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경복궁 근처에서 점심 먹다 거센 빗소리에 놀라 둘러본 창밖
식당 들어올 때만 멀쩡했던 하늘이기에 우산도 챙기지 못했는데...
장마는 사라지고 스콜 내리는 열대우림 기후가 됐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
버스는 포기하고 큰길 닿는 가장 짧은 길을 겨누다 비가 줄어들자 나선 식당.
큰길에 닿기 직전 낯익은 이름의 간판 '김봉수 작명소'
엄마가 드나드셨을 한옥은 낡고 초라해졌지만 이젠 '서울미래유산'
서울서 나고 자랐으면서도 처음 본 곳. "네 이름은 김봉수가 지어 줬다"길래 듣기만 하다가.
가끔 내가 이 만큼 사는 것도 이름 덕이 크다 하시는 엄마
없는 살림에도 좋다면 뭐든 주저않고 베풀어준 엄마 덕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