되고, 경력대비, 적당한 일을 했는가를 봅니다. 10년 일했는데, 적을게 없다면 그냥 걸르는 거죠. 대충 일을 한걸 보면, 팀에서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지, 어떤 역할을 담당했을지 감이 옵니다. 

 

그리고 저같은 경우 특히 중요한게, 자기가 하지 않은걸 안 적는게 중요합니다. 저는 대부분 레쥬메에 적힌건 물어보는데, 엉터리로 답하면 걸립니다. 자기가 안했다고 답할때까지 물어보는데, 제가 업무를 실제로 해봤기 때문에 아주 구체적으로 질문할수 있습니다. 미국 매니저들은 소방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업무를 아주 잘 알고, 구체적으로 보통 팀원들이 모르는것 까지 잘 압니다. 

 

따라서 내용이 중요하지 형식은 부차적인것이라, 인터뷰 닥터나, 이런 사람들이 고용을 보장한다.. 이런거는.. 절대로 있을수 없습니다. 

 

2. Hiring과정

 

보통 서류를 통과하면 Phone screening을 봅니다. 요즘은 WebEx로도 많이 하더군요. 이때 중요한것은, 말을 또박또박 알아들을수 있게 잘 하는게 중요합니다. 아마, candidate이 나중에 노벨상 후보가 될수도 있을지 모르나, 전화 면접으로는 그 사람이 말을 하는것 밖에는 모릅니다. 조금 경력이 짧아도, 말을 해봐서, 이 사람 그래도 말이 좀 통하고, 똘똘하구나 싶으면, "High potential to ramp up and become contributing member quickly"란 평가가 달립니다. 평소에조리있게 말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Phone screening은 On-site대비 많이 합니다. 보통 ratio로 5대 1쯤, 심하면 10대 1까지 가기도 합니다. screening은 그냥 중간 정도 level의 엔지니어가 하는데, 예외도 있겠죠. High level engineer를 뽑는데, Junior가 phone screening은 못하니까요. 하지만 Job market상황 때문에 높은 경력의 사람들은 잘 안 보여서, 낮은 경력의 candidate을 많이 면접 보니, 좀 덜 바쁜 중간 정도 engineer가 하는 거죠. 그러니까, 뭉뚱그려서답변하면 안됩니다. 차라리 모르면 모른다고 하는게 낫지, 대충 말하면 걸려요. 

 

on-site까지 왔다면 상당히 많은 관문을 통과한 것입니다. 제 회사의 어떤 팀은 100명 on-site하면 한명 뽑는 수준으로 극악의 난이도도 있지만 제 팀은 10명정도에 한명 뽑습니다. 이 정도 왔으면, 대충 기대하는 수준이 있습니다. 말도 잘 하고, 설명도 잘 하고, 어느정도 기술적인 대화가 될거라고 기대하고 on-site를 합니다. 따라서 설명을 할때 일목 요연하게 조리있게 답하는게 중요하고, 더듬 거리면 좋은 인상 못 줍니다. 물론 상대적이고, 특별한 기술이 있다면 괜찮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대학교/대학원을 다녔고, 영어 학원 한번도 안 다녔습니다. 당연히 영어 잘 못했고, 그럼에도 인터뷰 통과했고, 연봉도 잘 받았습니다. 뭘 알고 있느냐가 사실은 기술 계통에선 "중요"합니다. 

 

Interview follow-up: 저도 인터뷰 후에, mail 보내고 follow up하고 뭐 이런저런 조언을 인터넷에서 많이 봐왔습니다만, Hire결정권은 hiring manager가 전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메니저가 맘에 들면, interview panel들 설득해서 평가 다 바꿉니다. 그러니까, recruiter에게 메일 보내봐야 소용없습니다. Recruiter가 어떤 candiate을 싫어할진 모르나, 제가 그런 feedback을 recruiter에게 받은적은 없습니다. 

 

Recruiter가 결과 안 알려주는건, interview panel들이 평가를 제대로 안 가져다 줘서 그렇습니다. Recruiter가 질질 끄는 경우 없습니다. Interview panel은 귀찮으니까 안 주는 거에요. 업무가 바빠 죽겠는데, 평가 쓸 시간이 없는거죠. 평가도 잘 써야지, 이상하게 쓰면서 Hire recommendation하는게 말이 안되잖아요? 그것도 잘 쓰고, 어떤게 좋았고, 어떤게 나빴고 뭐 그런게 있어야 되어서 시간좀 걸립니다. 나중에 Hire잘못되면 자기 평가도 안 좋아지니까, 잘 써야 되는데, 45분만에 사람 보고서 결정이 쉽게 나는 사람도 있고, 정말 알기 힘든 사람도 있습니다. 물어봐도 제대로 답은 못 했는데, 경력은 아주 좋고 학교가 MIT쯤 된다 그러면 고민되는 거죠. 반대로 학교나 경력은 영 엉터리인데, 물어보는 질문 다 제대로 답했으면, 나 위에 다른 애가 물어본 답변 외웠나 싶은거죠. 그래서 조바심 내실 필요 없습니다. 오래 걸리니 빨리 되니 이런건 당락과 별 상관없습니다. 사실 candidate이 너무 나쁘거나 너무 좋거나 하면 결과가 빨리 나오고, 좀 고민되면 오래 걸립니다. 그리고 Multiple candidate을 가지고 비교해서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candidate이 좋으면 둘다 뽑기도 합니다. 제 회사도 Head count제한이 없거든요. head count제한이 있는 경우에도 무한정 interview를 진행하진 않습니다. 아, team leader급을 뽑는다면 이야기가 다르죠. 이 자리는 중요하니까, 원하는 사람이 올때까지 계속 하는데, 그냥 Individual contributor라면 그렇게 복잡하겐 안 합니다. 

