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추상미술을 잘 아나 봐요. 전 하나도 몰라서 뭘 봐야 하는지를 모르겠어요."
"글쎄요. 작품을 알아야 보는 건 아닐 텐데요." 태어나서 손에 필기구를 쥘 수 있을 때면 제일 먼저 그리던 것,
( https://www.milemoa.com/bbs/board/6355957 )
미술이란 말도 없던 아주 오래전에도 그리던 것도 추상미술이고
같은 모양에 색깔과 무늬로만 이뤄진 넥타이도 추상미술인데도 다들 제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고,
무늬, 색깔, 질감만으로 척척 골라내는 벽지도 추상미술 가득하고
넥타이는 뭐가 좋은지 몰라 처가 주는 걸 맨다면서도 차의 모양, 그것도 일부만 봐도 어떤 차인지 구분해내는 친구가,
미술을 공부하고도 그저 '빨강'으로 보이는 립스틱의 차이를 구분하고 호불호를 따지는 평범한(?) 사람이,
추상미술을 몰라서 감상할 수 없다고 하면 "글쎄요" 할 수 밖에요.
저는 앞서 미술 감상은 '관계 맺기'라고 했습니다.
혹시 몰라서 못 본다는 미술관의 추상미술 작품은,
일상에서 만나는 많은 추상미술과의 관계와 달리 그저 '불편'했던 것은 아닐까요.
"아이들은 자기 경험과 기분에 맞춰 보더라고요. 앞으로도 그게 불편하지 않게, 잘못된 방법이라고 여기지 않도록 북돋워 주려고요."