 

그래서 이런 Hiring process를 강하게 enforce하는 회사가 있고, 그냥 내버려 두는 회사가 있습니다. 제 경험으론 그냥 loose하게 시간 걸리던 말던 내버려 두는 회사가 더 많더군요. 보통 경쟁 offer가 있으면 메니저가 움직입니다. 그런 정보는 Recruiter가 제때 전해줍니다. 근데 메니저가 candidate이 맘에 안 들었으면 그냥 내버려 둡니다. 가던 말던. 저는 경쟁 offer가 있다고 해도 신경 안 씁니다. 어짜피 respectful하게 행동하지 않은 candidate, 연봉 협상으로 밀당하는 사람들은 회사 들어와서도 그런걸로 속 썩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잘됐다 그러고 넘어갑니다. 나쁜 회사라면 밀당을 해서라도 조금이라도 좋은 Candidate을 잡으려고 노력할지 모르나, 좋은 회사들은 그런거 없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80명 정도를 이런 저런 회사에서 관리했는데, 딱 한명 연봉으로 저를 괴롭힌 한국 직원, 결과별로 안 좋게 끝났습니다. 제 밑에 직원들 중에 저보다 signing bonus많이 주고 데리고 온 사람도 있고, 연봉으로 40만불 이상 주는 직원 3명 정도 데리고 있는데, 그 사람들 연봉으로 절 괴롭힌 적 한번도 없습니다. 저도 제 메니저에게 그런걸로 안 괴롭입니다. 제 경험한 능력 좋은 직원들은 보상을 잘 받기 때문에, 따로 불평 불만이 없는데, 실적이 나쁜데, 실력이 없단 생각은 안 하니까, 항상 저를 귀찮게 하는 직원들은 서서히 나가게 합니다. 

 

연봉 협상: 큰 회사들은 별로 여지가 없습니다. 낮은 직급은 table의 min/max가 낮고, 더 주려면 제가 직급을 높여서 할당해야 하는데, 제 위에 VP들도 이걸 보면서 왜 이렇게 많이줘라고 물어봅니다. 큰 회사들은 대부분 기계적이어서, rule에서 벗어나려면 메니저가 거의 소설을 써야 합니다. 안 그래도 Hire recommendation letter쓰면서 소설 쓰느라 힘든데, 거기에 어떤 노벨상 탈 이야기를 더 추가해서 월급을 올려줘야 할지 고민스럽습니다. 45분 물어본게 다인데, 그 사람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것 따위 알수 없잖아요. 인터뷰할때 연봉 부른건 hiring manager에겐 가지 않습니다. 보통 recruiter선에서 끝나고 manager는 협상 뒤에 추인 하는 정도입니다. 너무 높이 올라가면 Recruiter가 연봉을 이렇게 달라고 하는데도 뽑을래 물어보는 정도죠. 메니저가 자기 메니저를 설득할 자신 없으면 거기서 끝납니다. 메니저가 파워가 높으면 쉽게 가고, 메니저가 쩌리면 연봉 협상 못한다고 보면 됩니다. 보통 약간 높은 정도는 메니저가 그냥 approve하는데, 거기선 연봉 협상을 잘하면 좋긴 합니다. Starting salary가 높으니까요. 

 

하지만 중요한건 메니저들은 직원들의 연봉을 다 알고 있고, 업무 스타일, 성과도 알고 있습니다. 연봉이 높은데 성과가 나쁘면 당연히 고과가 나쁘게 갑니다. 따라서 전체적인 compensation은 비슷하게 갈수 밖에 없습니다. 연봉이 높은데, 성과가 높으면 당연히 승진 빨리 하고, 연봉이 높은데 성과가 나쁘면 메니저한테 먼저 문책성 comment가 나갑니다. 따라서 메니저가 한두해 정도는 성과가 높지 않아도, 자기가 힘드니까 대충 커버쳐 주는데, 저희 회사는 2년 뒤부터는 봐주는거 없습니다. 영 이상한 메니저만 아니라면 연봉이 나쁘다면 보너스에서 유리할수 있습니다. Contributing member라면 회사 나가는걸 메니저는 "두려워" 합니다. 저도 직원들 나갈까봐 신경 많이 쓰거든요. 그래서 알아서 챙겨주게 되어 있습니다. 성과가 없는 직원들은 신경 안 씁니다. 

 

그리고 Interview시에 여행 계획이 있거나 하면 Recruiter에게 알려주세요. 보통은 manager가 허락합니다. 보통 회사 첨 들어가면 vacation day가 하나도 없는 경우가 많은데, manager가 approve하면 괜찮습니다. 근데 그런 말도 없이 회사 들어와서 휴가 가겠다고 떼쓰면 메니저도 난감합니다. 그 사람 들어온다고 resource planning다 해놨는데, 갑자기 구멍이 생기잖아요. 그런식으로 메니저에게 찍히게 됩니다. 

 

제 경험상, 메니저에게 찍히고 살아남는거 힘듭니다. 메니저도 물론 직원 맘대로 못합니다. 서로 견제하는 관계니까요. 다만, 서로 협력하는게 중요합니다. 물론 이것도 실력 있으면 괜찮습니다. 미국은 실력 위주라, 메니저에게 욕하고 싸워도 됩니다. 실력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